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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길산 시인


뜨겁게 타오르는 시절이 있다. 지나고 보면 그 뜨거움 때문에 상처가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자신도 상처받고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는, 단면만 보이는 때가 있다. 사랑의 온도, 언어의 온도, 물의 온도, 기후의 온도는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 서로의 온도 차이로 상처입는다. 특히 언어의 온도 차이로 입는 상처가 크다. 남녀의 언어의 온도 차가 다르고 지방마다 쓰는 말씨에 따라서 온도 차가 크다. 물론 말만 부드럽다고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불같이 성질을 냈을 때, 주장이 지나치게 강할 때, 억지로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했을 때 문제가 생긴다.
미지근함의 미학을 동길산 시인의 시 '나는'을 통해 엿실시간주식
본다. 미지근하다는 것은 열정이 없음이 아니라 열정이 절정을 지나, 기다리고 인내한 시간을 보낸 후에 오는 것이다. 내 성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상대를 배려함이다. 미지근함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수행 뒤에 오는 것이다.
상대를 배려할 때 '알고도 모르는 척'하기도 한다. 그것도 쉽지 않다. 곧이곧대로 따지는 원칙을 지태광산업 주식
나, 조금은 원칙 안에서 부드럽게 마무리할 수도 있다. 이것이 미지근함이 아닐까? '찬물에 섞어 미지근하게 해서는 버린다'는 공양간 스님의 지혜가 아닐까. 모든 미물의 생명을 아끼는 큰 뜻이다.
불같이 성질을 낸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어리석다는 뜻이다.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다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노해야 할 때 상품권릴게임
분노하는, 정당한 분노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불쑥불쑥 올라오는 화를 말한다. 자기의 성질을 다스리지 못해서 타인에게 분노의 화살을 많이 쏠 수 있다.
이 성질은 기질인가? 불같이 화를 내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잘 안 된다. 미물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뜨거운 물을 '찬물에 섞어 미지근하게' 하듯이 우리도 릴게임판매
불같은 성질을 미지근하게 하기 위해서 찬물을 섞어야 한다. 각자에게 맞는 찬물을 섞는 여러 가지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동길산 시인의 '나는'에서 시적 화자는 좀 더 성숙해지고 싶어서 '얼마나 더 멀리 가야 미지근해지나'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숙고(熟考)한다. 미지근함의 미학이 중용(中庸)이 아닐까. 너무 뜨거울 때는 찬물을 섞어서 버려야 황금성동영상
미물들이 해를 입지 않듯이 우리도 미지근함의 미학을 가질 때 우리가 사는 곳이 화엄의 세계가 열리지 않을까.
동길산 시인 프로필
1989년 무크지 <지평> 등단.
시집 <거기> 외.
2020년 김민부문학상
나는
  TV 보다가 안 건데  공양간 스님은 뜨거운 물을 그냥 버리지 않는다  찬물에 섞어 미지근하게 해서는 버린다  애꿎은 해를 입을 미물이 있을까 해서다  끓는 채로 버린 물이 미지근해지기까지  또는 강이나 바다에 닿기까지  멋모르고 다가왔다가 해를 입은 것들  해를 입을 뻔하고는 다시는 다가오지 않는 것들  방금 막 불같은 성질을 낸 나는  얼마나 더 지나야 미지근해지나  오래된 전화번호부 수첩을 펴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소식 끊긴 이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던 이들  강을 향해 바다를 향해  얼마나 더 멀리 가야 미지근해지나  나는
-동길산 시인의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