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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최대한 심통난 안 흔들거리는 혜주는 연신정부는 법적으로 '기능연속성계획(COOPㆍContinuity of Operation Plan)'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COOP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어떤 사고가 발생하든 빠른 대응과 수습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에도 COOP는 무용지물이었다. 왜 훌륭한 제도를 갖추고도 재난을 막지 못하는 걸까. 박종필 기업재난관리사가 그 원인을 꼬집었다.



9ㆍ11 테러로 본사가 무너졌을 때에도 모건스탠리는 별도의 지체 없이 다음날 정상 영업을 했다.[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 사고의 후폭풍이 만만찮다. 10월 16일 기준 전대원미디어 주식
산시스템 복구율은 여태 절반을 밑돌고 있고, 대국민 행정서비스 중 상당수도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당분간은 국민이 불편을 감내해야 할 듯하다.
중요한 건 재발 방지다. 이재명 대통령도 "확고한 재발 방지"를 강조하면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비슷한 유형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져스트릴게임
. 지금 우리가 논의해야 할 건 무엇일까. 기업재난관리사 입장에서 몇가지 꼬집을 게 있다.
■ 쟁점① '3시간 이내 복구' 장담의 배경 = 이번 화재 사고 이후 대다수 언론은 2022년 10월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터졌을 때 강동석 당시 국가자원 원장이 내뱉은 "국정자원이 완전 소실돼도 3시간 이내 복구할 수 있다"는 호언을 곱씹으면서 황금성먹튀
비판을 늘어놨다.
하지만 이 비판엔 커다란 맹점이 있다. 강 원장이 무슨 근거로 '3시간 이내 복구 가능'이라는 말을 했느냐를 따져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발언은 아무 근거 없이 나온 게 아닐 것이다.
정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제25조의4ㆍ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의 재난예방조치 등)'에 따라 '기능연속성계잭팟
획(COOPㆍContinuity of Operation Plan)'이라는 걸 의무적으로 수립ㆍ운영해야 한다.
이는 중앙행정기관만의 의무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행정기관, 각종 공공기관ㆍ공공단체, 국회ㆍ법원 등 헌법기관, 심지어 일부 민간기업ㆍ단체에도 이 의무가 적용된다. 기업에선 사업연속성관리체계(BCMSㆍBusiness Conti바다이야기PC버전
nuity Management System)라는 걸 구축하고 있다.
여기서 COOP는 각종 재난이나 재해가 닥친 상황에서도 기존 업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계획을 마련해두는 거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경우, 문제를 해소하고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데까지 필요한 '복구 목표 시간(RTO)'의 설정도 포함된다. 이런 맥락에서 국정자원은 RTO를 3시간으로 설정했고, 강 원장은 여기에 기반해 '3시간 이내 복구 가능'이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 쟁점② COOP와 BCMS = 그렇다면 COOP나 BCMS 같은 지침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계기는 9ㆍ11 테러였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였던 세계무역센터는 항공기 자살 테러로 완전히 파괴됐다.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이튿날 오전 9시 "모든 서비스는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93년 2월 발생한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를 겪은 후 BCMS를 마련해놓은 덕분이었다. 모건스탠리 경영진은 계획한 대로 직원들을 '대체 근무지(Hot Site)'로 이동시켜 업무를 재개했다. 백업시스템 역시 실시간으로 가동했다. 우리나라가 COOP를 의무화(2017년 법개정)한 것도 모건스탠리의 BCMS를 벤치마킹한 결과였다.
문제는 모건스탠리와 달리 국정자원의 COOP는 왜 효과를 내지 못했느냐는 점이다. 차이점은 훈련에 있다. 모건스탠리의 BCMS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던 건 모의훈련과 내부감사를 실전처럼 수행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정자원은 COOP를 형식적으로만 운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훈련은 했을지 모르지만, 모건스탠리처럼 '실전처럼' 진행했을지는 의문이다. 좀 더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COOP를 운영하는 전담조직이 부실하거나 관련 예산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 쟁점③ 대안의 숙고 =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답은 뻔하다. 재난ㆍ재해를 예방하는 방법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경영진의 인식이다. 예방 시스템이 평소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관심과 시간,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예방 시스템에 투입하는 비용은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로 봐야 한다. 그래야 실전과 같은 훈련이 가능하고, 모건스탠리의 BCMS처럼 유효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둘째, 직원들의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내부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업무 수칙을 지키는 건 의미 없다. 예방은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야 비상시에도 예방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사진｜연합뉴스]


셋째, 국가재난안전 통합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산업ㆍ건설ㆍ소방안전 등으로 분리돼 있는 현 체계를 통합하고, 매뉴얼과 절차를 표준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소관 부처별로 제각각이면 현장은 혼란스럽고,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체계 구축은 재난ㆍ재해 예방의 기본이다.
마지막으로 당근과 채찍을 잘 활용해야 한다. 현장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면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고, 시스템이 잘 작동해서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따지고 보면, 정부가 재발 방지를 위해 뭔가 대단하게 바꿀 건 없다. 제도와 시스템은 이미 충분하다. 실행과 작동을 위한 노력이 부족할 뿐이다. 결국은 의지의 문제고, 이 의지를 효율적으로 발현시키느냐가 정부의 숙제다. 어떤 재난이든 '인재人災'가 돼선 안 된다.
박종필 기업재난관리사jpp21@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juckys@thescoop.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