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연산군 셰프로 살아남기’. 네이버웹툰 제공


추석 연휴 기간, 그동안 놓친 화제의 드라마를 몰아 볼 생각이라면, 원작을 함께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최근 방송가를 달군 인기작 상당수가 웹툰이나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드라마 한편으로 불을 지핀 뒤 원작으로 감정을 복기하거나, 반대로 원작을 먼저 읽고 안방극장에서 변주된 서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휴의 긴 밤, 스크린과 스크롤 사이를 오가는 여정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지난 9월28일 종영한 ‘폭군의 셰프’(tvN) 원작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네이버웹툰)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셰프가 조선으로 시간 여행을 와 실효금리 연산군의 수라상을 차리게 되는 이야기로, “맛없으면 사형”이라는 설정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7.1%(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부문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9월부터는 웹툰으로 연재가 시작돼 별점 9.8을 기록 중이며, 원작 웹소설은 301화 완결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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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카카오웹툰 제공


‘파인’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된 윤태호 작가의 대표작이다. 부동산 개발 등 고도성장이 막 시작되면서 발 빠른 이들이 돈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하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전남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둘러싼 욕망의 군상을 그 아비바생명 렸다. 이를 원작으로 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은 공개 직후 이 채널의 한국 티브이(TV)쇼 부문 1위에 올랐고, 일본과 대만에서도 톱3에 진입했다. 원작은 누적 조회수 1억회를 넘겼다. 드라마에서 확인한 시대의 공기를 웹툰으로 되짚는 독서법이 추천된다.



햇살론 대환대출 자격‘아이 쇼핑’. 카카오웹툰 제공


‘아이쇼핑’(카카오웹툰)은 아이를 환불하는 잔혹한 시스템을 그린 사회파 스릴러다. 누적 조회수 5200만회를 기록했으며, 이엔에이(ENA)와 티빙을 통해 드라마로 제작돼 사회적 파장을 키웠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는 드라마 방영에 맞춰 후일담 외전이 공개 스마트폰 개통취소 됐다. 원작의 급소를 찌른 설정은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들에게 강한 문제의식을 남겼다.



‘여신강림’. 네이버웹툰 제공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여신강림’(네이버웹툰)도 빼놓을 수 없다. 화장으로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낸 주경의 이야기는 문가영 주연의 티브이엔(tvN) 드라마와 일본 실사 영화로 제작돼 흥행했다. 지난해에는 ‘크런치롤’을 통해 애니메이션 시즌1이 공개됐고, 시즌2가 내년 2월 북미 방영을 확정했다. 원작은 이미 완결됐으며 글로벌 누적 조회수 64억회를 넘겼다.



‘나 혼자만 레벨업’ 웹소설(왼쪽)과 웹툰. 카카오웹툰 제공


카카오웹툰의 ‘나 혼자만 레벨업’은 아이피(IP) 확장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시즌1·2는 일본 에이원픽처스가 제작해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어워즈 2025’에서 9관왕에 올랐고, 넷마블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글로벌 174개국 출시 이후 6천만명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드라마는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이 확정됐으며 인기 배우 변우석이 캐스팅됐다. ‘인류 최약병기’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위험한 ‘헌터’로 일하는 진우가 던전 레이드에 참가해 점차 실력을 쌓아가며 살아남는 이야기다. 웹소설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며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케이(K)웹툰’의 상징적 사례다.



‘원’. 카카오웹툰 제공


학원 액션물 ‘원’(ONE·카카오웹툰)은 드라마와 웹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원작은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고 누적 조회수 6600만회를 기록했으며, 지난 5월 이정하 주연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원(ONE): 하이스쿨 히어로즈’로 영상화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겉으로는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심리적 억압에 눌린 주인공 김의겸의 불안정한 심리와 폭력의 전염성을 다룬 묘사가 드라마의 액션으로 옮겨지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유부녀 킬러’. 카카오웹툰 제공


‘유부녀 킬러’(카카오웹툰)는 아직 방영 전이지만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낮에는 킬러, 밤에는 엄마로 살아가는 주인공 보나의 이야기는 연재 시작 이후 누적 조회수 1억8천만회를 넘겼고, 공효진이 주인공으로 물망에 오르며 드라마 제작이 확정돼 내년 상반기 공개가 목표다. 원작에서 이미 높은 몰입도를 보인 만큼, 드라마 방영이 시작되면 다시 한번 뜨거운 화제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