‘국내 유일 쌀 큐레이터’를 자처하는 김동규 동네정미소 대표가 서울 영등포 카페봄봄의 쇼룸에서 MBTI 등 다채롭게 소포장된 우리 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신동진, 삼광, 새청무, 참드림, 일품, 붉은차나락, 북흑조, 대관도…. 우리나라 쌀 품종들이다. 식당 어디를 가도 그냥 ‘공깃밥’으로 뭉뚱그려지는 현실이 억울할 듯한 정도로, 품종마다 갓 지은 쌀밥의 향, 맛, 찰기 등 다른 특색이 있다. 심지어 쌀마다 어울리는 반찬과 조리법도 있단다. 이런 쌀의 매력을 전파하는 김동규 동네정미소 대표(52)는 “좋은 쌀이 바다이야기APK 좋은 밥이 되고, 좋은 삶까지 빚는다”고 말하는, 자칭 ‘국내 유일 쌀 큐레이터’다.

에세이집 ‘미학개론’(경계 펴냄)엔 2017년 문 연 동네정미소의 창업 과정뿐 아니라 취향과 개성을 살린 쌀 소비법을 담았다. 자기 식대로 사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면 ‘쌀의 시대’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외면받고 있다는 게 온라인골드몽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와인, 위스키,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먹으면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쌀의 세계도 무궁무진하다”며 “모른 채 한 끼 때우는 것보다는 더 재밌게 식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본엔 2006년부터 ‘밥 소믈리에’ 제도가 있다. 공익사단법인 일본취반협회가 주최하는 민간 자격으로, 연 1회 100명 내외 합격 게임몰 자를 배출한다. 쌀과 밥 짓기 지식, 맛과 향 등을 비교·평가하는 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이 자격을 취득한 김 대표를 비롯해 국내에도 요식업계나 밥솥·즉석밥 업체 직원 등 100명 이상의 밥 소믈리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일본엔 쌀 유통 전문가인 ‘쌀 마이스터’도 있다.



바다이야기게임2 김동규 대표가 쓴 책 ‘미학개론’ 표지. 사진제공=경계



김 대표는 “그냥 먹으면 엇비슷해 보이지만, 쌀알의 크기와 투명도, 향은 제각각”이라며 “국밥에 잘 어울리는 쌀이 있는가 하면, 볶음류나 덮밥과 잘 어울리는 쌀 등 품종마다 레시피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릴게임야마토 예컨대 누룽지 향이 나는 골드퀸 3호는 두부구이 등 담백한 음식과, 쌀알이 크고 단단한 신동진은 김밥·스시 등과 잘 맞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밥맛을 좌우하는 핵심 1요소는 ‘신선도’다. 그는 “갓 도정한 쌀, 갓 지은 밥이 가장 맛있다”며 “최악은 식당 온장고나 가정의 밥솥에 오래 보관해둔 밥”이라고 했다. 특히 뚜껑 있는 스테인리스 공기에 미리 떠 놓았다가 내는 일부 식당의 공깃밥은 “사라져야 한다”며 “반찬도 미리 덜어놓으면 말라 비틀어져 맛없게 되듯 밥도 마찬가지”고 거듭 강조했다. “수분을 가둬 냉장·냉동한 밥이나 방부제 없이 기술로 구현해낸 즉석밥은 괜찮아요. 문제는 해둔 지 오래되거나 미리 떠 놓는 건조한 밥입니다.”


“취향 따라 쌀 골라먹는 문화 우리 쌀 농가도 지킬 수 있어”
최근 쌀은 ‘주식’이라는 지위를 잃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약 354만 톤으로, 지난해보다 1.3% 감소했다. 다만 그 틈새에서 다품종 쌀의 ‘미학’이 기호품으로서 발현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싸게 먹을 수 있는 쌀도, 프리미엄 쌀도 유통되며 각자의 시장을 구축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너무 획일화돼 있었다”며 “소비문화가 만들져야 쌀 농가도,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사는 쌀 생산지와 생산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사는 것, 전기밥솥 보온 기능은 지양하고 갓 지은 밥을 먹는 것 등이다. 쌀도 한 번에 10kg, 20kg 큰 포대를 사는 것보다 일본이 그러듯 500g 정도 적은 양을 그때그때 사서 도정해 먹는 게 밥맛에도, 다종다양 쌀 시장을 만드는 데도 좋다.
동네정미소는 품종별 소포장된 선물용 쌀 상품이나 워크숍, 강연, 팝업 스토어 등의 형태로 이런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전부터 식문화를 통한 공동체 회복에 관심이 있었다. 동네정미소 쇼룸이 있는 서울 영등포 카페봄봄에서도 주변 1인 가구·고시원 주민 대상으로 ‘골목 밥상’ 캠페인을 연다. 동네정미소도 애초 서울 마포 성산동 등에 식당으로 시작했다가 코로나19 이후 쌀 관련 콘텐츠로 사업을 재편했다.
MBTI, 12간지별 쌀을 매칭해 판매하는 등 이색 시도도 돋보인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반찬과 어울리는 밥을 ‘페어링’하는 등 다양한 협업에도 열려 있다. 언젠가 가본 스코틀랜드 위스키 박물관에 관광객이 넘쳐났던 것처럼, 우리 쌀에 관한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K-Rice 뮤지엄·미(米)술관을 기획하겠다는 꿈도 꾼다. 그는 “관람객에게 밥맛의 차이를 느끼게 해주고, 쌀로 빚은 전통주와 빵·떡도 소개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며 “정부가 쌀 가격과 물량을 통제하는 것 외에 ‘한국 쌀’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