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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학교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왔다. 전학생의 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는 역할을 맡았다. 학교에서 두 번째로 인기가 많은 친구가 있지만, 내 부탁을 잘 들어주지 않아서 일부러 그 친구는 빼고 소개시켜 줬다. 얼마 전 새로운 금융감독원장이 부임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라면 누구나 눈치를 보는 곳이 금감원이다. 금융위원회가 상위 기관이동영상황금성
지만, 실질적인 감독이나 조사를 담당하는 금감원을 일선에서는 더욱 부담스러워 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카드사 등 주요 금융업권의 대표이사와 차례로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업계에서는 변호사 출신의 금감원장이 임명됐을 때부터 성향 파악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업계 대표들과 금감원장의 첫 자리는 그만큼 중요했다. 간담회에서 금감원장월드에셋
의 옆자리가 좋은지,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앞자리가 좋은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는 후문까지 돌았다. 은행과 금융투자, 여전사, 빅테크 등에 이어 가상자산 업계가 가장 마지막 상견례를 가졌다. 업계의 관심은 높았다. 정부와 여당이 '규제 일변도'였던 과거와는 다른 길을 갈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정부와 원장은 바뀌었지만 금감원은 바뀌지 않았다보령제약 주식
. 원장과 업계의 첫 만남에 실무진의 '뒤끝'이 보였다. 간담회 일주일 전 참석 예정 명단에 빗썸이 빠졌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위다. 올해 3월 기준 회원 수만 230만명이 넘는다.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인 업비트와 경쟁할 곳이라고는 현재 빗썸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업권 간담회에는 업계 1위와 2위는 당연히 참석했다. 금감원장이 어떤 것을신규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처음 설명하는 자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상징성과 대표성이 필요했다. 간담회 일주일 전 명단에서 빗썸이 빠지고, 이 내용이 기사화됐을 때 금감원이 다시 빗썸을 포함시킬 것이라 생각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그리고 업계와 금감원이 앞으로 꾸준히 소통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중요해 보였다. 간담회 하루 전 금감원 담당자에게 참석자 명단에핸드폰바다이야기
빗썸이 포함됐는지 다시 한번 물었다. 답변은 "말해줄 수 없다"였지만, 이후 배포된 최종 명단에도 빗썸의 이름은 결국 빠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업권별 CEO 간담회 중) 이 자리가 가장 무서웠다"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니 앞으로 여러분(CEO)들과 소통하면서 배워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가상자산 산업 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빗썸과의 소통은 첫걸음부터 삐걱이게 됐다. 빗썸이 이번 간담회에 오지 못한 이유는 사실 명확해 보인다. 렌딩 서비스와 해외 거래소 오더북 공유 등이 금융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문제가된 서비스는 사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관련 문제를 당국에 취재할 때에도 '법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당국은 자율규제와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이다. 자율규제는 분명 업계가 스스로 만든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 당국의 입김이 더 크게 들어간다. 하지만 자율규제나 가이드라인 어디에도 이를 어긴 처벌이 '왕따'라는 조항은 없다. 그렇게 보면 당국의 행정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업비트 역시 간담회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어야 한다. 스스로 업계를 '잘 모른다'고 말한 원장이 부임 후 짧은 시간 동안 이 같은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빗썸만 빼'라고 지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의 주체가 원장이든, 실무진이든 앞으로의 규제 방향이 '강화'가 아닌 '완화'라고 제시한 것과는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빗썸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업비트나 빗썸 같은 '큰 형님'들이 앞장서 주는게 맞죠. 빗썸의 서비스가 불법이 아닌 회색지대 영역이고, 이미 해외 거래소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서비스인데…." 그동안 규제를 무기로 금융업계를 통제해 온 당국에겐 빗썸이 '처음 겪어보는 이상한 곳'일 수 있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금감원이 금융기업으로도, 자산으로도 인정해 주지 않으면서 그저 '말만 잘 듣게 하려는 이상한 곳'일 수 있다. 국회와 학계, 업계 모두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발전해 해외와 경쟁하기 위해 이제 우리나라도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감원의 뒤끝이 또 한번 가상자산 업계의 기대감을 뒷걸음치게 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