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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형 기자]
▲ 남쪽 해상에서 바라본 소거문도.
ⓒ 양진형
가보지 않는 섬도 그리움이 짙어지면 가본 섬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소거문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4년 전 손죽도를 가게 되면서다. 손죽도 여객선 대합실 옆 대숲 사이로 난 둘레길을 한참 오르고 나니, 바다 너머로 하얀 화강암 암봉이 우릴게임골드몽
뚝 솟은 섬 하나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소거문도였다.
지난해 그 뒤에 있는 평도를 다녀오면서 보지 못했던 소거문도의 남쪽 모습을 접하게 됐다. 그런데 아뿔싸! 우주선 한 척이 비행을 막 시작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고 있는 듯한 형상이었다. 국내 많은 섬의 모습을 접해 봤지만 이런 모형의 섬은 처음인종목공시
지라 가보고 싶은 열정이 더욱 끓어올랐다.
▲ 스타워즈 우주선 닮은 소거문도.
평생주식동호회
ⓒ 인플루언서 '설인1호기'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에 딸린 소거문도는 면적 0.67㎢, 해안선 길이 5.1km의 작은 섬이다. 여수시에서 85.5km, 손죽도에서 1.4km 떨어져 있으면서 광도·평게임빌 주식
도와 함께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유명하다. 여수항에서 쾌속선(하멜호)으로 출발해 손죽도 도착한 후, 손죽-광도-평도-소거문도를 순회하는 섬사랑호를 갈아타고 간다. 그래서 1박 2일로 다녀와야 하는 여수 섬 중에서도 오지의 섬이다.
이 섬에는 1970년대 초반만 해도 46가구에 300여 명(초릴게임알라딘
등학생 79명)이 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농 현상과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9월 현재 23가구, 23명이 거주하고 있다. 섬 한가운데는 돌올하게 솟은 큰산(상산, 328m)은 소거문도의 시그니처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이 투구를 닮았다 하여 투구봉으로도 부른다. 마을은 해발 70m 정도의 고지대에 형성되어 있다.
▲ 손죽도에 도착한 하멜호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 양진형
산세가 비탈져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 주민들은 주업은 고구마 농사였으며, 물때에 맞춰 해안가에 내려가 돌미역과 돌김, 가사리 등 해조류를 채취해 살아갔다. 주변 바다에서는 전복, 문어, 솜팽이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해무 속에서 비행기가 충돌한 소거문도 '큰산'
▲ 일제강점기 비행기 추락 장소인 큰산.
ⓒ 양진형
소거문도 큰산 동북쪽 바위지대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수송기가 추락한 일이 있었다. 지난 9월 20~21일 방문한 마을에서 만난 할아버지(86)는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해줬다.
"내가 여섯 살 때였어. 바다 안개가 아침부터 짙게 끼더니, 해 질 녘까지 섬 전체를 부윰하게 감싸고 있었지. 그때 친구들과 골목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 위에서 '꽝!' 하는 굉음과 함께 휘발유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드는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 수송기가 그곳을 지나다가 큰산 바위와 그대로 충돌한 거야."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 4명 모두 사망한 사고였다. 할아버지는 사고가 난 지 얼마 후에 일본에서 유가족들이 와서 유해를 회수 간 것으로 기억했다.
▲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
ⓒ 양진형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사고 현장의 비행기 잔해는 섬 어린이들에게 요긴하게 쓰이기도 했다. 이주현(75) 마을 이장은 "어릴 적 친구들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주운 파편으로 엿장수의 엿과 바꿔먹은 적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사고 현장은 동백나무를 비롯한 각종 난대림이 빽빽하게 우거져 외부 탐방객은 접근할 수 없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멧돼지들이 많이 서식하여 섬 주민들도 그곳을 찾지 않는다.
소거문도분교를 졸업한 후 육지에서 살다가 최근 고향으로 돌아온 김충호(65)씨는 "어릴 적 큰산 정상에 종종 오르곤 했는데 바위 위에서 바라본 사방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머물곤 했다"라고 전했다.
둘레길이 조성된 소거문도
▲ 손죽도에서 소거문도-평도-광도를 오가는 섬사랑호.
ⓒ 양진형
손죽도에 정박해 있다가 쾌속선이 오가는 시각에 맞춰 소거문도, 평도, 광도를 순회하는 섬사람호는 국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여객선이다. 1978년 해운항만청(해양수산부 전신) 소속 43톤급 새마을호가 운행하면서 뱃길이 열렸다. 그 후 배가 노후되자, 1999년 50톤급(선원 4명) 규모로 건조되었다. 하루 2회 운항하는데 오전에는 손죽도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손님을, 오후에는 섬에서 손죽도로 나오는 승객들을 실어 나른다.
한 섬 주민은 "현재 섬사랑호는 운항속도가 느려 쾌속선이 오가는 시간에 맞추지 못해 광도-평도-소거문도 관광객의 당일 여행이 어렵다"라며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 개의 섬은 '오지의 섬'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 소거문도 둘레길. 멀리 고흥반도가 보인다.
ⓒ 양진형
그런데 세 개의 섬 중 유일하게 둘레길이 조성된 곳이 소거문도이다. 큰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2.5km의 둘레길을 돌다 보면 거문도와 초도, 손죽도, 백도 등 삼산면의 유무인도는 물론 멀리, 고흥·완도의 크고 작은 섬들과 마주할 수 있다.
둘레길에서는 흑염소 무리와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데 소거문도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염소와 인연이 있는 섬이었다. 당시 부임한 한 선생님의 제안으로, 염소를 키워 장학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소거문도는 농사가 풍요롭지 않은 데다 선착장이 부실해 어선도 몇 척이 없어서 가난한 가정이 많았다.
▲ 둘레길에서 마주한 흑염소.
ⓒ 양진형
그래서 여수로 유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선생님이 마을 주민과 상의해 중앙 언론사를 활용해 염소 구입 자금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곳저곳에서 독지가가 생겨났고, 이렇게 모은 지원금으로 염소 2마리를 구한 후 12마리로 늘려 진학을 가능하게 했다. 당시 언론에는 분교 어린이 36명 전체가 여수 중학교에 진학한 미담이 보도되기도 했다.
남쪽 몽돌해변의 비경
▲ 소거문도 북쪽 몽돌해변. 멀리 고흥 외나로도가 보인다.
ⓒ 양진형
둘레길을 탐방하고 마을로 내려와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그런데 집 대부분이 높은 담장 속에 깊숙이 틀어박혀 있다. 마을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어, 태풍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마을은 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빈집이 드문드문 있어서인지 적막이 느껴질 정도다.
폐교된 분교로 향하는데 '2018. 10. 08'이라는 글자가 시멘트 바닥에 새겨져 있다. 학교를 리모델링한 날짜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서너 칸 건물의 폐교와 운동장은 온통 잡풀로 뒤덮여 있다. 이 폐교를 리모델링하면 여행자 숙소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돌담 속에 자리한 집.
ⓒ 양진형
폐교 터에서 돌아와 마을경로당에서 1박을 한 후, 뒷날 아침 폐교 옆 계곡을 따라 남쪽 해안가로 향한다. 조릿대 숲으로 우거진 비좁은 계곡 바닥은 이끼가 낀 곳이 많아 미끄럽다. 조심스레 움직여, 200여m를 내려가자 멋진 별천지가 펼쳐진다. 소거문도 양쪽 산자락이 말발굽처럼 만들어 낸 몽돌 해안이다.
아침 해변 한가운데 평편한 바위에 앉아 바라본 수평선은 고요한 산사의 수도처처럼 느껴진다. 해변 우측 너머 끝으로는 대·소삼부도와 거문도가, 좌측 끝으로는 국가명승 7호 백도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갑자기 시가 꿈틀 다가온다.
▲ 소거문도 남쪽 몽돌해변.
ⓒ 양진형
소거문도 몽돌해변
햇빛, 동쪽 능선을 넘지 못한 이른 아침소거문도 몽돌해변은 선방(禪房) 같다
네모난 방석 바위에 앉아고요한 수평선 저 너머로봉긋 솟은 섬들을 바라본다
파수꾼 거문도는 길게 드러누웠고신비의 섬, 백도는해탈을 앞둔 노승이다
멀리 구름이 그려낸 흰 설산앞은 몽돌 사이로 스쳐온 묵직한 해조음
나는 어머니 자궁 같은이곳에 앉아하염없이 배냇짓을 하고 있다
"선착장 넓히고 마을 길 정비했으면"
▲ 해변 바위틈의 거북손.
ⓒ 양진형
소거문도는 외지 사람들은 물론 여수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그래선지 몰라도, 이주현 이장은 외부에서 찾아오는 여행객이 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거문도는 아름다운 해안 침식지형, 큰산을 활용한 암벽 등반, 둘레길 보완을 통한 난대림 탐방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많은 섬이다. 큰산 정상까지 둘레길을 연장하면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해안 침식 지형이 아름다운 소거문도.
ⓒ 양진형
현재 상수원은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데 갈수기를 대비해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 중이다. 오는 10월 말 이 담수화 시설은 완공되는데 이렇게 되면 혹한기 가뭄에도 물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마을 이장이 바라는 것은 선착장과 마을 길 개선이다. 선착장 주변은 파도가 거세어 현재의 시설로는 배를 접안해 놓을 수 없다. 따라서 쏨팽이나 농어 철이면 잠깐 배를 띄웠다가 가파른 육지로 끌어 올려놓아야 한다. 현재 배는 4척인데 관리가 어려워 더 이상 배가 늘지 않고 있다.
▲ 마을에서 선착장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다.
ⓒ 인플루언서 '설인1호기'
또한 마을 길은 비좁은 형태의 옛길 그대로여서 차량 운행이 어렵다. 그래서 길을 좀 넓혔으면 하는 것이 마을 이장의 바람이다. 이렇듯 소거문도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신산스럽지만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섬 여행지이다.
덧붙이는
▲ 남쪽 해상에서 바라본 소거문도.
ⓒ 양진형
가보지 않는 섬도 그리움이 짙어지면 가본 섬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소거문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4년 전 손죽도를 가게 되면서다. 손죽도 여객선 대합실 옆 대숲 사이로 난 둘레길을 한참 오르고 나니, 바다 너머로 하얀 화강암 암봉이 우릴게임골드몽
뚝 솟은 섬 하나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소거문도였다.
지난해 그 뒤에 있는 평도를 다녀오면서 보지 못했던 소거문도의 남쪽 모습을 접하게 됐다. 그런데 아뿔싸! 우주선 한 척이 비행을 막 시작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고 있는 듯한 형상이었다. 국내 많은 섬의 모습을 접해 봤지만 이런 모형의 섬은 처음인종목공시
지라 가보고 싶은 열정이 더욱 끓어올랐다.
▲ 스타워즈 우주선 닮은 소거문도.
평생주식동호회
ⓒ 인플루언서 '설인1호기'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에 딸린 소거문도는 면적 0.67㎢, 해안선 길이 5.1km의 작은 섬이다. 여수시에서 85.5km, 손죽도에서 1.4km 떨어져 있으면서 광도·평게임빌 주식
도와 함께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유명하다. 여수항에서 쾌속선(하멜호)으로 출발해 손죽도 도착한 후, 손죽-광도-평도-소거문도를 순회하는 섬사랑호를 갈아타고 간다. 그래서 1박 2일로 다녀와야 하는 여수 섬 중에서도 오지의 섬이다.
이 섬에는 1970년대 초반만 해도 46가구에 300여 명(초릴게임알라딘
등학생 79명)이 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농 현상과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9월 현재 23가구, 23명이 거주하고 있다. 섬 한가운데는 돌올하게 솟은 큰산(상산, 328m)은 소거문도의 시그니처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이 투구를 닮았다 하여 투구봉으로도 부른다. 마을은 해발 70m 정도의 고지대에 형성되어 있다.
▲ 손죽도에 도착한 하멜호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 양진형
산세가 비탈져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 주민들은 주업은 고구마 농사였으며, 물때에 맞춰 해안가에 내려가 돌미역과 돌김, 가사리 등 해조류를 채취해 살아갔다. 주변 바다에서는 전복, 문어, 솜팽이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해무 속에서 비행기가 충돌한 소거문도 '큰산'
▲ 일제강점기 비행기 추락 장소인 큰산.
ⓒ 양진형
소거문도 큰산 동북쪽 바위지대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수송기가 추락한 일이 있었다. 지난 9월 20~21일 방문한 마을에서 만난 할아버지(86)는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해줬다.
"내가 여섯 살 때였어. 바다 안개가 아침부터 짙게 끼더니, 해 질 녘까지 섬 전체를 부윰하게 감싸고 있었지. 그때 친구들과 골목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 위에서 '꽝!' 하는 굉음과 함께 휘발유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드는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 수송기가 그곳을 지나다가 큰산 바위와 그대로 충돌한 거야."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 4명 모두 사망한 사고였다. 할아버지는 사고가 난 지 얼마 후에 일본에서 유가족들이 와서 유해를 회수 간 것으로 기억했다.
▲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
ⓒ 양진형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사고 현장의 비행기 잔해는 섬 어린이들에게 요긴하게 쓰이기도 했다. 이주현(75) 마을 이장은 "어릴 적 친구들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주운 파편으로 엿장수의 엿과 바꿔먹은 적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사고 현장은 동백나무를 비롯한 각종 난대림이 빽빽하게 우거져 외부 탐방객은 접근할 수 없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 멧돼지들이 많이 서식하여 섬 주민들도 그곳을 찾지 않는다.
소거문도분교를 졸업한 후 육지에서 살다가 최근 고향으로 돌아온 김충호(65)씨는 "어릴 적 큰산 정상에 종종 오르곤 했는데 바위 위에서 바라본 사방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머물곤 했다"라고 전했다.
둘레길이 조성된 소거문도
▲ 손죽도에서 소거문도-평도-광도를 오가는 섬사랑호.
ⓒ 양진형
손죽도에 정박해 있다가 쾌속선이 오가는 시각에 맞춰 소거문도, 평도, 광도를 순회하는 섬사람호는 국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여객선이다. 1978년 해운항만청(해양수산부 전신) 소속 43톤급 새마을호가 운행하면서 뱃길이 열렸다. 그 후 배가 노후되자, 1999년 50톤급(선원 4명) 규모로 건조되었다. 하루 2회 운항하는데 오전에는 손죽도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손님을, 오후에는 섬에서 손죽도로 나오는 승객들을 실어 나른다.
한 섬 주민은 "현재 섬사랑호는 운항속도가 느려 쾌속선이 오가는 시간에 맞추지 못해 광도-평도-소거문도 관광객의 당일 여행이 어렵다"라며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 개의 섬은 '오지의 섬'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 소거문도 둘레길. 멀리 고흥반도가 보인다.
ⓒ 양진형
그런데 세 개의 섬 중 유일하게 둘레길이 조성된 곳이 소거문도이다. 큰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2.5km의 둘레길을 돌다 보면 거문도와 초도, 손죽도, 백도 등 삼산면의 유무인도는 물론 멀리, 고흥·완도의 크고 작은 섬들과 마주할 수 있다.
둘레길에서는 흑염소 무리와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데 소거문도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염소와 인연이 있는 섬이었다. 당시 부임한 한 선생님의 제안으로, 염소를 키워 장학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소거문도는 농사가 풍요롭지 않은 데다 선착장이 부실해 어선도 몇 척이 없어서 가난한 가정이 많았다.
▲ 둘레길에서 마주한 흑염소.
ⓒ 양진형
그래서 여수로 유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선생님이 마을 주민과 상의해 중앙 언론사를 활용해 염소 구입 자금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곳저곳에서 독지가가 생겨났고, 이렇게 모은 지원금으로 염소 2마리를 구한 후 12마리로 늘려 진학을 가능하게 했다. 당시 언론에는 분교 어린이 36명 전체가 여수 중학교에 진학한 미담이 보도되기도 했다.
남쪽 몽돌해변의 비경
▲ 소거문도 북쪽 몽돌해변. 멀리 고흥 외나로도가 보인다.
ⓒ 양진형
둘레길을 탐방하고 마을로 내려와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그런데 집 대부분이 높은 담장 속에 깊숙이 틀어박혀 있다. 마을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어, 태풍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마을은 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빈집이 드문드문 있어서인지 적막이 느껴질 정도다.
폐교된 분교로 향하는데 '2018. 10. 08'이라는 글자가 시멘트 바닥에 새겨져 있다. 학교를 리모델링한 날짜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서너 칸 건물의 폐교와 운동장은 온통 잡풀로 뒤덮여 있다. 이 폐교를 리모델링하면 여행자 숙소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돌담 속에 자리한 집.
ⓒ 양진형
폐교 터에서 돌아와 마을경로당에서 1박을 한 후, 뒷날 아침 폐교 옆 계곡을 따라 남쪽 해안가로 향한다. 조릿대 숲으로 우거진 비좁은 계곡 바닥은 이끼가 낀 곳이 많아 미끄럽다. 조심스레 움직여, 200여m를 내려가자 멋진 별천지가 펼쳐진다. 소거문도 양쪽 산자락이 말발굽처럼 만들어 낸 몽돌 해안이다.
아침 해변 한가운데 평편한 바위에 앉아 바라본 수평선은 고요한 산사의 수도처처럼 느껴진다. 해변 우측 너머 끝으로는 대·소삼부도와 거문도가, 좌측 끝으로는 국가명승 7호 백도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갑자기 시가 꿈틀 다가온다.
▲ 소거문도 남쪽 몽돌해변.
ⓒ 양진형
소거문도 몽돌해변
햇빛, 동쪽 능선을 넘지 못한 이른 아침소거문도 몽돌해변은 선방(禪房) 같다
네모난 방석 바위에 앉아고요한 수평선 저 너머로봉긋 솟은 섬들을 바라본다
파수꾼 거문도는 길게 드러누웠고신비의 섬, 백도는해탈을 앞둔 노승이다
멀리 구름이 그려낸 흰 설산앞은 몽돌 사이로 스쳐온 묵직한 해조음
나는 어머니 자궁 같은이곳에 앉아하염없이 배냇짓을 하고 있다
"선착장 넓히고 마을 길 정비했으면"
▲ 해변 바위틈의 거북손.
ⓒ 양진형
소거문도는 외지 사람들은 물론 여수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그래선지 몰라도, 이주현 이장은 외부에서 찾아오는 여행객이 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거문도는 아름다운 해안 침식지형, 큰산을 활용한 암벽 등반, 둘레길 보완을 통한 난대림 탐방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많은 섬이다. 큰산 정상까지 둘레길을 연장하면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해안 침식 지형이 아름다운 소거문도.
ⓒ 양진형
현재 상수원은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데 갈수기를 대비해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 중이다. 오는 10월 말 이 담수화 시설은 완공되는데 이렇게 되면 혹한기 가뭄에도 물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마을 이장이 바라는 것은 선착장과 마을 길 개선이다. 선착장 주변은 파도가 거세어 현재의 시설로는 배를 접안해 놓을 수 없다. 따라서 쏨팽이나 농어 철이면 잠깐 배를 띄웠다가 가파른 육지로 끌어 올려놓아야 한다. 현재 배는 4척인데 관리가 어려워 더 이상 배가 늘지 않고 있다.
▲ 마을에서 선착장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다.
ⓒ 인플루언서 '설인1호기'
또한 마을 길은 비좁은 형태의 옛길 그대로여서 차량 운행이 어렵다. 그래서 길을 좀 넓혔으면 하는 것이 마을 이장의 바람이다. 이렇듯 소거문도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신산스럽지만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섬 여행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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