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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용종영동 작성일25-10-10 13:4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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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JoongAng Plus
    「 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을 소개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날의 현장은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을 기다리는 동안 수군대는 이웃들에게 둘러싸였다.
    3주가 넘어 발견된 고독사 60대 남성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술꾼이었다. 과거 뇌졸중을 앓았는지 한쪽 손과 다리가 성치 않아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그 노인의 죽음은 악취를 타고 층층마다 전해졌다. 다들 코는 막았 드림큐 수이 지만 귀는 활짝 열었다.
    고인의 집은 14층 맨 끝 자리였다. 사다리차를 부르려고 보니까 공교롭게도 아파트 화단에 걸려 각도가 안 나오게 생겼다. 작업이 불편하지만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14층에 올라가 보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우욱-’ 하고 시취가 밀려왔다.
    “문 열어놓으면 큰 보험사 일난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닫아.”
    함께 간 직원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막아 놓은 문에서도 새어나온 악취가 주민의 치를 떨게 했으니, 문을 열어놓으면 끔찍할 터였다.
    우리는 문을 꼭 닫아놓고 외계 행성을 탐사하듯 특수 마스크로 숨통을 막은 채 작업을 시작했다. 현관 입구부터 발 디딜 틈도 없이 쓰레기가 깔렸다.
    마이너스통장 이자율싱크대는 불에 탄 것마냥 꺼멓게 눌러붙은 자국으로 덮였다. 화장실에도 똥물이 그대로였다. 욕실 바닥은 차라리 바깥이 더 깨끗하겠다 싶었다. 숨통을 막기보다 구토를 막는 게 더 힘들 정도였다. 집 안 곳곳에는 빨간 뚜껑 소주가 페트병으로 굴러다녔다.
    “몸도 불편했다더니만 술을 많이도 드셨네.”
    짐으로 보면 많 전액장학금 생활비대출 지 않았지만, 쓰레기로 보면 집 안에 꽉 찼다. 고인의 마지막 흔적은 안방 한쪽이었다. 제법 긴 시간 시신이 방치됐던 탓에 부패물은 흑갈색으로 변해 온 방안에 퍼졌다.



    이지우 디자이너


    “미끄러우니까 조심해, 자 우리모기지 넨 그냥 안방에 들어오지 마.”
    함께 간 직원은 예전에도 시신 썩은 기름에 몇 번이나 나자빠진 적이 있다. 나는 바닥에 깔린 옷가지와 이불을 밟고 조심조심 안방으로 들어갔다. 시신을 수습한 이들이 창문과 방충망을 열어뒀는지 집 안엔 씨꺼먼 번데기 껍질들만 가득할 뿐 파리는 몇 마리 없었다.
    시신에 생긴 파리들은 한동안 몸이 무거워 날지도 못한다. 사람이 들어가도 벽이며 바닥에 다닥다닥 붙어 윙윙 소리만 낼 뿐이다. 놈들을 살찌운 영양분이 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남들은 바퀴벌레에 기겁하지만 나는 파리가 그 이상으로 끔찍하고 싫은 이유다.
    챙겨간 특수약품의 절반 이상을 안방에 쏟아부었다. 간신히 안방을 정리한 뒤 엘리베이터 사용 때문에 관리사무실을 찾아갔다.
    “안 되겠는데요. 주민들이 난리예요.”
    “네? 그럼 어떻게 해요? 사다리차도 못 쓰는데요.”
    “주민들도 그건 아는데, 무조건 엘리베이터는 못 연답니다.”
    주민들이 농성이라도 하듯 엘리베이터를 봉쇄했다. 임대아파트의 소유권은 주민들에게 있지 않다. 공사 쪽 담당자까지 찾아 전화를 걸어야 했다. 내가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이 된 느낌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관리소장까지 나와 결국 내린 결론은 스카이차를 부르자는 것이었다.
    스카이차. 업계 용어지만 일반인들도 가끔 봤을 게다. 보통 이사에 많이 쓰이는 사다리차와는 달리 스카이차는 전봇대 전기 작업, 고층 빌딩 간판을 달 때 사용한다. 당연히 가격도 2~3배 더 비싸다. 고층의 짐만 옮기려고 들면 가성비가 터무니없다.
    하지만 주민들이 엘레베이터를 봉쇄한 탓에 스카이차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사정을 전해들은 스카이차 기사는 주민들을 납득하지 못했다.
    (계속)
    "그 영감탱이, 깡깡깡! 쩔그렁쩔그렁! 오죽하면 아들네가 우리 집을 못 왔어!"
    그 집에서 나온 유품은 한 터럭도 태울 수 없다는 그들, 노인은 결국 죽어서도 엘리베이터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들의 악연은 어디서부터 시작이었을까. 이웃들을 괴롭힌 '깡깡' 소리의 정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7350
    ■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 50대女 죽자 돈 뒤지러 왔다…“무연고 해주세요” 남동생 쇼크 50대 여성 세입자가 숨졌다. 유품 정리 중 나온 수첩 첫 장에는 ‘남동생’의 전화번호와 주소가 적혀 있었다. 하늘 아래 유일한 피붙이였다. 누나의 소식을 들은 남동생은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리고 서랍이란 서랍은 다 뒤졌다. 그는 청소비를 제외한 보증금을 받고는 한마디를 남겼다. "시신은 무연고로 처리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9192
    ▶ 암 이겨낸 50대 엄마의 자살…딸은 “보증금만 보내 주세요”
    딸과 함께 살던 집은 월세였지만, 형편이 나아지면서 전세로 바꿀 수 있었다. 딸은 성인이 되어 독립했고, 그녀는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유방암마저 이겨낸 뒤라 표정은 밝아 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딸은 끝끝내 유품조차 찾으러 오지 않았다. 그 모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1768
    ▶ 참치캔 옆 “마지막 월세입니다”…어느 노가다꾼 뼈아픈 이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5537
    ▶ 원룸서 죽은 고시낭인 아들…아버진 매일밤 구더기 치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0088
    ▶ 부잣집 아들과 결혼 앞두고…전세금 뺀 마흔살 신부의 죽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1663
    ▶ “이거다!” 큰오빠 환호했다…동생 죽은 원룸 속 보물찾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8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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