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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불안감이 높아졌어요. 양가 부모님을 동원해서라도 아이 하교를 직접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12일 낮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1학년생 부모 김모 씨(39)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끼리 서로 아이를 함께 하교시키거나, 하교 도우미를 구하는 분위기"라며 "학원 선생님들이 직접 데리러 오는 방식도 병행한다"고 전했다.
초등 2학년 손녀를 둔 이모 씨(68)도 "아이 엄마아빠가 맞벌이라 내가 직접 데리러 왔다"며 "유괴라는 무시무시한 사건 얘기가 계속 나오니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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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앞/사진=유지희 기자


◇"학부모가 직접 인계"…교문 앞 긴장된 풍경
실제로 이 학교 근처에서는 지난달 28일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정오를 넘긴 12시 55분. 각 반 담임교사가한국팩키지 주식
아이들을 교문까지 데려와 학부모와 학원 선생에게 일일이 '인계'하고, 같은 방향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귀가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올린 가정통신문/출처=학교 홈페이지


인근 다른 초등학교는 지난최신릴게임
1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관내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 유괴를 시도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학부모님께서도 자녀가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도록 평소 지도해 주시고 유사 상황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지속적인 교육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범죄는 2020년 158바다이야기앱
건에서 지난해 316건으로 4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이에 경찰은 내달 2일까지 전국 6183개 초등학교와 통학로에 5만여 명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순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은 별도로 5주 동안 등하굣길 순찰을 강화한다. 실제 학교 주변에는 순찰차가 배치돼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맘카페)에도 불조광페인트 주식
안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큰일을 치르기 전 연습 같아 더 불안하다", "아이들이 매일 다니는 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충격이다", "동네에서 수상한 움직임만 주시해도 억제 효과가 있다", "부모·아이들의 걱정을 덜어줄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글이 잇따랐다.
◇서울·인천·광명·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유괴 미수 사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사진=유지희 기자


유괴미수 사건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초등학교 앞에서 "맛있는 걸 사주겠다"며 5학년 여아를 유인하려 한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그는 "귀여워서 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진술했지만 구속됐다.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10대 고등학생이 초등 저학년 여아를 따라가 입을 막고 목을 조르며 끌고 가려다 피해 아동의 울음에 도주했다. 경찰은 성범죄 목적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제주 서귀포에서는 30대 남성이 "알바할래?"라며 여아를 차에 태우려다 검거됐다.
범행들은 하굣길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가해자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수법은 "맛있는 걸 사주겠다", "집까지 데려다주겠다" 등 단순한 대화·접촉에 불과했다.
지자체들은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초등학생 전 학년에 '초등안심벨'을 보급한다.
위급 상황 시 버튼을 누르면 100데시벨 이상의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로, 올해 1~2학년 11만3000개를 보급했고 내년에는 24만7000개를 추가해 전체 학년(36만 명)으로 확대한다.
'안심헬프미' 10만 개도 추가 지원한다. 대구 등 일부 지자체는 아동 귀가 정보를 알려주는 '안심 알리미'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예방보다는 사후 대응에 치우쳤다는 한계가 지적되는 상황이다
◇범죄 확산은 '카피캣 효과'…악순환 경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범죄 지형은 특정 시기에 특정 범죄가 집중되는 '파동'을 보여 왔다. 일면식 없는 시민을 노린 흉기 난동, 딥페이크 성범죄 확산, 자영업자를 노린 '노쇼 사기' 등이다.
전문가들은 범죄가 확산하는 현상을 '카피캣(copycat) 효과'로 본다. 언론·SNS 노출이 잠재적 가해자에게 자극이 되고, 사회적 불안과 고립·분노가 겹치면 범죄가 '사회적 언어'처럼 번진다는 것이다.
특히 아동 대상 범죄는 부모와 지역사회의 불안을 단기간에 극대화하며 그 불안이 다시 사건 관심을 키우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부모들의 민감성이 높아져 묻힐 뻔한 사건도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며 "성범죄 목적, 경제적 목적, 존재감 욕구 등이 결합해 증가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근 2주 사이 사건이 자주 보이는 것은 모방범죄 증가와 사회적 민감도 상승이 맞물린 결과"라며 "물리적 순찰과 기기 보급만으로는 부족하다. 학교-가정-지역이 연결되는 상시 네트워크 제도화와 언론의 수법 노출 최소화, 온라인 범행 예고 조기 차단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가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는 인간이 동질감과 자아 정체감을 느끼려는 심리와 관련 있다"며 "이미 동기를 가진 사람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인지하는 순간 참여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적 동기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빈곤과 실업으로 소외감이 깊어진 사람들이 범행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한다"며 "자살 보도처럼 범죄 보도에도 지침이 필요하다. 언론이 선정적 요소를 강조할수록 내재적 동기를 가진 이들에게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