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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상당수가 유럽인으로 구성된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히려 아시아 오케스트라의 면모를 살리고자 했다. 한국과 홍콩의 현대음악가 곡으로 구성한 개성 넘치는 1부가 그 의도를 잘 보여줬다.
홍콩 여가문화서비스부 주최로 열리는 ‘홍콩위크 2025@서울’의 하이라이트인 홍콩필하모닉 내한공연이 19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홍콩필 상주 지휘자이자 마카오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리오 쿠오크만이 지휘, 한국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해 두 나라의 문화교류라는 상징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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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만의 지휘봉이 공중에 첫 획을 그으면서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가 시작됐다. 진은숙의 음악세계를 단 5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이 곡은 언제나 ‘새로운 음악’을 추구한 작곡가의 의도답게 단숨에 콘서트홀에 형이상학적 세계를 구축했다.
바로 이어진 곡 역시 홍콩 현대음악 작곡가인 찰스 쾅의 ‘페스티나 렌테 질여풍, 서여림’. 지난케이티스 주식
6일 홍콩에서 세계 초연한 후 한국 초연이었다. 쾅이 직접 이 곡의 시작을 “양자 중력 이론에서 시작됐다”고 밝힌 만큼 상당히 실험적인 사운드가 울려퍼졌다.



홍콩 현대음악 작곡가인 찰스 쾅(가운데)이 19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페스티나 렌테 질여풍, 서여림’ 황금성게임
한국 초연 직후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민경 기자


과연 오케스트라도 홍콩이라는 도시처럼 개성이 넘치는구나, 생각할 무렵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연주를 위한 그랜드피아노가 세팅됐다.
닷새 전인 지난 14일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도 피아니스트 손열알라딘온라인릴게임
음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해 자연스럽게 두 연주자의 스타일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우아하고 화려한 느낌이 강조된 손열음과 달리 선우예권은 보다 힘차고 대범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익숙한 명곡이 시작되자 관객들이 좀 더 집중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다만 절정에 이르는 3악장이 시작될 무렵 홍콩필 측이 무대 연주 녹화를 바텍 주식
위해 설치한 카메라의 지지대 접합부에서 큰 소음이 나기 시작한 것은 흠으로 남았다. 더블베이스 연주자들이 머리 위에서 들리는 소음에 놀라 뒤를 돌아보는 등 명확한 해프닝이었다.
약간은 소란스러웠던 1부가 끝나고 이어진 2부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으로 가득 채웠다. 비극적 정서 위에 운명을 극복하려는 희망찬 팡파르가 더해지는 이 걸작은 홍콩필하모닉의 역량과 잘 맞았다. 특히 2악장 시작 부분에서의 호른의 독주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단숨에 귀를 사로잡았다. 오보에와 클라리넷 두 목관이 배턴을 이어받아 밝은 정서를 자아냈다가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는 등 관악 파트 연주자들이 제대로 기량을 뽐냈다.
3악장에 이르러 바이올린 군단이 이끄는 우아한 왈츠가 시작되자 궁정무도회장처럼 화사하게 분위기가 반전됐다. 4악장 피날레는 트럼펫, 트롬본 등 금관악기가 총출동해 승리의 팡파르를 울렸다. 브라스의 깔끔하고 귀에 꽂히는 소리는 쾌감을 불러 일으켰다.
비극적 운명을 밝은 희망으로 바꾸려는 차이콥스키의 의지가 담긴 교향곡 5번이 끝난 뒤에 객석에선 “브라보”가 터져나왔고 몇몇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공연 내내 역동적인 지휘로 에너지를 쏟아낸 쿠오크만은 감격한 듯 가슴에 손을 얻고 관객의 환호에 답했다.
이민경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