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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강배 역 박은태. 사진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박은태·전동석·고은성, 카이·신성록·이규형 합류… 황금 라인업 완성 충무아트센터, 2005년 개관 이후 10년 주기로 기념작 무대화 2014년 ‘프랑켄슈타인’의 1인 2역 실험, 20주년에도 이어져 원작 소설 속 장영실과 다빈치의 만남, 무대에서는 어떻게 펼쳐질까 충무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기념작을 내놓는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작 ‘한복 입은 남자’다. 포스터와 티저 영상 공개에 이어 배우 라인업까지 발표되면서 공연 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모이고 있다.
가장 뜨거운 화제는 단연 캐스팅이다.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과 현대 학자 강배 역에는 박은태, 전동석, 시초가주문
고은성이 이름을 올렸고, 세종대왕과 방송국 PD 진석 역에는 카이, 신성록, 이규형이 합류했다. 여기에 민영기, 최민철, 김주호, 김대호, 이지수, 최지혜 등 실력파 배우들이 가세하며 ‘황금 라인업’을 완성했다. 모든 배역이 1인 2역으로 설정돼 배우들이 서로 다른 시대와 성격의 캐릭터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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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진석 역 신성록. 사진공 ｜ EMK뮤지컬컴퍼니





장영실·강배 역 전동석.



공개된 캐릭터 사진엔삼아제약 주식
이미 작품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있다. 박은태, 전동석, 고은성은 루벤스의 드로잉 ‘한복 입은 남자’를 연상시키는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조선의 천문도를 탐구하는 장영실과 현대의 학자 강배를 동시에 보여준다. 카이, 신성록, 이규형은 곤룡포 차림의 세종과 날카로운 눈빛의 PD 진석을 오가며 강렬한 대비를 선보였다. 이 뮤지컬이 현대와 과거, 동양과 서양을 넘성공주식투자
나드는 구조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지점에서 충무아트센터의 ‘기념작 계보’를 짚고 넘어간다. 충무아트센터는 2005년 개관 이후 10년 주기로 기념작을 선보이는 중이다. 2014년 10주년 기념작이었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지형을 바꾼 걸작으로 꼽힌다. 당시 주요 배역들이 1황금성게임
인 2역을 연기하는 파격적인 실험이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배우가 1막에서 선한 캐릭터를 연기하다가 2막에서는 빌런으로 등장하는 식으로, 관객들은 전혀 다른 공연을 연속해서 경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맛볼 수 있었다.



세종·진석 역 이규형.



이번 20주년 기념작 ‘한복 입은 남자’ 역시 1인 2역을 전면에 내세웠다. 장영실과 현대의 학자 강배, 세종대왕과 방송국 PD 진석처럼 서로 다른 시대와 성격의 캐릭터를 한 배우가 동시에 연기한다. ‘프랑켄슈타인’이 남긴 실험 정신이 20주년에도 이어진 셈이다. 1인 2역은 충무아트센터 기념작의 대표 콘셉트로 자리 잡아 가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최근 10주년 기념작 ‘프랑켄슈타인’이 실황 영화로 개봉했다.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라는 제목으로, 2024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펼쳐진 10주년 공연 실황을 다수의 멀티캠과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로 재구성했다.
‘한복 입은 남자’는 아직 구체적인 줄거리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는 원작 소설이다. 이상훈 작가의 장편소설 ‘한복 입은 남자’는 역사 속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장영실의 행방을 쫓으며 “혹시 그는 유럽으로 건너가 어린 다빈치를 만난 게 아닐까?”라는 대담한 상상을 펼친다. 실제 다빈치의 스케치에는 장영실의 발명품과 닮은 흔적이 남아 있다. 소설은 이 지점을 파고들어 장영실과 다빈치의 만남을 ‘팩션’으로 풀어낸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포스터



원작은 현재 시점을 교차 서사로 배치한다. 방송국 PD 진석이 루벤스의 드로잉 ‘한복 입은 남자’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다가 장영실의 흔적이 담긴 비망록을 발견하고, 학자 강배와 함께 번역하며 미스터리를 풀어간다. 뮤지컬 역시 1막은 조선, 2막은 유럽을 무대로 한다고 알려져 있어 원작의 전개 방식과 상당히 닮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대화 과정에서 각색의 여지도 크다. 원작이 장영실과 다빈치의 교차를 중심에 뒀다면, 뮤지컬은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비중 있게 그린다. 세종과 진석을 같은 배우가 연기하도록 설정한 점은 작품이 단순한 역사적 가정에 머물지 않고 ‘꿈과 진실을 좇는 인간’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원작의 상상력이 무대에서는 보다 드라마틱한 대서사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번 캐스팅은 작품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박은태, 전동석, 고은성이 서로 다른 색깔의 장영실을 해석하고, 카이·신성록·이규형이 세종과 진석의 대비를 그려내는 과정은 ‘한복 입은 남자’가 던질 메시지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 것이다. 10년 전 ‘프랑켄슈타인’이 그러했듯, 이번 20주년 무대 위 장영실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오가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