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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를 없는 어찌할 서류를 정중히 사람 잔재를경제 불확실성이 늘고 사회 불평등과 같은 사회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6년에는 한국 사회 분석서가 여럿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길을 모색해 보자. 게티이미지뱅크
2026년은 미국 독립선언 250돌, 백범 김구 탄생 150돌, 한나 아렌트 탄생 120돌, 쇠귀 신영복 타계 10주기가 되는 해다. 이를 맞아 출판계는 다양한 역사서와 평전, 전집류를 준비하고 있다. 적어도 최근 10년 이상 독서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젠더, 퀴어, 장애를 다룬 책들은 내년에도 각 출판사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2025년에 손오공게임 이어 극우와 청년 남성 분석에 대한 책들 역시 다수 준비되고 있다. 독보적인 과학 저술가 정재승, 이정모 등의 새 책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그간 가뭄에 콩 나듯 나오던 한국 사회 분석서 또한 여럿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제학과 환경 분야에서는 과거를 돌아보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일상 속 수시로 출몰하는 ‘괴물’ 릴게임사이트추천 을 마주하며 책에서 길을 찾자는 뜻으로, 2026년 각 출판사가 뽑은 기대작을 소개한다. 책 제목과 출간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미래를 구하는 경제학
경제 불확실성의 시대, ‘좋은’ 경제학 책들이 절실하다. 활기가 넘치던 1920년대 경제를 대공황으로 이끈 최악의 미국 버블 붕괴를 다뤄 찬사를 받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은 ‘1929’(웅진지식하우스)가 번역돼 나온다. 경제 저널리스트인 앤드루 로스 소킨이 8년에 걸쳐 준비한 야심 찬 프로젝트로, 약자를 집어삼킨 월가의 탐욕과 부패, 정부의 무능을 고발한다. 암호화폐와 인공지능(AI)의 광풍에 휩싸인 이 시대에 강력한 경고음을 울린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다론 아제모을루의 바다이야기하는법 대표작 ‘자유주의’(생각의힘)는 오늘날 자유주의라는 정치 체제의 성공과 실패를 살핀다. 대안으로 저자는 공동체의 번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동계급 자유주의’를 제시한다. 경제사회학자 미셸 칼롱의 ‘만들어지는 시장’(사월의책)은 지배력이 강한 ‘시장’을 재설계하자며 대안을 제시한다. 중국계 캐나다 출신 기술분석가 댄 왕의 ‘돌진’(웅진지식하우스)은 2월 초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번역서가 나올 예정. 중국이 빠른 속도로 기술을 혁신하면서 ‘엔지니어 국가’가 된 반면, 미국은 규제와 절차에 집착해 발전을 가로막는 ‘변호사 국가’가 되었다고 분석해 화제가 된 책이다.
2026년엔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의 해법을 모색한 책들이 다수 출간될 예정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자유주의’를 펴낼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다론 아제모을루, ‘경전의 탄생’을 펴낼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 ‘위대한 리더십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펴낼 재러드 다이아몬드. 위키미디어 코먼스, EPA 연합뉴스
주경철과 ‘호동칸’의 귀환
프랑스사의 권위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퇴임을 앞두고 1000쪽에 이르는 통사인 ‘주경철의 프랑스사’(휴머니스트)를 선보인다.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이 쓴 ‘경전의 탄생’(교양인)도 주요 기대작. 세계 주요 종교 전통의 경전들을 ‘상상과 연민의 언어’로 재독하며 비교종교학의 대서사를 펼친다. 필립 드와이어 뉴캐슬대 역사학 교수 등이 편저자로 참여한 ‘폭력의 세계사’(21세기북스)는 전 4권으로, 연구자 약 140명이 폭력 연구의 최신 성과를 반영해 폭력의 계보학을 선보인다. ‘바이마르’(카트야 호이어, 서해문집)는 독일의 유서 깊은 도시가 어떻게 민주주의와 독재가 교차하는 시련의 현장으로 변해가는지 평범한 바이마르 시민들의 시선을 통해 들려준다. ‘역사 덕후’ 사이에서 ‘호동칸’으로 추앙받아온 김호동 서울대 교수가 공동 책임편집을 맡고 세계의 저명한 학자 40명이 집필한 ‘케임브리지 몽골제국사’(전 3권, 사계절)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김 교수도 “인류 ‘총체적 역사’ 서술의 종착역”이라 자부해온 역작. 매년 기대작으로 꼽히며 호기심을 키우던 이 책, 드디어 발간 초읽기에 들어갔다. 3월 출간 예정. (▶▶“‘세계’ 보려면 중국 너머 ‘유라시아 시각’ 되찾아야” 참고)
역사와 사상의 재해석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위대한 리더십은 어떻게 탄생하는가’(김영사)에서 정치·비즈니스·스포츠·종교 등의 사례를 통해 리더십이 어떻게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지 밝힌다. 비대칭적인 군신 관계이던 조선과 명은 어떻게 200년 이상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제국의 무한한 바람’(왕시샹 지음, 너머북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당시 동아시아 국제관계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조선의 주체성을 설명한다. 역사서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푸른역사는 올해도 장지연 등 30~40대 소장파 여성 역사학자들이 기획한 ‘여성, 하다’(푸른역사) 4권을 준비 중이다. 재일조선인 2세이자 식민지 조선여성사 연구자 송연옥은 ‘제국의 성정치’(후마니타스)로 한국 독자를 찾는다. ‘공창제’ ‘위안부’ 제도를 둘러싼 왜곡된 통념과 식민지 경험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허호준의 ‘4·3, 기억의 폭풍 속으로’는 혜화1117이 준비 중. ‘납치’ 또는 ‘자발적’ 입산이라는 서로 다른 선택을 한 두 사람의 생애를 통해 진실을 찾는 논픽션이다.
창비는 대기획 ‘창비 한국사상선’ 2~3차분 각 10권을 펴내며 사상선을 완료한다. 이이, 김구, 여운형, 한용운, 나혜석, 신채호, 염상섭, 정약용, 함석헌, 유영모, 신동엽, 김수영, 임화, 김대중까지 현대적 위기에 대한 답을 이들의 사상에서 찾는다는 계획이다. 반면 갈무리 출판사는 ‘거목들’의 정전에 도전한다. 이어령, 김윤식, 김지하, 최원식 등 이른바 한국의 ‘포스트식민 남성 엘리트’ 지식인들에게 동아시아란 무엇이었는지 묻는 ‘취약함의 정신사, 숭고함의 서사들’(전성욱)을 낸다. 1950년생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와 1988년생 한국의 철학연구자 배세진이 주고받은 대화를 엮은 ‘한일 맑시안의 대화’는 2026년 하반기 유유에서 발간할 예정이다.
미국 독립선언 250돌을 맞아 어느 해보다 다양한 미국학 책들이 준비되고 있다. 2023년 전미도서상을 받은 ‘아메리카의 재발견’(책과함께)은 아메리카 선주민을 중심으로 아메리카 500년사를 재구성한 역작. 저자 네드 블랙호크는 서부 쇼쇼니 인디언 테모악 부족 출신의 역사학자로 미국사 서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역사학자 고든 우드가 쓴 ‘미국 혁명의 급진주의’(글항아리)는 이 ‘혁명’이 미국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사건이었다고 규정했다. 1993년 퓰리처상을 받고 논쟁도 치열했던 유명한 책이다. 노엄 촘스키가 ‘밀레니얼 사회주의자’ 네이선 로빈슨과 함께 쓴 ‘미국 이상주의의 신화’(메디치)는 미국이 패권 유지를 위해 얼마나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타국의 정치에 개입해왔는지 폭로한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도 미국 독립기념일이 있는 7월 초에 맞춰 ‘가장 짧고 본질적인 미국 수업’(사이드웨이)을 펴낸다.
‘미국 이상주의의 신화’를 펴낼 노엄 촘스키와 ‘탈시설운동 20년’을 펴낼 홍은전. 위키미디어 코먼스, 한겨레 자료사진
‘정치적 올바름’의 어려움
페미니즘 대중화 10년을 돌아보며 한국 문화장 전반에 나타난 갈등과 복잡성을 보여주는 책들이 나온다. 평론가 양경언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그간 한국 문학장의 시적 실천을 검토한 ‘살아있는 언니들의 시’(돌베개)를, 아름답고 비평적인 언어로 선보인다. 문화연구자 한송희는 지난 10년 동안 문화 영역 전반에서 벌어진 ‘정치적 올바름’ 논란을 마주하는 ‘항의의 몽타주’(후마니타스)를 펴낸다. 이와 비슷한 결로 읽을 수 있는 번역서 ‘권위’(동녘)도 출간된다. ‘피메일스’를 통해 찬사와 논란에 휩싸였던 1992년생 트랜스젠더 비평가 안드레아 롱 추는 ‘정체성 정치’ 시대에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곤경에 놓인 좌파 지식인이 가야 할 길을 날카롭게 묻는다.
장애학 분야에서는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기획하고 번역한 ‘장애의 발명’(세라 로즈 지음, 동아시아)이 눈에 띈다. 184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미국 유급 노동시장에서 장애인이 서서히 배제된 과정을 다루며 장애인 보호 정책이 역차별로 이어진 역설을 짚는다. ‘매드스터디즈로의 초대’(메릭 대니얼 필링, 동녘)는 ‘광기학’을 한국에 본격 소개하는 입문서. 정신장애 당사자 운동의 경험을 살피며, 선주민 유색인 퀴어트랜스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의 소수자적 경험과 광기학이 깊은 관련을 지닌다고 설명한다. 기록활동가이자 작가인 홍은전이 탈시설운동 20년을 기록한 책(오월의봄)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치인 장혜영이 ‘너에게 주고 싶은 차별금지법’(후마니타스)을 발간할 예정이다.
‘스티븐 호킹 지식회사’(동녘)는 장애연구, 민족지학, 철학, 과학 등을 연결해 새로운 초상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 시간 호킹의 연구실을 관찰한 인류학자 엘렌 미알레가 통속적인 ‘천재 신화’를 반박하며 수많은 주변 사람들, 곧 ‘행위자 간의 얽힘’ 가운데 호킹의 신체와 지성이 있었다고 밝힌다.
‘고속노화’ 한국 사회와 극우
오랜만에 사회비평가들의 한국 사회 분석서를 여러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에서 지식노동자의 자화상을 쓴 김민섭이 ‘대리사회’에 이어 탁송을 타고 움직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탁송 인간’(어크로스)을 선보인다. ‘88만원 세대’를 개념화했던 미디어연구자 박권일은 한국 사회를 서사 과잉으로 표현한 ‘서사과잉사회’(오월의봄)를 준비 중이다. 인류학자 손성규는 ‘21세기 소년들’(후마니타스)이라는 제목으로 2020년대 교육열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지방 명문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회사에 괴물이 산다’(시대의창, 최규화 등 지음)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갈아 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21세기 일터를 진단한다. 이병규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속노화’ 열풍에 휩싸였던 대한민국을 진단하는 ‘고속노화사회’(다산북스)를 통해 개인의 문제에서 탈피해 노화의 진짜 주범인 ‘사회’로 시선을 이동한다.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12·3 내란 이후 ‘이대남’의 극우화 현상과 더불어 나타난 극우 여성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여성 극우의 탄생’(오월의봄)을 낸다. ‘남자 되기라는 낡은 꿈’(한겨레출판)은 작가 겸 문화인류학 연구자 안희제의 책. 결혼과 가부장제 속 ‘남성’이라는 이상이 청년 남성들에게 어떤 불안과 좌절을 낳았는지 추적한다. 평론가 리타(이연숙)와 문학평론가 이희우는 ‘남자, 사람 친구가 될 수 있을까?’(동녘)라는 질문을 통해 타인과의 공존을 함께 고민한다. 파시스트 남성 사회화 연구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어온 독일 사회학자 클라우스 테벨라이트의 ‘남성 판타지’(글항아리)도 기억해둘 만한 작품. 자전적 역사물로 남성이 어떤 양육 환경에서 파시스트로 자라는지 살피고 프로이트와 멜라니 클라인 등 정신분석학 이론을 경유하여 설명한다.
고전에서 구하는 지혜
을유문화사는 서양고전학자 김헌 서울대 교수가 새롭게 옮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완결판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50주년 기념판을 펴낸다. 플라톤의 ‘국가’도 아카넷에서 새로운 한국어판으로 나온다. “그리스·로마 고전 번역과 연구에 매진해온 정암학당의 역량을 응집한 책이 될 예정”이라고 출판사는 밝힌다.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2003)라는 제목으로 발간됐던 주디스 버틀러의 주저(‘Bodies That Matter’)가 여러 연구자의 논의를 거쳐 드디어 ‘중요한 몸’(이승준 번역, 알렙)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번역된다. 가사노동 논쟁을 촉발한 미국 페미니스트 작가 셀마 제임스의 선집 ‘성, 인종, 그리고 계급’(갈무리)은 1952년부터 2011년까지 60년에 걸친 글을 모은 것이다. 인도 출신 인류학자 비나 다스의 대표작 ‘삶과 말’(동녘)도 출간된다. 이 책은 1947년 인도 분할 당시 벌어진 극단적 폭력과 인디라 간디 암살 직후 잇따른 시크교도 학살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 사례 연구를 통해 폭력이 피해자의 일상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분석한 인류학의 고전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시리즈는 ‘신화학4: 벌거벗은 인간’(한길사)으로 시원섭섭하게 막을 내린다. 한나 아렌트 탄생 120돌을 맞아 20년 만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전면 개정판이 역시 한길사에서 나오며, 아렌트의 글을 제자 제롬 콘이 엮은 ‘정치의 약속’도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2026년은 한나 아렌트 탄생 120돌, 백범 김구 탄생 150돌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관련 책들이 출간될 예정이다. 또 20세기 문화의 상징,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20개 시즌 전체를 담은 ‘심슨 완결판’도 나온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나 아렌트, 김구, 심슨 가족. 위키미디어 코먼스, 심슨(The Simpsons) 페이스북 갈무리
시대의 어른과 집안의 어른
이반 일리치 전집을 펴낸 사월의책 안희곤 대표가 직접 옮긴 ‘이반 일리치 평전’(사월의책)이 준비되고 있다. 일리치의 제자이자 친구인 데이비드 케일리가 서술했다. 백범 김구 탄생 150돌을 맞아 도진순 창원대 사학과 교수가 ‘백범 김구 연보’를 펴내고 ‘백범일지’(주해본, 2002) 개정 증보판도 돌베개에서 낸다. 신영복 타계 10돌을 맞아 나오는 11권짜리 ‘신영복 전집’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다. 창비는 2025년 타계한 문명교류학의 권위자 정수일의 생애를 다룬 ‘정수일 평전’을 준비 중이다. 오랜 기간 자료를 수집해온 차병직 변호사가 그의 드라마틱한 삶을 소설처럼 복원한다.
저자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오토에스노그라피’도 내년 출판 흐름을 이끌 전망이다.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은 광산노동자 가족이자 양양광업소의 마지막 노조위원장의 자녀로서 기록한 광산, 폐광, 이후의 이야기를 ‘쇳돌’(동녘)에 담아 낸다. 아룬다티 로이의 인생 첫 회고록인 ‘어머니 내게 오시네’(문학동네)는 생생한 모녀 서사와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계획이다. 중국 저널리스트 출신인 장샤오만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도시 선전에서 청소 노동자로 살아가는 어머니의 삶을 기록해 출간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킨 에세이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도 준비 중이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일본으로 이주한 인류학자 이리나 그레고레가 쓴 가족 이야기 ‘다정한 지옥’(다다서재)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모두를 경험한 루마니아 가족 3대의 현대사를 보여준다.
과학을 뒤집어야 과학이 산다
신유물론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의 인기는 계속된다. 그가 공저한 ‘거대한 리바이어던을 분해하기’(문학과지성사), 단독 저술한 ‘자연의 정치’(사월의책)가 나올 예정이다. 신유물론의 사상가 중 한명인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코스모폴리틱스’(갈무리)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권위를 분석하고 과학의 자의적 주장에 도전한다. 영장류학자 크리스틴 웹이 쓴 ‘오만한 인류’(부키)는 과학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판하며 다른 종들의 지능, 감정, 문화적 복잡성을 조명한다. ‘자연은 성을 둘로 나누지 않는다’(바다출판사)를 쓴 생물학자 모로하시 겐이치로는 성을 바꾸는 동물 사례와 생물학적 작용이 어떻게 성을 변화무쌍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로버트 새폴스키의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문학동네)는 뇌과학과 카오스이론, 양자물리학, 도덕철학의 논쟁을 넘나들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주장을 깨부순다.
털보 생물학자 이정모의 ‘멸종열전’(사월의책)은 멸종 생물들의 생활사와 멸종 과정을 손에 잡힐 듯이 보여준다. 역시 이정모가 선보일 ‘극한 진화의 세계’(다산북스)는 반대로 멸종을 피해 영리하게, 열정적으로 살아남은 동식물을 통해 진화의 비밀을 밝힌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열두 발자국’ 이후 8년 만에 인공지능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설명하는 ‘미래 학교’(어크로스)를 펴낸다. 환경공학 전문가 곽재식 교수는 ‘쓰레기 과학’(문학과지성사)으로 인간이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을 살핀다. 한국 인공지능 대중화의 대표 강연자 박태웅은 ‘박태웅의 AI 강의 2026’(한빛비즈)으로 돌아온다. 인공지능은 ‘몸을 가진 지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슈퍼 인텔리전스’의 저자 닉 보스트롬은 신작 ‘딥 유토피아’(까치글방)를 통해 인공지능이 올바르게 작동한다면 어떻게 될지 가정하고 인공지능과 인류의 장밋빛 미래를 상상해본다.
생태적 지혜로 위기 넘기기
생태적지혜연구소가 기획한 ‘생태적 지혜 개념어 사전’(이승준 외, 알렙)은 2023년 51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생태철학자 신승철이 남긴 사상적 유산을 정리하고자 기획한 책으로, 생태철학에 관련된 주요 개념어를 모았다. ‘식물고: 식물을 사유하다’(연립서가)는 ‘분해의 철학’을 쓴 농업사학자 후지하라 다쓰시의 후속작. ‘식물’이라는 열쇳말로 역사학, 생물학, 철학을 횡단하며 ‘식물성’을 개념화하고 젠더 구조와 에콜로지 문제로 확장한다. 환경생태학자 박지형 이화여대 교수가 쓴 ‘기후제국주의’(이음)는 현대의 화석 자본주의가 생태계를 식민지처럼 착취해왔음을 논증하며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주적 해결책으로 ‘기후민주주의’를 제안한다.
만화와 그림책 속으로 풍덩!
20세기 문화의 상징,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20개 시즌 전체를 담은 ‘심슨 월드’(윌북)가 나온다. 심슨 가족을 만든 애니메이터 맷 그레이닝이 펴낸 네권의 책을 종합하고 빠진 부분을 추가한 ‘심슨 완결판’이자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이다. ‘수박 수영장’ ‘할머니의 여름휴가’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녕달 작가의 새 그림책 ‘복숭아와 애벌레’(창비)는 아이가 애벌레가 되어 향긋한 복숭아 속에서 신나게 노는 이야기다. 달콤한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면 곧 만날 수 있다.
정리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
2026년은 미국 독립선언 250돌, 백범 김구 탄생 150돌, 한나 아렌트 탄생 120돌, 쇠귀 신영복 타계 10주기가 되는 해다. 이를 맞아 출판계는 다양한 역사서와 평전, 전집류를 준비하고 있다. 적어도 최근 10년 이상 독서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젠더, 퀴어, 장애를 다룬 책들은 내년에도 각 출판사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2025년에 손오공게임 이어 극우와 청년 남성 분석에 대한 책들 역시 다수 준비되고 있다. 독보적인 과학 저술가 정재승, 이정모 등의 새 책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그간 가뭄에 콩 나듯 나오던 한국 사회 분석서 또한 여럿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제학과 환경 분야에서는 과거를 돌아보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일상 속 수시로 출몰하는 ‘괴물’ 릴게임사이트추천 을 마주하며 책에서 길을 찾자는 뜻으로, 2026년 각 출판사가 뽑은 기대작을 소개한다. 책 제목과 출간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미래를 구하는 경제학
경제 불확실성의 시대, ‘좋은’ 경제학 책들이 절실하다. 활기가 넘치던 1920년대 경제를 대공황으로 이끈 최악의 미국 버블 붕괴를 다뤄 찬사를 받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은 ‘1929’(웅진지식하우스)가 번역돼 나온다. 경제 저널리스트인 앤드루 로스 소킨이 8년에 걸쳐 준비한 야심 찬 프로젝트로, 약자를 집어삼킨 월가의 탐욕과 부패, 정부의 무능을 고발한다. 암호화폐와 인공지능(AI)의 광풍에 휩싸인 이 시대에 강력한 경고음을 울린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다론 아제모을루의 바다이야기하는법 대표작 ‘자유주의’(생각의힘)는 오늘날 자유주의라는 정치 체제의 성공과 실패를 살핀다. 대안으로 저자는 공동체의 번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동계급 자유주의’를 제시한다. 경제사회학자 미셸 칼롱의 ‘만들어지는 시장’(사월의책)은 지배력이 강한 ‘시장’을 재설계하자며 대안을 제시한다. 중국계 캐나다 출신 기술분석가 댄 왕의 ‘돌진’(웅진지식하우스)은 2월 초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번역서가 나올 예정. 중국이 빠른 속도로 기술을 혁신하면서 ‘엔지니어 국가’가 된 반면, 미국은 규제와 절차에 집착해 발전을 가로막는 ‘변호사 국가’가 되었다고 분석해 화제가 된 책이다.
2026년엔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의 해법을 모색한 책들이 다수 출간될 예정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자유주의’를 펴낼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다론 아제모을루, ‘경전의 탄생’을 펴낼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 ‘위대한 리더십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펴낼 재러드 다이아몬드. 위키미디어 코먼스, EPA 연합뉴스
주경철과 ‘호동칸’의 귀환
프랑스사의 권위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퇴임을 앞두고 1000쪽에 이르는 통사인 ‘주경철의 프랑스사’(휴머니스트)를 선보인다.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이 쓴 ‘경전의 탄생’(교양인)도 주요 기대작. 세계 주요 종교 전통의 경전들을 ‘상상과 연민의 언어’로 재독하며 비교종교학의 대서사를 펼친다. 필립 드와이어 뉴캐슬대 역사학 교수 등이 편저자로 참여한 ‘폭력의 세계사’(21세기북스)는 전 4권으로, 연구자 약 140명이 폭력 연구의 최신 성과를 반영해 폭력의 계보학을 선보인다. ‘바이마르’(카트야 호이어, 서해문집)는 독일의 유서 깊은 도시가 어떻게 민주주의와 독재가 교차하는 시련의 현장으로 변해가는지 평범한 바이마르 시민들의 시선을 통해 들려준다. ‘역사 덕후’ 사이에서 ‘호동칸’으로 추앙받아온 김호동 서울대 교수가 공동 책임편집을 맡고 세계의 저명한 학자 40명이 집필한 ‘케임브리지 몽골제국사’(전 3권, 사계절)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김 교수도 “인류 ‘총체적 역사’ 서술의 종착역”이라 자부해온 역작. 매년 기대작으로 꼽히며 호기심을 키우던 이 책, 드디어 발간 초읽기에 들어갔다. 3월 출간 예정. (▶▶“‘세계’ 보려면 중국 너머 ‘유라시아 시각’ 되찾아야” 참고)
역사와 사상의 재해석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위대한 리더십은 어떻게 탄생하는가’(김영사)에서 정치·비즈니스·스포츠·종교 등의 사례를 통해 리더십이 어떻게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지 밝힌다. 비대칭적인 군신 관계이던 조선과 명은 어떻게 200년 이상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제국의 무한한 바람’(왕시샹 지음, 너머북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당시 동아시아 국제관계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조선의 주체성을 설명한다. 역사서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푸른역사는 올해도 장지연 등 30~40대 소장파 여성 역사학자들이 기획한 ‘여성, 하다’(푸른역사) 4권을 준비 중이다. 재일조선인 2세이자 식민지 조선여성사 연구자 송연옥은 ‘제국의 성정치’(후마니타스)로 한국 독자를 찾는다. ‘공창제’ ‘위안부’ 제도를 둘러싼 왜곡된 통념과 식민지 경험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허호준의 ‘4·3, 기억의 폭풍 속으로’는 혜화1117이 준비 중. ‘납치’ 또는 ‘자발적’ 입산이라는 서로 다른 선택을 한 두 사람의 생애를 통해 진실을 찾는 논픽션이다.
창비는 대기획 ‘창비 한국사상선’ 2~3차분 각 10권을 펴내며 사상선을 완료한다. 이이, 김구, 여운형, 한용운, 나혜석, 신채호, 염상섭, 정약용, 함석헌, 유영모, 신동엽, 김수영, 임화, 김대중까지 현대적 위기에 대한 답을 이들의 사상에서 찾는다는 계획이다. 반면 갈무리 출판사는 ‘거목들’의 정전에 도전한다. 이어령, 김윤식, 김지하, 최원식 등 이른바 한국의 ‘포스트식민 남성 엘리트’ 지식인들에게 동아시아란 무엇이었는지 묻는 ‘취약함의 정신사, 숭고함의 서사들’(전성욱)을 낸다. 1950년생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와 1988년생 한국의 철학연구자 배세진이 주고받은 대화를 엮은 ‘한일 맑시안의 대화’는 2026년 하반기 유유에서 발간할 예정이다.
미국 독립선언 250돌을 맞아 어느 해보다 다양한 미국학 책들이 준비되고 있다. 2023년 전미도서상을 받은 ‘아메리카의 재발견’(책과함께)은 아메리카 선주민을 중심으로 아메리카 500년사를 재구성한 역작. 저자 네드 블랙호크는 서부 쇼쇼니 인디언 테모악 부족 출신의 역사학자로 미국사 서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역사학자 고든 우드가 쓴 ‘미국 혁명의 급진주의’(글항아리)는 이 ‘혁명’이 미국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사건이었다고 규정했다. 1993년 퓰리처상을 받고 논쟁도 치열했던 유명한 책이다. 노엄 촘스키가 ‘밀레니얼 사회주의자’ 네이선 로빈슨과 함께 쓴 ‘미국 이상주의의 신화’(메디치)는 미국이 패권 유지를 위해 얼마나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타국의 정치에 개입해왔는지 폭로한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도 미국 독립기념일이 있는 7월 초에 맞춰 ‘가장 짧고 본질적인 미국 수업’(사이드웨이)을 펴낸다.
‘미국 이상주의의 신화’를 펴낼 노엄 촘스키와 ‘탈시설운동 20년’을 펴낼 홍은전. 위키미디어 코먼스, 한겨레 자료사진
‘정치적 올바름’의 어려움
페미니즘 대중화 10년을 돌아보며 한국 문화장 전반에 나타난 갈등과 복잡성을 보여주는 책들이 나온다. 평론가 양경언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그간 한국 문학장의 시적 실천을 검토한 ‘살아있는 언니들의 시’(돌베개)를, 아름답고 비평적인 언어로 선보인다. 문화연구자 한송희는 지난 10년 동안 문화 영역 전반에서 벌어진 ‘정치적 올바름’ 논란을 마주하는 ‘항의의 몽타주’(후마니타스)를 펴낸다. 이와 비슷한 결로 읽을 수 있는 번역서 ‘권위’(동녘)도 출간된다. ‘피메일스’를 통해 찬사와 논란에 휩싸였던 1992년생 트랜스젠더 비평가 안드레아 롱 추는 ‘정체성 정치’ 시대에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곤경에 놓인 좌파 지식인이 가야 할 길을 날카롭게 묻는다.
장애학 분야에서는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기획하고 번역한 ‘장애의 발명’(세라 로즈 지음, 동아시아)이 눈에 띈다. 184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미국 유급 노동시장에서 장애인이 서서히 배제된 과정을 다루며 장애인 보호 정책이 역차별로 이어진 역설을 짚는다. ‘매드스터디즈로의 초대’(메릭 대니얼 필링, 동녘)는 ‘광기학’을 한국에 본격 소개하는 입문서. 정신장애 당사자 운동의 경험을 살피며, 선주민 유색인 퀴어트랜스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의 소수자적 경험과 광기학이 깊은 관련을 지닌다고 설명한다. 기록활동가이자 작가인 홍은전이 탈시설운동 20년을 기록한 책(오월의봄)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치인 장혜영이 ‘너에게 주고 싶은 차별금지법’(후마니타스)을 발간할 예정이다.
‘스티븐 호킹 지식회사’(동녘)는 장애연구, 민족지학, 철학, 과학 등을 연결해 새로운 초상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 시간 호킹의 연구실을 관찰한 인류학자 엘렌 미알레가 통속적인 ‘천재 신화’를 반박하며 수많은 주변 사람들, 곧 ‘행위자 간의 얽힘’ 가운데 호킹의 신체와 지성이 있었다고 밝힌다.
‘고속노화’ 한국 사회와 극우
오랜만에 사회비평가들의 한국 사회 분석서를 여러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에서 지식노동자의 자화상을 쓴 김민섭이 ‘대리사회’에 이어 탁송을 타고 움직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탁송 인간’(어크로스)을 선보인다. ‘88만원 세대’를 개념화했던 미디어연구자 박권일은 한국 사회를 서사 과잉으로 표현한 ‘서사과잉사회’(오월의봄)를 준비 중이다. 인류학자 손성규는 ‘21세기 소년들’(후마니타스)이라는 제목으로 2020년대 교육열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지방 명문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회사에 괴물이 산다’(시대의창, 최규화 등 지음)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갈아 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21세기 일터를 진단한다. 이병규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속노화’ 열풍에 휩싸였던 대한민국을 진단하는 ‘고속노화사회’(다산북스)를 통해 개인의 문제에서 탈피해 노화의 진짜 주범인 ‘사회’로 시선을 이동한다.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12·3 내란 이후 ‘이대남’의 극우화 현상과 더불어 나타난 극우 여성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여성 극우의 탄생’(오월의봄)을 낸다. ‘남자 되기라는 낡은 꿈’(한겨레출판)은 작가 겸 문화인류학 연구자 안희제의 책. 결혼과 가부장제 속 ‘남성’이라는 이상이 청년 남성들에게 어떤 불안과 좌절을 낳았는지 추적한다. 평론가 리타(이연숙)와 문학평론가 이희우는 ‘남자, 사람 친구가 될 수 있을까?’(동녘)라는 질문을 통해 타인과의 공존을 함께 고민한다. 파시스트 남성 사회화 연구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어온 독일 사회학자 클라우스 테벨라이트의 ‘남성 판타지’(글항아리)도 기억해둘 만한 작품. 자전적 역사물로 남성이 어떤 양육 환경에서 파시스트로 자라는지 살피고 프로이트와 멜라니 클라인 등 정신분석학 이론을 경유하여 설명한다.
고전에서 구하는 지혜
을유문화사는 서양고전학자 김헌 서울대 교수가 새롭게 옮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완결판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50주년 기념판을 펴낸다. 플라톤의 ‘국가’도 아카넷에서 새로운 한국어판으로 나온다. “그리스·로마 고전 번역과 연구에 매진해온 정암학당의 역량을 응집한 책이 될 예정”이라고 출판사는 밝힌다.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2003)라는 제목으로 발간됐던 주디스 버틀러의 주저(‘Bodies That Matter’)가 여러 연구자의 논의를 거쳐 드디어 ‘중요한 몸’(이승준 번역, 알렙)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번역된다. 가사노동 논쟁을 촉발한 미국 페미니스트 작가 셀마 제임스의 선집 ‘성, 인종, 그리고 계급’(갈무리)은 1952년부터 2011년까지 60년에 걸친 글을 모은 것이다. 인도 출신 인류학자 비나 다스의 대표작 ‘삶과 말’(동녘)도 출간된다. 이 책은 1947년 인도 분할 당시 벌어진 극단적 폭력과 인디라 간디 암살 직후 잇따른 시크교도 학살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 사례 연구를 통해 폭력이 피해자의 일상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분석한 인류학의 고전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시리즈는 ‘신화학4: 벌거벗은 인간’(한길사)으로 시원섭섭하게 막을 내린다. 한나 아렌트 탄생 120돌을 맞아 20년 만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전면 개정판이 역시 한길사에서 나오며, 아렌트의 글을 제자 제롬 콘이 엮은 ‘정치의 약속’도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2026년은 한나 아렌트 탄생 120돌, 백범 김구 탄생 150돌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관련 책들이 출간될 예정이다. 또 20세기 문화의 상징,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20개 시즌 전체를 담은 ‘심슨 완결판’도 나온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나 아렌트, 김구, 심슨 가족. 위키미디어 코먼스, 심슨(The Simpsons) 페이스북 갈무리
시대의 어른과 집안의 어른
이반 일리치 전집을 펴낸 사월의책 안희곤 대표가 직접 옮긴 ‘이반 일리치 평전’(사월의책)이 준비되고 있다. 일리치의 제자이자 친구인 데이비드 케일리가 서술했다. 백범 김구 탄생 150돌을 맞아 도진순 창원대 사학과 교수가 ‘백범 김구 연보’를 펴내고 ‘백범일지’(주해본, 2002) 개정 증보판도 돌베개에서 낸다. 신영복 타계 10돌을 맞아 나오는 11권짜리 ‘신영복 전집’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다. 창비는 2025년 타계한 문명교류학의 권위자 정수일의 생애를 다룬 ‘정수일 평전’을 준비 중이다. 오랜 기간 자료를 수집해온 차병직 변호사가 그의 드라마틱한 삶을 소설처럼 복원한다.
저자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오토에스노그라피’도 내년 출판 흐름을 이끌 전망이다.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은 광산노동자 가족이자 양양광업소의 마지막 노조위원장의 자녀로서 기록한 광산, 폐광, 이후의 이야기를 ‘쇳돌’(동녘)에 담아 낸다. 아룬다티 로이의 인생 첫 회고록인 ‘어머니 내게 오시네’(문학동네)는 생생한 모녀 서사와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계획이다. 중국 저널리스트 출신인 장샤오만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도시 선전에서 청소 노동자로 살아가는 어머니의 삶을 기록해 출간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킨 에세이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도 준비 중이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일본으로 이주한 인류학자 이리나 그레고레가 쓴 가족 이야기 ‘다정한 지옥’(다다서재)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모두를 경험한 루마니아 가족 3대의 현대사를 보여준다.
과학을 뒤집어야 과학이 산다
신유물론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의 인기는 계속된다. 그가 공저한 ‘거대한 리바이어던을 분해하기’(문학과지성사), 단독 저술한 ‘자연의 정치’(사월의책)가 나올 예정이다. 신유물론의 사상가 중 한명인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코스모폴리틱스’(갈무리)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권위를 분석하고 과학의 자의적 주장에 도전한다. 영장류학자 크리스틴 웹이 쓴 ‘오만한 인류’(부키)는 과학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판하며 다른 종들의 지능, 감정, 문화적 복잡성을 조명한다. ‘자연은 성을 둘로 나누지 않는다’(바다출판사)를 쓴 생물학자 모로하시 겐이치로는 성을 바꾸는 동물 사례와 생물학적 작용이 어떻게 성을 변화무쌍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로버트 새폴스키의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문학동네)는 뇌과학과 카오스이론, 양자물리학, 도덕철학의 논쟁을 넘나들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주장을 깨부순다.
털보 생물학자 이정모의 ‘멸종열전’(사월의책)은 멸종 생물들의 생활사와 멸종 과정을 손에 잡힐 듯이 보여준다. 역시 이정모가 선보일 ‘극한 진화의 세계’(다산북스)는 반대로 멸종을 피해 영리하게, 열정적으로 살아남은 동식물을 통해 진화의 비밀을 밝힌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열두 발자국’ 이후 8년 만에 인공지능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설명하는 ‘미래 학교’(어크로스)를 펴낸다. 환경공학 전문가 곽재식 교수는 ‘쓰레기 과학’(문학과지성사)으로 인간이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을 살핀다. 한국 인공지능 대중화의 대표 강연자 박태웅은 ‘박태웅의 AI 강의 2026’(한빛비즈)으로 돌아온다. 인공지능은 ‘몸을 가진 지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슈퍼 인텔리전스’의 저자 닉 보스트롬은 신작 ‘딥 유토피아’(까치글방)를 통해 인공지능이 올바르게 작동한다면 어떻게 될지 가정하고 인공지능과 인류의 장밋빛 미래를 상상해본다.
생태적 지혜로 위기 넘기기
생태적지혜연구소가 기획한 ‘생태적 지혜 개념어 사전’(이승준 외, 알렙)은 2023년 51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생태철학자 신승철이 남긴 사상적 유산을 정리하고자 기획한 책으로, 생태철학에 관련된 주요 개념어를 모았다. ‘식물고: 식물을 사유하다’(연립서가)는 ‘분해의 철학’을 쓴 농업사학자 후지하라 다쓰시의 후속작. ‘식물’이라는 열쇳말로 역사학, 생물학, 철학을 횡단하며 ‘식물성’을 개념화하고 젠더 구조와 에콜로지 문제로 확장한다. 환경생태학자 박지형 이화여대 교수가 쓴 ‘기후제국주의’(이음)는 현대의 화석 자본주의가 생태계를 식민지처럼 착취해왔음을 논증하며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주적 해결책으로 ‘기후민주주의’를 제안한다.
만화와 그림책 속으로 풍덩!
20세기 문화의 상징,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20개 시즌 전체를 담은 ‘심슨 월드’(윌북)가 나온다. 심슨 가족을 만든 애니메이터 맷 그레이닝이 펴낸 네권의 책을 종합하고 빠진 부분을 추가한 ‘심슨 완결판’이자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이다. ‘수박 수영장’ ‘할머니의 여름휴가’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녕달 작가의 새 그림책 ‘복숭아와 애벌레’(창비)는 아이가 애벌레가 되어 향긋한 복숭아 속에서 신나게 노는 이야기다. 달콤한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면 곧 만날 수 있다.
정리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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