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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에 ‘천마총 금관 모형’ 선물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새로 단독주택 가격 운 시대를 열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만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25%→15%)와 3500억달러 대미(對美) 투자펀드 구성 방식 등 관세 협상 세부내용에 최종 합의 서울시소상공 했다. 두 정상은 한국 정부의 국방비 증액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안보 분야 의제도 논의하고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후 2시39분부터 87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별도의 공동 합의문은 도출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지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연봉 7월 말 잠정 타결 이후 교착 상태에 있던 관세 협상 세부내용에 합의했다. 핵심 쟁점이던 3500억달러 대미펀드는 2000억달러는 현금 직접투자, 나머지 1500억달러는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했다. 직접 지분투자가 이뤄지는 2000억달러는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 나눠 투자하기로 했다. 김용범 대 중대형아파트 통령실 정책실장은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근거를 마련했다”며 “양해각서(MOU) 문안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했다.
관세 협상 타결 최대 걸림돌이던 대미펀드 쟁점에 합의를 보면서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되던 관세(25%)는 15%로 낮아진다. 정부가 미국과 최종 서명된 MOU를 바탕으로 법안을 제출하는 해당 월(月) 1일부터 소급해 이 같은 관세 인하가 적용된다. 의약품·목재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고, 항공기 부품과 제네릭(복제) 의약품 등은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추진)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한반도 해역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국방비 인상 요구를 수용하되, 궁극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통해 자체 방어능력을 고도화하려는 의도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현존하는 신라 금관 중 가장 크고 화려한 ‘천마총 금관’ 모형도 제작해 선물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와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김범준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9/ked/20251029205339438xhbt.jpg" data-org-width="1200" dmcf-mid="pnZgM1cnS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9/ked/20251029205339438xhbt.jpg" width="658">

< 마주 앉은 한·미 정상>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와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김범준 기자


"외환시장 충격 최소화 … 대미투자 MOU에 상업적 합리성 보장"엄브렐라 SPC로 리스크 줄이고…돈 되는 프로젝트 골라서 추진
한국이 대미 투자펀드를 현금 2000억 달러와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펀드로 분할하자는 제안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1차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미국의 전액 현금 요구에 대해 연 70억 달러, 총 700억 달러를 주장했던 당초 정부 제시안보다 다소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고 다양한 상업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의 충격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과 유사, 그러나 현금 비중 낮췄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쟁점이었던 대미 금융투자 3500억 달러의 구성과 관련해 “현금 투자는 2000억 달러, 조선업 협력기금을 1500억 달러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2000억 달러(현금 투자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투자 분야를 설정하면 자금을 집행하는 ‘캐피털 콜’ 방식, 민간 기업 대신 정부가 조달하는 구조, ‘원리금 상환 전 5대 5·상환 후 미국 9 대 한국 1’의 수익 배분 조건 등에서 일본이 앞서 미국과 합의한 구조와 유사한 면이 크다.
다만 현금 규모를 당초 350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로 낮춘 게 특징이다. 일본은 앞서 5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전액 현금’으로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연간 투자 상한액을 (한국의)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200억 달러로 설정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200억 달러의 투자가 단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대미 투자사업의 진척 정도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미국 재무부 및 상무부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한국 외환시장의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투자펀드)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근거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업적 합리성도 보장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성과 함께 강조하던 대미 투자펀드의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그는 “조만간 체결할 투자 양해각서(MOU)에 상업적으로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할 수 있다는 문구를 명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위원회가 투자금을 충분히 환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현금흐름이 보장되는 프로젝트에만 투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맡고, 한국 측은 투자협의위원장을 맡는다는 설명이다. 수익 배분은 일본과 같으나, 20년 이내 한국이 ‘원리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면 배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MOU에 명시했고, 미국이 ‘일방적 투자’를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MOU 문구의 첫 번째가 ‘사업 자체가 양호한 사업으로 설정돼야 한다’는 데 주안점을 뒀고, 양국이 협의해 수익 배분 비율을 고치는 조항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간 200억 달러의 조달 방안에 대해 김 실장은 “외화자산의 운용 수익을 활용하고, 시장에서 정부 보증채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펀드는 ‘엄브렐라(우산형)’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개별 펀드나 자산관리 단위를 하나의 법인 아래 별도 회계 및 운영 단위로 구분하는 모자(母子)펀드 구조다. 이 경우 자펀드의 자산·부채·수익이 서로 분리돼, 한 곳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손실이 전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부는 대미 투자펀드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젝트 수행 시 가급적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매니저를 채용하자는 데에도 미국과 합의를 이뤘다.
경주 = 한재영/김대훈/정상원 기자 jyhan@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