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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양을 한 건 2000년이었다. 강릉아산병원 원목을 역임한 김상훈(65) 목사와 윤정희(60) 사모는 당시 아동보육시설에서 만난 자녀를 품었다.
사실 김 목사 부부는 처음부터 입양을 계획하진 않았다. 결혼 후 4번에 걸친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부부는 자녀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기도했다. 기도의 끝에서 하나님은 부부에게 “왜 너희 몸으로 난 아이만 원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의 입양’은 어느새 국내에서 보기 드문 11남매 가정으로 이어졌다.
김 목사 부부 차량유지비비교 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느덧 올해 성인이 된 아홉째 김윤(19)군까지 포함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1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목사는 입양과 가정의 의미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가정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이 되고 싶었습니다. 입양은 대단한 헌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평범한 일상입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은행개인사업자대출 조용한 사회 구성원으로 서는 것, 그게 가장 큰 기적입니다.”


입양, 하나님이 맡긴 생명







김상훈 목사와 윤정희 사모 부부. 농협직장 김 목사 제공


김 목사는 2011년부터 강릉아산병원 원목으로 섬겼다. 지난 6월 말 원목에서 물러났지만 그는 “공식 은퇴가 아닌 ‘퇴직’”이라며 “이제 하나님이 새롭게 이끄시는 길을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5년 동안 입양으로 이룬 11명의 자녀 가운데 9명은 이미 여성직장인 사회인이 됐고, 막내 둘은 중학생이다. 큰딸은 캐나다에서 유치원 교사로, 둘째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셋째는 신학과 사회복지를 복수 전공해 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이다.
김 목사는 “성공이나 직업보다 중요한 건 보통의 삶”이라며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이 가정의 따뜻함을 배우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큰 감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파산신청후 “아이들이 다 성인이 된 지금도 마음은 여전히 부모의 시작 선에 있다”며 웃었다.
입양의 출발점은 간절한 기도였다. 그렇게 시작된 입양은 그의 신앙과 목회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김 목사는 “몇 년을 ‘아이 주세요’만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왜 너희 몸으로 난 아이만 원하느냐’고 말씀하셨다”며 “국제통화기구(IMF) 외환 위기 직후, 부모 잃은 아이들이 넘쳐날 때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이들은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생명”이라며 “하나님이 나를 입양하셨듯이, 나는 그분의 청지기로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김 목사는 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빌 2:5)와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라’(고후 6:10)라는 구절을 마음에 품고 있다. 세상 기준에선 부족하지만, 하나님이 부요케 하시는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상의 평범함이 돼야”






김 목사 가정이 연탄은행 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 목사 제공


‘입양은 특별해야 한다’는 시선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입양을 ‘하나님 안의 평범한 일상’으로 정의했다.
김 목사는 “많은 가정이 입양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부모가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 여기고, 아이도 특별해야 한다고 몰아붙이면 가정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입양된 존재”라며 “아이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그걸 따뜻하게 가르쳐 주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교회 안의 편견에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 교회 안에서 ‘보육원 출신 아이들과 놀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그는 “모든 교회가 그런 건 아니다. 사랑으로 동행하는 공동체도 많다”며 “교회가 먼저 열린 품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양 자녀 외에도 김 목사는 보호 종료 이후 홀로 사회에 나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돌보고 있다. 이 사역은 현재 ‘한국기독입양선교회’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입양과 위탁, 청소년 사역을 병행할 계획이다. 따뜻한 밥 한 끼, 대화와 멘토링이 더 큰 힘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퇴직 이후 김 목사가 붙든 주제는 ‘좋은 아빠’와 ‘좋은 목사’의 재정의다. 그는 “예전엔 앞에서 다 해주는 게 좋은 아빠인 줄 알았다”며 “지금은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며 아이가 흘린 걸 하나씩 주워 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너무 ‘좋은 아빠’나 ‘좋은 목사’가 되려 하면 오히려 부담됐다”며 “결국 사람을 바꾸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입양은 제도가 아니라 관계의 시작이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물질보다 ‘정서 중심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이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겐 정서적 안정이 필요합니다. 주거나 취업보다 먼저 마음의 회복이 일어나야 해요. 아이 한 명의 멘토가 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 작은 평범함이 쌓이면, 아이들에겐 기적이 됩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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