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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다른 현정이의 현정이 적으로 굉장히 자네가[박순우 기자]
▲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 단요 지음, 창비 출판
ⓒ 창비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언급하면 마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처럼 뼈아프게 느껴진다. 문제가 많다는 릴박스 건 모두 아는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교육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누차 보여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잘 모르면서 살짝이라도 건드리면 수험생과 보호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분노한다. 제발 건드리지 말라며.
최근 EBS에서는 다큐프라임 <공부 불안> 3부작 릴게임5만 을 방영하고 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불안해지는 아이들의 심리를 들여다 보기 위해 비학군지에서 학군지로 넘어온 아이의 상황을 들여다 보고, 지역 일반고에서 전교 1등을 하면서도 수능 등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실상을 알아본다.
방송을 보면 볼수록 답답함이 배가됐다. 특히 2부에서는 지역 간의 격차만 강조할 뿐, 수능이 점점 고난 릴게임사이트추천 도의 기술 시험으로 변하면서 사교육이 필수가 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없었다. 교육 전반에 대해 대충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운데, 정보가 부족한 학생이나 보호자라면 당장 짐을 싸서 대치동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법한 내용이었다.
방송에 대해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내가 교육 전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는지 사이다릴게임 의구심이 들었다. 수능뿐만 아니라 교육 전반에 대한 상황과 실태, 문제점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 자료를 찾아보다 한 책을 만났다. 바로 문호진·단요의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2024년 6월 출간)이다.
의사와 소설가가 쓴 교육 서적
이 책의 저자는 각각 의사와 소설가이지만, 한때 사교육에 직접 몸 담은 바다이야기무료 적이 있다는 공통 이력을 갖고 있다. 최전선에서 바라보며 가진 문제 인식이 이 책을 집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책은 꼼꼼히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짚는다. 수능이 반교육적 시험이 된 과정을 되돌아 보고, 수험생 커뮤니티와 사교육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공진화했는지를 보여준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기는커녕 아이들을 옥죄고 있는 현실과 본분을 잃고 자율성에 기대 순위에만 매달리는 대학의 이기심을 고발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데이터와 인터뷰를 증거로 제시한다. 실제 수능 문제를 통해 깊은 의미와 총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단어와 단어가 맺는 관계만 피상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반교육적 실체를 보여준다. 이를 저자는 퍼즐식 사고라 명명한다. 목적 없는 추리, 형식만 존재하는 추리라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빨리 답을 찾아내는 방법에만 골몰하게 돼 시험이 끝나면 지금까지 노력한 공부는 쓸모없어진다.
2000년대 초반 수험생 커뮤니티가 등장하면서 수익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발발한 수능 콘텐츠화에 대해서도 낱낱이 해부한다. 수능이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한 퍼즐 맞추기 게임처럼 변모하면서 사교육은 더 많은 모의 문제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N수생들은 문제를 출제하는 동시에 소비하는 노동자이자 수험생으로서 소모 당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선망하던 인기 강사 밑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오랜 수험 생활로 구멍 난 자존감을 메운다.
인강의 등장으로 지역 격차가 해소될 거라 믿었지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아이들이 훨씬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 책은 실제 수능 결과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또한 인강으로 지역의 수능 전문학원이 몰락하고 내신학원만 남은 현실 또한 비춘다. 지역에서 정보력이 빠르고 경제력이 되는 일부 수험생들만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대치동 학원 강의를 찾아 듣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무너진 건 수능만이 아니다. 내신 등급을 올리고 남다른 활동기록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시간을 쪼개 이해할 수 없는 논문을 뒤지고, 아무도 듣지 않는 발표를 준비한다. 세부적인 지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니 입시만을 위한 무의미한 활동으로 전락한다. 교사들은 모든 아이들의 생활기록부에 최선을 다할 수 없으니, 지역 일반고일수록 대학 간판을 따낼 수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만 몰아주는 방식으로 생기부를 작성한다.
서열과 등급 커트라인에 목을 매는 대학은 입시전형 파편화로 '3년 예고제'를 유명무실화한다. 슬금슬금 수능 최저 등급을 높여 수시로 합격해도 정시에 철저히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또 경쟁 대학과 눈치 싸움을 벌이느라 임박한 시점이 되어서야 뒤틀린 반영식을 기습적으로 발표한다. 이런 대학의 변칙에 일일이 대처할 수 없는 수험생과 보호자는 결국 사교육의 힘을 빌리게 된다.
500쪽에 달하는 책을 정독하며 순간순간 많은 반성을 했다. 내가 그동안 알았던 교육은 얼마나 일부에 불과했던가. 분야별로 입장별로 전혀 다른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있다는 걸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교육시장이 산업화, 고도화, 콘텐츠화 되어 있다는 걸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교육의 실체가 얼마나 작은가를 통감한다.
진보는 반성과 인정에서 시작된다
교육 문제를 들여다보며 한국 사회가 지닌 대다수의 문제가 그 속에 포함돼 있음을 발견한다.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선망의 대상을 따라 소모적인 존재로 전락한 이들과 그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능 콘텐츠 시장이 공고히 형성된 모습은, 하청의 하청을 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 그리고 노동자를 도구로만 취급하는 기업의 모습과 흡사하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라 해도 집값 등 물리적인 격차가 결국 실질적인 삶의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잔혹한 수도권, 비수도권의 운명을 목격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아이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부정하게 되고, 운 좋게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지역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수도권의 사람으로 살아간다. 일자리와 높은 임금을 따라 지역의 아이들 또한 서울로 발길을 돌리고 만다.
가장 가슴이 아픈 건 이런 입시를 통과하며 아이들이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중요시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점이다. 우직하게 원리 위주의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게임처럼 최적의 공략법을 익힌 아이들을 따라가기 어렵다. '찍기 특강'을 들으며 도박처럼 잘 찍는 수를 배운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과 공동체의 정의를 고민하는 데 자신의 시간을 할애할까.
"결국 교육에 대한 기준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현실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력적인 구호와 그럴듯한 해외 연구를 따라가는 대신, 한국의 여건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피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하지요. 그 현상과 의견 밑에서 작동하고 있는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고요.
이는 '한순간에, 손쉽게' 끝마칠 일이 아니거니와, 더 나아가 '끝마칠' 일조차 아닙니다. 새 시대에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한 만큼, 교육철학을 정립하고 그 기준을 통해 지금의 제도를 감시하는 작업은 언제나 새롭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국민의 역할이 크게 작용합니다. 평가원뿐만 아니라 교육부도 결국은 공무원 조직이므로 외적인 동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과단성을 보이지 못합니다. 외적인 동력이란 무엇일까요. 정치권의 의지입니다. 정치권의 의지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국민의 첨예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나옵니다. '우리 가족 대입만 잘 넘기면 입시 고민은 끝난다'는 마음가짐이나 '다른 나라는 이런다던데 우리나라는 이게 뭐냐'는 시선 이상이, 한국이라는 조건을 직시하고 거기에 기반한 공동체의 지속을 염려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 116~117쪽
이십여 년 전 수능을 치른 이후 교육 문제에 등을 돌렸던 스스로를 반성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도 교육의 진짜 문제에 접근하지 않은 불찰을 인정한다. 진보는 반성과 인정에서부터 시작한다. 교육 문제는 집값, 지역 격차, 빈부 격차, 저출산, 극우의 확산 등 우리 사회의 곪은 문제들의 총체와 같다. 이를 외면하고 다른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
덮어놓고 고칠 수 없다며 부정만 하거나 단기 처방으로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작은 것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어른행세가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려면 말이다. 데이터를 들여다 보고, 실제 관계자들의 면면을 살펴 보며, 당사자들이 끈질기게 고민하고 논의해야만 지독한 교육 문제가 아주 조금이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과 국회 교육위원들부터 이 책을 정독하기 바란다. 당장 우리 아이들이 죽어간다.
《 group 》 그럭저럭 어른 행세 : https://omn.kr/group/2025_adult
쩨쩨하고 궁핍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덧붙이는
▲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 단요 지음, 창비 출판
ⓒ 창비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언급하면 마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처럼 뼈아프게 느껴진다. 문제가 많다는 릴박스 건 모두 아는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건드려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교육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누차 보여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잘 모르면서 살짝이라도 건드리면 수험생과 보호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분노한다. 제발 건드리지 말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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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보면 볼수록 답답함이 배가됐다. 특히 2부에서는 지역 간의 격차만 강조할 뿐, 수능이 점점 고난 릴게임사이트추천 도의 기술 시험으로 변하면서 사교육이 필수가 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없었다. 교육 전반에 대해 대충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운데, 정보가 부족한 학생이나 보호자라면 당장 짐을 싸서 대치동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법한 내용이었다.
방송에 대해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내가 교육 전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는지 사이다릴게임 의구심이 들었다. 수능뿐만 아니라 교육 전반에 대한 상황과 실태, 문제점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 자료를 찾아보다 한 책을 만났다. 바로 문호진·단요의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2024년 6월 출간)이다.
의사와 소설가가 쓴 교육 서적
이 책의 저자는 각각 의사와 소설가이지만, 한때 사교육에 직접 몸 담은 바다이야기무료 적이 있다는 공통 이력을 갖고 있다. 최전선에서 바라보며 가진 문제 인식이 이 책을 집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책은 꼼꼼히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짚는다. 수능이 반교육적 시험이 된 과정을 되돌아 보고, 수험생 커뮤니티와 사교육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공진화했는지를 보여준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기는커녕 아이들을 옥죄고 있는 현실과 본분을 잃고 자율성에 기대 순위에만 매달리는 대학의 이기심을 고발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데이터와 인터뷰를 증거로 제시한다. 실제 수능 문제를 통해 깊은 의미와 총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단어와 단어가 맺는 관계만 피상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반교육적 실체를 보여준다. 이를 저자는 퍼즐식 사고라 명명한다. 목적 없는 추리, 형식만 존재하는 추리라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빨리 답을 찾아내는 방법에만 골몰하게 돼 시험이 끝나면 지금까지 노력한 공부는 쓸모없어진다.
2000년대 초반 수험생 커뮤니티가 등장하면서 수익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발발한 수능 콘텐츠화에 대해서도 낱낱이 해부한다. 수능이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한 퍼즐 맞추기 게임처럼 변모하면서 사교육은 더 많은 모의 문제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N수생들은 문제를 출제하는 동시에 소비하는 노동자이자 수험생으로서 소모 당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선망하던 인기 강사 밑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오랜 수험 생활로 구멍 난 자존감을 메운다.
인강의 등장으로 지역 격차가 해소될 거라 믿었지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아이들이 훨씬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 책은 실제 수능 결과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다. 또한 인강으로 지역의 수능 전문학원이 몰락하고 내신학원만 남은 현실 또한 비춘다. 지역에서 정보력이 빠르고 경제력이 되는 일부 수험생들만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대치동 학원 강의를 찾아 듣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무너진 건 수능만이 아니다. 내신 등급을 올리고 남다른 활동기록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시간을 쪼개 이해할 수 없는 논문을 뒤지고, 아무도 듣지 않는 발표를 준비한다. 세부적인 지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니 입시만을 위한 무의미한 활동으로 전락한다. 교사들은 모든 아이들의 생활기록부에 최선을 다할 수 없으니, 지역 일반고일수록 대학 간판을 따낼 수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만 몰아주는 방식으로 생기부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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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쪽에 달하는 책을 정독하며 순간순간 많은 반성을 했다. 내가 그동안 알았던 교육은 얼마나 일부에 불과했던가. 분야별로 입장별로 전혀 다른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있다는 걸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교육시장이 산업화, 고도화, 콘텐츠화 되어 있다는 걸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교육의 실체가 얼마나 작은가를 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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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라 해도 집값 등 물리적인 격차가 결국 실질적인 삶의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잔혹한 수도권, 비수도권의 운명을 목격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아이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부정하게 되고, 운 좋게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지역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수도권의 사람으로 살아간다. 일자리와 높은 임금을 따라 지역의 아이들 또한 서울로 발길을 돌리고 만다.
가장 가슴이 아픈 건 이런 입시를 통과하며 아이들이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중요시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점이다. 우직하게 원리 위주의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게임처럼 최적의 공략법을 익힌 아이들을 따라가기 어렵다. '찍기 특강'을 들으며 도박처럼 잘 찍는 수를 배운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과 공동체의 정의를 고민하는 데 자신의 시간을 할애할까.
"결국 교육에 대한 기준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현실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력적인 구호와 그럴듯한 해외 연구를 따라가는 대신, 한국의 여건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피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하지요. 그 현상과 의견 밑에서 작동하고 있는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고요.
이는 '한순간에, 손쉽게' 끝마칠 일이 아니거니와, 더 나아가 '끝마칠' 일조차 아닙니다. 새 시대에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한 만큼, 교육철학을 정립하고 그 기준을 통해 지금의 제도를 감시하는 작업은 언제나 새롭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국민의 역할이 크게 작용합니다. 평가원뿐만 아니라 교육부도 결국은 공무원 조직이므로 외적인 동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과단성을 보이지 못합니다. 외적인 동력이란 무엇일까요. 정치권의 의지입니다. 정치권의 의지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국민의 첨예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나옵니다. '우리 가족 대입만 잘 넘기면 입시 고민은 끝난다'는 마음가짐이나 '다른 나라는 이런다던데 우리나라는 이게 뭐냐'는 시선 이상이, 한국이라는 조건을 직시하고 거기에 기반한 공동체의 지속을 염려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 116~117쪽
이십여 년 전 수능을 치른 이후 교육 문제에 등을 돌렸던 스스로를 반성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도 교육의 진짜 문제에 접근하지 않은 불찰을 인정한다. 진보는 반성과 인정에서부터 시작한다. 교육 문제는 집값, 지역 격차, 빈부 격차, 저출산, 극우의 확산 등 우리 사회의 곪은 문제들의 총체와 같다. 이를 외면하고 다른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까.
덮어놓고 고칠 수 없다며 부정만 하거나 단기 처방으로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작은 것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어른행세가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려면 말이다. 데이터를 들여다 보고, 실제 관계자들의 면면을 살펴 보며, 당사자들이 끈질기게 고민하고 논의해야만 지독한 교육 문제가 아주 조금이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과 국회 교육위원들부터 이 책을 정독하기 바란다. 당장 우리 아이들이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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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하고 궁핍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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