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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출범 17년 만에 간판을 떼게 됐다.
새정부 출범 후 첫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이전 정부에서 파행에 파행을 거듭해왔던 방통위가 폐지되고, 신설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그 역할을 대신할 전망이다. 관련 정부조직 개편 법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과 은행주택대출금리 방위를 거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을 오는 25일 법사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의결할 계획이다.
'합의제 기구' 타이틀은 좋았지만…與野 미니 거수기 전락 비판 이어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08년 IPTV(인터넷TV)로 대표되는 미디어 융합 시대에 대비하고 방송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 유효이자율계산 지로 야심차게 출범한 정부조직이다. 대통령 직속 기관이지만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여야 합의제 기구를 표방했다.

위원회 구성부터 남달랐다. 총 5명의 상임위원 체제인데 대통령이 2명(위원장 포함)을 국회 교섭단체가 3명(여당 1명, 야당 2명)을 각각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적어도 상 외환은행 아파트담보대출 임위원 5인 가운데 2명을 야당 몫으로 배정했다. 위원장을 포함해 5인 위원 모두 3년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했다. 추천인과 정파를 떠나 위원들이 소신있게 결정을 내리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형식은 합의제 기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 직속 행정기관으로서의 한계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공영방송 사이트뱅크 이사 선임·방송 재허가·심사 등 주요 정책 결정을 위원회 회의를 통해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하는 의사결정 방식 탓이다. 3년 임기는 보장됐지만 위원직 퇴임 이후의 거취 등이 부담되면서 추천인의 의중을 벗어난 결정은 쉽지 않았다. 방통위 전체회의는 ‘여야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주요 방송정책을 수립·시행 능력없는사람 할 때 야권 추천 위원들이 입장을 대변하고, 또 논란의 정책에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독임부처(장관제)와의 차별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尹 정부 시절 한번도 5인 정족수 못 채워…의사결정 사라진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방송 재허가건 등 주요 핵심 안건을 두고 방통위원간 갈등이 이어져 온 적은 있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처럼 정권 내내 극단 파행이 반복된 사례는 없다. 윤석열 정권 초기 전임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한상혁 위원장을 비롯해 5인 상임위원 체제가 잠시 유지됐지만 이들의 임기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한번도 5인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위원 후보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여러 이유를 둘러대며 지명하지 않았고, 민주당 또한 정치적 이유로 더 이상 추천하지 않았다. 방송통신업계에선 결국 쌓여왔던 고름이 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2025.02.28. bjko@newsis.com


파행은 끝이 없었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위원장이 임기를 두달 남겨둔 시점에서 검찰 기소를 이유로 면직 처리됐고, 이동관·김홍일 위원장이 잇따라 임명됐지만 야당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위원회 보호'를 명분으로 모두 자진 사퇴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부터 대통령 몫 2인만 남은 '2인 체제'로 고착됐다.
이진숙 현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하자마자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해임 및 후임 선임 등 주요 안건처리를 강행해 논란을 빚었다. 법원은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며 '2인 의결' 효력에 제동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로 4개월 동안 직무 정지되기도 했다.
그러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정권 교체와 맞물려 사실상 '직'만 유지하는 국면을 맞고 있다.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최소 정족수조차 충족하지 못하면서 행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어떤 형태로든 기존 방통위 체제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은 불가피하다는 게 방송통신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간판 달 '방송미디어통신위'… 합의제 정신 살릴까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2025.09.11. kmn@newsis.com



새 정부가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에 따르면, 기존 방송통신위원회는 폐지되고, 기존 방통위 기능에 유료방송 정책 기능까지 포괄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출범한다. 위원 정족수는 기존 상임위원 5명 체제에서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7명 체제로 개편한다. 상임위원 수를 줄이고 비상임위원을 늘려 상임위원 권한을 분산하는 동시에 특정 정당이 방통위를 장악하기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공영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여당 추진안에 따르면, 3명의 상임위원 중 대통령이 1명, 여당과 야당이 각각 1명씩 추전한다. 비상임 위원 4명은 국회 교섭단체 의석수 비율에 따라 추천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기구에 대한 국회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관했던 유료방송 정책 기능은 새 위원회로 이관하기로 했다. 기존에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 채널을, 과기정통부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영역을 각각 분할·관장해왔다. 방송 진흥과 규제 기능을 한데 모아 정책 일관성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정부 여당이 방통위 개편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방송3법도 있다.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사장 임명 절차를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을 실행하려면 방통위 의결이 필요하다. 이 위원장 혼자 남아 사실상 마미된 방통위로는 방통위로는 법 집행이 불가능하다. 또 이 위원장 방통위 체제에서는 반대해 온 법이기도하다. 이에 민주당은 새 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켜 방송3법을 현실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조직 개편 관련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사실상 해임된다. 기존 방통위 소속 공무원은 신설되는 방송미디어통신위 소속이 되지만 방통위원장과 같은 정무직은 그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기존 법안대로라면 이진숙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 보장된다. 현재 야당에서 "이진숙 축출법"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한 사람을 없애기 위해 서둘러 처리할 법안이 아니다. 일부 부처의 업무를 떼고 붙이는 것에 불과한 법안"이라며 "오로지 부칙을 통해 현재 정무직인 방통위원장만 제척하고자 하는 졸속 입법"이라고 따졌다. 이 위원장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진사퇴한다는 건 부정에 대한 협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중도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 조직 개편에 반대하고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라며 "이진숙 1인을 위해서 이 법이 만들어졌다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했다.☞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