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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정감사] 김우영 민주당 의원, 박민 전 KBS 사장 연임 실패 배경에 의혹 제기 한경천 KBS 예능본부장과 '사기 전과' 조경식 사이 출연 청탁 및 尹 대통령실 연관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KBS 박장범 사장과 박민 전 사장



박민 전 KBS 사장의 연임이 무산된 배경에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한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KH그 주택청약 금리 룹 부회장'이라며 브로커 활동을 한 조경식씨와 한경천 예능센터장, 최재혁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의 관계를 물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경천 센터장은 최재혁 전 비서관은 “업무 관계로 두 번 정도”, 조씨는 “오랜 지인의 친구여서 여의도 근처에서 한 두 번 뵌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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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경천 KBS 예능센터장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국회방송 생중계



그러자 김 의원은 “조경식씨가 한경천씨를 통해 KBS 내부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 삼성생명 대출 고 용산, 지난번 나온 윤정식(KT텔레캅 사외이사, 윤석열 전 대통령 충암고 동문)씨와 네트워킹이 되어서 완전히 언론농단, 국정농단 브로커 역할을 했다. KBS에서 심부름 역할 한 사람이 한경천”이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김 의원은 조씨가 박민 전 사장을 언급한 육성 녹취 영상을 공개했다. 조씨가 “박민이가 청문회에서 나 표고버섯 가서 말 한마디 잘못하는 바람에 연속으로 지금 자리를 차고 갈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박장범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다. 이어 “지금 KBS 센터장 한경천이라고 있다. 현직 센터장이다. 얘가 이제 또 중간 심부름을 제가 시켜서 많이 했고 그 다음에 당시 KBS 사장이 박민이었다”라는 녹취도 공개했다.
박민 전 사장의 '말 한 마디'는 산림조합 지난해 8월28일 국회 과방위의 결산 회의 당시 황정아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이라고 김 의원은 추정했다. 황 의원이 “누가 명품백을 사장님 표현처럼 '놓고 갔다', 그럼 어떻게 하겠나”라고 묻자, “돌려주겠죠”라고 말한 일이다.



▲2025년 10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조경식씨 녹취 영상 일부. 사진=국회방송 생중계 갈무리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박장범 사장은' 조그마한 파우치'로 프레임을 전환시킨 것에 반해 (박민 전 사장은) '부인이 받았다면 돌려주겠죠'라고 한다. 저게 박민 연임설을 순간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라 주장하면서 “파우치의 나비효과가 이렇게 세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은 한 센터장이 조씨로부터 사진을 받은 뒤 “MBC 아나운서국장 출신이죠 저도 몇 번 만났습니다. 정○ 행정관이랑 같이 움직이곤 하더라구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조씨가 “ㅇㅋ 7월 5일 박민 사장하고 저녁 하라 했어”라고 답한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KBS 사장 선출 과정에 윤 정부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됐고 내정자가 도중에 바뀌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지난해 11월 박장범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제기됐다. 참고인인 안양봉 KBS 기자가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면접심사 당일 이영일 KBS 노사협력주간으로부터 '(면접일) 전날 박민 사장한테 용산에서 교체된다는 통보를 했고, 박민 사장이 퇴근해서 핵심 참모들과 함께 저녁 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더라'고 얘기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주간은 이를 부인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KBS 사장 선임 과정에 용산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게 됐다.



▲박장범 KBS 사장이 지난해 윤석열 당시 대통령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았다고 알려진 명품백을 파우치라고 축소해 질문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한경천 예능센터장, KBS 방송 사유화 의혹도

이날 한경천 센터장이 조경식씨로부터 방송 출연 청탁을 받은 정황도 제시됐다. 한 센터장이 “가요무대 ○일 녹화 방청석 30명 ○○ 팬클럽 로얄석 배정”(2024년 6월3일) “○○ 가요무대 녹화로 정리해놓았습니다”(2024년8월1일) 등의 메시지를 보낸 기록이다. 조씨가 “○이도 한 번 도와주셨으면 하네!”(2024년 8월6일)라고 하거나, 한 센터장이 “올림픽 특수로 ○○담주 뮤뱅 1회 더 출연하는 걸로 했다”(2024년 8월9일)고 보낸 내용도 있다. 같은 해 9월4일엔 조씨가 한 센터장에게 잘 부탁한다며 한 가수의 연락처를 보낸 기록 등도 공개됐다.
이를 본 박장범 사장은 “자료를 주신다면 저희가 조사해보겠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 센터장이 조씨로부터 투자 사기를 당한 정황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관련해 한 센터장은 “(조씨가 출연을 요청한 이들이) 부당하게 출연을 했거나 한 건 아니고, 줬던 돈을 돌려받겠다는 의지가 없었던 건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통상적으로 저 정도 출연에 대해서 또 친한 선배이기 때문에 부끄럽게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재혁 비서관은 조경식씨 때문에 만난 게 아니고 전략실장 통해서 프로그램 관련된 얘기를 하려고 만난 거고, 조경식씨가 어레인지(주선)해서 만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025년 10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조경식씨 녹취 영상 일부. 사진=국회방송 생중계 갈무리



김 의원은 이후 관련 자료를 배포하면서 “KBS 주요 임직원은 외부 청탁을 받아서는 안 된다” 며 감사실에 즉각적인 조사·문책 착수를 요구했다. 또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무너진다면 언론의 신뢰도는 회복할 수 없다”며 “박장범 사장은 인사 경위와 외부 개입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