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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 건설 현장.(국토교통부 제공)/뉴스1 ⓒ News1


(울릉=뉴스1) 신현우 기자 = 지난 5일 밤 11시, 포항 영일만항 여객터미널을 떠난 크루즈선 '뉴씨다오펄호'가 울릉도로 향했다. 목적지는 219㎞ 떨어진 울릉군 사동항. 속도는 20노트(시속 약 37㎞).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가르며 배는 나아갔고, 동쪽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 6일 오전 6시 무렵 마침내 울릉도에 닿았다. 서울에서 포항까지의 고속철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8~9시간 만에 울릉도에 발을 디딘 셈이다.
사동항 인근에는 서울~울릉 이동 시간을 1시간대로 단축시킬 '울릉공항' 건설 현장이 있었다. 국내 최초의 도서지역 소형공항이자, 세계 최초로 케이슨 은행직원 (Caisson) 공법을 적용한 공항이다. 케이슨은 바다에 가라앉혀 항만의 방파제나 안벽으로 사용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활주로가 들어설 평지가 부족한 울릉도에선 바다를 메워 부지를 조성 중이었다. 거대한 케이슨으로 외곽을 막고, 그 안을 토사로 채워 활주로 기반을 다지는 방식이다. 현장에는 굴삭기와 대형 트럭이 끊임없이 오가며 인 와이즈론 접한 가두봉을 깎아 확보한 매립토를 옮기고 있었다. 최근엔 하루 200여 대의 장비가 투입돼 밤 12시까지 불을 밝힌 채 공사를 진행 중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 설명이다.
울릉공항의 경우 연간 강수일수가 평균 146~150일로, 작업 일수가 부족한 데다 자재 수급도 어려워 시공 난도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현기 울릉공 재형저축 가입조건 항 감리단장은 "10점이 최고 난도면 울릉공항은 그 이상이 될 것 같은데, 모든 조건이 어렵고 최고 난도의 공사"라며 "울릉공항은 국내 최초의 도서지역 공항이자 케이슨 활용해 활주로를 만든 세계 최초의 공항"이라고 강조했다.



울릉공항 현장에서 매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뉴 가지급 스1 ⓒ News1 신현우 기자


전체 공정률 68.7%·부지 매립 44.7%…케이슨 30함 투입
울릉공항은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일대에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약 8792억 원, 2020년 7월 착공해 202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시공은 DL이앤씨(375500)가 조권 맡았다. 지난 10월 말 기준 전체 공정률은 68.7%, 부지 매립은 44.7%가 진행됐다.
이번 공사에는 총 30함의 케이슨이 투입됐다. 최대 높이 27.5m, 중량 1만 6000톤 규모로 아파트 12층 3개동에 해당한다. 육상에서 제작된 케이슨은 바지선을 통해 울릉도까지 옮겨졌으며, 200년 빈도의 파고(22.6m)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에어사이드인 착륙대는 길이 1320m·폭 150m로 만들어 지며 활주로는 길이 1200m·폭 36m로 구성된다. 여객기 6대, 경비행기 4대, 헬기 2대 등이 들어설 계류장도 조성된다. 이곳은 80인승 소형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으로, 시계비행으로 활주로에 접근하게 된다.
랜드사이드에는 여객터미널, 부대건물, 주차장 등이 들어서며 한국공항공사가 사업을 담당한다. 지역상생 공항, 편리한 공항, 스마트 공항, 친환경 공항 등을 목표하고 있다.



가두봉에서 확보한 매립토를 대형 트럭이 운반하고 있다./뉴스1 ⓒ News1 신현우 기자


항공기 이탈방지 시스템 'EMAS' 설치…결항률 6~8%대로 낮춘다
울릉공항에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항공기 이탈방지 시스템'(EMAS)도 도입된다. 당초 설계에는 없던 장치로, 활주로 양쪽 끝 40m 구간에 길이 40m·폭 38m 규모로 설치될 예정이다.
경량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장치는 항공기가 이탈할 경우 바닥이 부서지며 기체를 제동시키는 구조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시공 업체를 선정하고 본격 설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향후에는 악천후나 야간에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계기비행(계기와 관제에 따라 비행하는 방식)이 가능한 항행안전시설과 등화 시스템을 구축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시계비행 기준 결항률이 약 26%지만, 진입등을 90m로 설치하면 8.27%, 900m로 확장할 경우 6.77%까지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굴삭기가 울릉공항 활주로가 될 곳의 매립토를 정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신현우 기자


"서울~울릉 1시간 시대 눈앞"…관광 인프라 확충 과제
공항 개항 후엔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비행기로 1시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숙박·교통 등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서울에서 여행 온 30대 관광객 김모 씨는 "지금까지는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국내 여행지 중 하나였는데, 공항이 생기면 훨씬 편해질 것 같다"며 "관광객이 늘어나기 전에 숙소나 식당 인프라가 더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릉군 측은 개항시기에 맞춰 인프라를 확장할 뜻을 나타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현재 가장 시급한 건 숙소와 식당 같은 인프라 문제"라며 "폐교 부지나 일반 부지를 활용해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주차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울릉공항 건설 현장.(국토교통부 제공)/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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