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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 초연된 정재일의 '인페르노' 서울시향 연주 장면.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5.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관악기의 폭발적인 울림이 공연장을 뒤흔들자 마치 지옥의 문이 열리는 듯했다.
지난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박재홍' 무대에서 작곡가 정재일(43)의 첫 관현악곡 '인페르노(Inferno·지옥)'가 세계 초연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영화 '기생충', '미키 17' 등 영상 배경음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정재 연이자계산법 일이 처음으로 선보인 오케스트라 곡이다. 서울시향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은 취임 전부터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긴 기다림 끝에 협업으로 태어난 곡이다.
작품의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 소설 마지막장에 등장하는 마르코 폴로와 쿠빌라이 칸의 대화('인페르노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안에 있다')에 파일구리4월6일 서 악장이 떠올랐다는 정재일은 이를 총 4악장 18분으로 지옥을 그려냈다.
검은 복장으로 포디움에 선 츠베덴은 '지옥의 안내자'처럼 보였다.
첫악장 'Maestoso(장엄하게)'는 관악기의 강렬한 소리를 필두로 현악기와 타악기가 분주한 연주로 화음을 쌓으며 지옥문이 열렸다. 엄격하면서도 열정적인 츠베덴의 지휘와 맞물리 펀드 추천 며 긴장을 극대화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 초연된 정재일의 '인페르노' 서울시향 연주 장면.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5.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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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울림 이후 바이올린의 조심스러운 선율은 음산한 분위기가 드리웠다. 비올라, 첼로 등 점점 음이 퇴적되며 현(絃)의 대화가 이어졌다. 츠베덴도 시작과 달리 최소한의 몸짓으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중간에 흘러든 글로켄슈필의 맑은 울림은 공포 영화의 장면처럼 오싹한 대비를 만들었다.
강렬한 전반부 별내지구 아파트 와 달리 3악장과 4악장은 서정적이고 잔잔한 연주가 펼쳐져 '지옥 속의 정적'을 그려냈다. 저음역 현악기는 동일한 음을 반복하며 어둠으로 가득찬 지옥을 형상화했다.
끝을 향해 가면서도 반복되는 미세한 현의 떨림은 작곡가가 전하려 한 메시지로 읽힌다. 지옥은 먼 곳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이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깨달음. 정재일은 단순하지만 묵직한 진리를 관객의 마음에 남긴다.
관객들은 정재일의 새로운 도전을 기립박수로 응원했다. 객석에 있던 정재일은 무대 위에 올라 츠베덴과 뜨겁게 포옹했다. 긴 러브콜 서사가 마침표를 찍고, 정재일의 작곡 세계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인페르노'는 내달 27일 뉴욕 카네기홀 무대로 시작되는 서울시향의 미국 순회공연에서 현지 관객을 만난다.



[서울=뉴시스]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 초연된 정재일의 '인페르노' 서울시향 연주 장면.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2025.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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