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미국은 인공지능(AI) 개발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심각한 전력 부족으로 인해 리더십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픈AI는 이같은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보냈다. 오픈AI는 "중국과의 '전자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연 100기가와트(GW)의 신규 발전 용량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국가 목표를 설정해야한다"라며 초고압직류송전선(HVDC) 변압기, 케이블 등에 대한 세제혜택도 촉구했다.
미·중 AI 경쟁의 이면에서 한층 치열한 '전력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은 폐쇄된 원자력발전소들을 깨워 AI 학습에 투입하고 있고, 중국은 석탄 화력발전소를 새로 짓고 이를 기저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발전원으로 삼고 있다. 풍부한 전력이 부족한 AI칩 성능까지 보완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는 판단에서다.
전력난에 멈춘 미국 데이터센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 사진=로이터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미국에서는 전력부족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가동 중단이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디지털리얼티트러스트의 'SJC37', 스택인프라스터럭처의 'SVY02A' 데이터센터는 완공된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 방치돼있다. 운영에 필요한 100메가와트(MW)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서다. 지난 1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전력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AI칩들이 재고로 쌓여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 상황이 이미 벌어지고 있던 셈이다.



미·중 전력발전량 격차. 자료=아워월드인데이터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온라인릴게임 총 전력은 4387테라와트시(TWh)로 25년 전인 1999년(3936TWh)에 비해 1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전력 생산량은 '제로 성장'했고 추가 설비를 건설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의 총 생산 전력은 같은 기간 1239TWh에서 1만72테라와트시(TWh)로 9배 릴짱릴게임 가량 늘었다. 테크 애널리스트 루이 마는 지난 8월 중국을 다녀온 뒤 "실리콘밸리에 소름 끼치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중국에서는 데이터센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는 게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이 전력 발전량을 급속도로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주도로 체계적으로 전력 인프라를 건설해온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공산당은 15차에 걸친 5개년 계획을 통해 5년에 한 번씩 목표 발전량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발전소를 건설해왔다. 2008 금융위기·2020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때마다 경제 활성화 카드로 꺼낸 것도 전력 인프라였다.
중국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화력 등 다양한 발전원을 필요에 따라 쓰는 흑묘백묘(黑猫白猫) 전략도 펼쳤다. 지난해 중국은 94.5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재개하면서 10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마 애널리스트는 "풍력·태양광 발전 등이 채울 수 없는 기저발전원으로서 화력발전소를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은 기업이 발전소와 전력망을 건설을 주도해 수요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 대응하는 데 그쳤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3년이면 투자 성과가 나는데 10년씩 걸리는 전력 인프라에 투자할 이유가 크게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전기료 지원해 칩 성능 보완
빅테크들은 전력 부족으로 인해 미국이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라고 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5일 "중국이 AI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중국은 전력이 공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중국 정부는 국가 자금이 투입된 신규 AI데이터센터에는 자국산 AI칩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칩을 사실상 퇴출시킨 것이다.
중국이 자신감을 드러낸 배경에는 풍부한 전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웨이의 첨단 AI칩 어센드910C의 연산 능력은 780테라플롭스(TFLOPS)로 엔비디아 H100(2000TFLPOS)의 40%에 불과하다. 이러한 성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화웨이는 어센드 910C을 384개 묶음 랙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H100을 72개로 묶은 엔비디아 NVL72 랙과 대등한 성능을 낸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화웨이 랙이 엔비디아 랙보다 5배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만, 이를 정부가 제공하는 값싼 전기료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중국 간쑤성·구이저우성·네이멍구 자치구 등은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산업용 전력 요금의 절반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빅테크들은 자체적으로 에너지기업과 손잡고 폐쇄된 원전들을 재가동하고 있다. 구글은 넥스트에라에너지와 함께 2020년 폐쇄된 미 아이오와주 '듀안 아놀드 에너지센터' 원전을 2029년부터 재가동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고로 영구 폐쇄된 펜실베이니아주 쓰리마일 원전을 2028년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전기 고속도로 만든 中, 미국은 50개주 '각자도생'
중국은 총 전력 생산량뿐만 아니라 발전된 전력을 전송하는 송전선 인프라에서도 미국을 앞서고 있다. 인민망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중국에 건설된 800kV 이상 초고압직류전선(HVDC)은 총 46개로 4만㎞가 넘는다. 지구를 한 바퀴 두를 수 있는 규모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초장거리로 빠르게 보낼 수 있는 송전선이다. 일반적인 교류(AC) 전선에 비해 전압이 높기 때문에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중국 남서부 충칭 바이허탄댐에서 생산된 전기를 2080㎞ 떨어진 장쑤성에 보내는 데 7밀리초(밀리초=0.007초)면 충분하다는 게 중국 당국의 설명이다.
중국이 나라 전체를 뒤덮는 전력망을 구축한 배경에는 '서전동송(西電東送)' 전략이 있었다. 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내몽골 사막지역, 수력자원이 풍부한 충칭 등의 전력을 동부 산업지역으로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서부로 옮기는 동수서산(東數西算) 전략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중국의 초고압직류송전선(HVDC) 건설 현황. 자료=아워월드인데이터






미국의 초고압직류송전선(HVDC) 건설 현황. 자료=미 에너지부


반면 미국은 워싱턴-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네바다, 몬타나-노스다코타, 몬타나-사우스다코타, 뉴욕 동부라인을 제외하면 765kV 이상의 HVDC를 찾기 힘들다. 송전선이 지나가는 모든 주에서 허가를 얻어야하는데 이 과정이 복잡하고 지역 반발도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2021년 텍사스주 대정전 사태를 초래했다. 한파로 천연가스 설비 가동이 중단되자 ERCOT이라는 독립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던 텍사스주가 다른 주에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전력망 인프라의 열위를 뒤집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규제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인공지능(AI) 행동계획'을 통해 송전선·변전소·변압기 등 인프라를 건설할 때 허가 심사를 간소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6일 미 에너지부가 인디애나·미시간·오하이오 등 5개 주에 걸친 약 8600㎞ 길이의 송전선 재구축 작업에 16억달러(약 2조3500억원) 대출을 시행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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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