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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쳤던 소년이 시인이 된 사연 등 작지만 단단한 이야기가 놓여 있다. 작가에게 문학이란 무엇인가. 늘 우물쭈물하다 변명하듯 포장하며 대답하다가도 열한 살 때 썼던 ‘외계 소년 엘레프’를 떠올린다. 이제 남아있지 않은 원고, 어설픈 공상과학 소설을 이웃집 아이가 정말 재밌게 읽었을 때의 기억을 풀어낸다. 이웃집 소녀는 소설을 담임선생님에게 압수당했지만, 작가가상주식투자
는 글을 전부 외우고 있어 다시 글을 썼다. 만난적은 없지만 중환자실에 입원한 그 소녀를 위해 오래전 누군가를 위해, 그 누군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외계 소년 엘레프’를 고쳐 쓰던 마음 같은 것이다. 아마도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은 독자일 것이다. 춘천여중 재학 시절 백일장에서 상을 받은 글이 신문에 실렸고, 인제에서 군 복무중이던 누군가가 격단칼에 끝내는 주식
려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 젊은 군인은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나간 백일장에서 당선된 글을 읽고 다시 편지를 보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영원히 남아 늙지 않고 병들지 않을 ‘스물세 살 청년’의 글을 다시 읽고 뜻밖의 감정에 사로잡힌다. 경직된 사고와 빈곤한 상상력으로 괴로워하는 작가의 모습도 보인다. 언젠가 시쓰는 후배로부터는 이런 조언을 받한국알콜 주식
은 적이 있다. 일 번부터 오 십 번까지 뭐든 떠오르는 대로 종이에 쓰고 그것을 버리라는 것이다. 작가는 다 버려도 “남은 것이 0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를 받는다. 빛나는 상상력은 한순간 홀연히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벽돌 쌓듯 하나씩 꾸준히 올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나를 와락 안았다. 보아하니 대상은 따놓은 전문가방송
당상이었다.” 아이는 시보다 더 시적인 일을 좇는 것만 같다. 책 제목 ‘엄마 껴안기 대회’는 딸아이가 작년에 실제로 했던 말이다. 수학 대회와 바둑 대회에 나가는 친구들을 두고 자신은 ‘엄마 껴안기 대회’에 나가겠다며 매일 수십 차례씩 안아주는 아이 덕분에 언제부터인가 작가 역시 누군가를 껴안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정말로 엄마를 껴안고, 자식을 껴안고, 남편을, 형제자매를, 친구를, 연인을, 동료를, 이웃을 그저 순수하게 껴안는 대회가 있다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이런 황당한 상상을 하며 웃을 수 있는 것도 다 아이 덕분이다. “내가 당신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 당신 슬픔에 공감한다는 것, 그러므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글귀에서 작가 스스로에게 전하는 다짐과 오래전에 받았던 진심을 독자들에게 돌려주려 하는 마음이 읽힌다. 김진형 기자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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