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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기자 admin@slotmega.info철새는 1년에 한 번 긴 여행을 떠나지. 여름에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도 있고, 봄과 가을에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어. 여름 여행자는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기 위해 먹이가 많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겨울 여행자들은 월동할 곳을 찾아가는데, 목표는 조금씩 다르지만 어찌됐든 배곯을 걱정 없이 한 철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볼 수 있지.
나는 캐나다에서 온 캐나다기러기라고 해. 기러기면 기러기지 웬 캐나다기러기냐고? 물론! 기러기라고 다 같은 기러기가 아니야. 큰기러기, 쇠기러기, 흰기러기, 흑기러기 백경게임랜드 등 참 다양한 기러기가 있는데 한국에서 나를 보는 일은 흔치 않아서 새를 보는 탐조인들이 어쩌다 우연히 나를 발견하면 한바탕 난리가 나는걸. 나는 머리와 목이 검고 볼에 넓은 하얀색 반점이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올겨울엔 친구 쇠기러기들을 따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서호(축만제)로 여행을 왔어. 매년 한국에 오기는 하지만, 쇠기러기들이 하도 자랑을 하 야마토게임 기에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큰맘 먹고 구경 왔지.
캐나다기러기는 겨울이 되면 한국을 찾는 철새다. ⓒ박임자 제공
기러기들 말이 옛날 한국엔 논이 많아서 참 좋았대. 그런데 야마토게임연타 매년 올 때마다 알던 논들이 사라져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포라는 지역에 논이 참 많았는데 개발이 시작되면서 논이 사라지는 바람에 다들 뿔뿔이 흩어져서 지낼 만한 동네를 알아보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봐.
김포에 있는 논에 의지해 살아간 건 떼까마귀도 마찬가지였는데 게임몰릴게임 개발로 논이 사라지면서 어쩔 수 없이 수원, 평택, 오산, 울산 등으로 갈 수밖에 없었대. 먹을 것도 걱정이지만 그 많은 떼까마귀들이 밤에 쉴 곳을 찾다 보니 전깃줄이 있는 도시를 선택하게 됐는데 도시 사람들은 배설물 때문에 자가용이 더러워진다고 싫어하고, 까만 새가 우르르 몰려다니니 무섭고 불길하다고 싫어하는 바람에 국민 밉상이 되어버렸다지 뭐야. 갈 곳 황금성릴게임 이 없어 그렇게 된 것도 모르고 말이야.
서호는 옛날에 정조라는 왕이 백성들이 농사짓는 데 도움을 주려고 만든 저수지래. 당연히 그 주변에 벼농사를 짓는 논이 많겠지. 친구 기러기가 벼를 벨 때쯤 한국에 도착해 논에 떨어진 이삭으로 배를 채웠는데 여기저기 떨어진 낟알이 정말 많았대. 요즘은 인심이 예전 같지 않아 벼를 베면서 볏집을 덩어리로 만들어 비닐로 포장해버리는 통에 떨어진 낟알을 찾는 일도 쉽지는 않대.
이제 서호는 그냥 저수지가 아니라 도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탈바꿈했어. 달리기를 하거나 산책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쉬거나 잠잘 때 신경이 좀 쓰이기는 해. 거기에다 올해는 탐조하는 사람들 사이에 우리 캐나다기러기 몇 마리가 왔다는 소문이 돌았는지 우리를 찾느라 서호를 뱅뱅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그 셀 수 없이 많은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들 틈에 있어도 이 출중한 미모는 감출 수가 없는지 세 마리가 함께 왔는데 싹 다 들켜버렸지 뭐야. 좀 귀찮기는 해도 반겨주니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고, 더부살이하는 것처럼 눈치가 좀 보이기도 하고.
경기도 수원시 서호저수지에서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캐나다기러기 등 다양한 철새를 볼 수 있다. ⓒ박임자 제공
그래도 일부러 우리들 먹으라고 논에 벼를 베지 않고 그냥 두는 농가도 있고, 겨울이 깊어지면 먹을 게 없을까 봐 트럭에 벼를 싣고 다니며 논에 뿌려주는 인간 친구도 있어. 또 우리를 위해 기부와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 이른 아침 떼까마귀 배설물을 닦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지구가 아직은 살 만하구나 싶어. 내년에 또 와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올겨울, 혹시 내가 보고 싶으면 서호로 놀러 와!
박임자 (탐조책방 대표)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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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임자 (탐조책방 대표)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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