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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 축의금을 받은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형사 고발까지 검토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피감기관 관계자들 다수가 축의금을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직자 이해충돌 및 뇌물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최 위원장은 직무 연관성이 있는 인사들로부터 받은 축의금은 돌려주겠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의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과연 최 위원장의 행위는 불법일까.

①100만 원 축의금, 청탁금지법 위반? "위반 소지 있다" 개인회생신청절차
먼저 최 위원장의 축의금 논란을 두고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다. 김영란법은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1회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교·의례 등 목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경조사비 역시 5만 원이 한도다. 무직자 저축은행 다만 축의금과 조의금을 대신하는 화환 조화는 10만 원으로 한도를 정해놨다. 이 기준은 정무직 공무원인 국회의원도 물론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최 위원장의 휴대폰 화면을 보면 한 이동통신사 대표는 100만 원, 종합편성채널 관계자 2명은 30만 원 등을 보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축의를 명목으로 씨티 프레스티지 카드 하지만 포괄적으로 '잘 봐달라'는 취지기 때문에 엄격히 적용하면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회 통념상 5만 원 이상 축의금을 서로 용인해 왔단 점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더욱이 청탁금지법 시행 전엔 암묵적인 '현금 수금'이 빈번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치권에선 "축의금만으로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 우리캐피탈 대출 야기까지 돌았다고 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020년 인사청문회 당시 "2014년과 2015년에 두 자녀의 결혼식 축의금이 각각 1억5,000만 원 정도 들어왔다"고 했을 정도다.
김재련 변호사는 "딸이 아니라 최 의원을 고려해서 축의를 했다고 볼 여지가 있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라며 "다만 법적 문제 보다도 최 의원 소상공창업박람회 이 보이는 공직자로서의 모습이 본질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②뇌물죄 성립하려면? "직접적 대가 관계 있어야"
일각에선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뇌물죄는 청탁금지법과 달리 대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최 위원장의 경우,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직접적인 대가 관계를 요구했는지가 관건이다. 가령 국정감사 증인에서 빼달라는 등 부탁을 한 정황이 있다면 확실하게 뇌물죄가 성립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없어 뇌물죄로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친분 관계가 없는 피감기관이 축의금을 보낸 데는 '잠재적 대가성'이 있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와 위법 여부를 다퉈봐야 한다.
만일 청첩장을 직접 보냈다면 문제는 커진다. 2013년 대법원은 공무원이 점검 대상 업체 관계자들에게 청첩장을 보내 5만~30만 원 사이의 축의금을 받은 것을 뇌물수수로 판단한 바 있다. 계좌번호와 "마음 전하실 곳"이 적힌 청첩장을 받으면 직무 관련자들은 금품을 요구하는 것으로 느낄 것이고, 사실상 금품 요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 위원장 측은 "기업이나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야당에선 계좌번호와 심지어 카드 결제 기능까지 넣은 청첩장이 공공연하게 돌았던 만큼 피감기관 입장에선 광범위한 압박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③축의금 돌려주면 문제 없나? "돌려줘도 뇌물죄 따져볼 수 있어"
최 위원장은 "기준을 넘은 축의금을 모두 반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감기관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돌려주더라도 문제가 될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받고 나서 되돌려주는 건 양형 사유가 될 수 있지만 범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했다. 돌려주더라도 뇌물죄 적용 여부는 다퉈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일부 정치인들은 '축의금 거절'을 선언하기도 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015년 딸 결혼식 청첩장을 아예 돌리지 않았고, 지난해 결혼한 김근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아예 식을 생략했다. 민주당 초선 A의원은 11월 초 국회 사랑재에서 자녀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지만,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를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정당이 나서서 공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2014년 김한길 대표 주도로 '국회의원 특권방지법'을 추진하며 "국회의원의 경우 5만 원 이상의 축의금 및 부의금 등 경조금품을 주고받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19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무산됐다. 김영호 의원도 2022년 선출직 공직자들이 경조사 시 유권자인 지역구민으로부터 경조사비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축의금 문화는 못 살던 시절에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들이 축의금을 받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적합한 태도와 자세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