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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긴축 예산안 처리 실패와 총리 불신임으로 프랑스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39) 국방장관을 후임 총리로 지명했다. 르코르뉘는 2017년 마크롱 정부 출범 이후 지방자치부, 해외영토부, 국방부 장관 등을 지내며 단 한 번도 경질되지 않은 최측근 인사다. 여기에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사생활을 철저히 숨기는 성향 탓에 ‘수수께끼(l’enigme)’란 별명을 얻었다. 워낙 알려진 것이 없다 보니 그가 프랑스의 난국을 타개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신탁등기 도 제기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하원 신임 투표에서 불신임이 결정된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의 사직서를 공식 수리하고, 르코르뉘를 그 후임으로 지명했다. 2017년 마크롱 취임 이후 벌써 일곱 번째 총리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외교·안보를 비롯해 국정 전망을 주도하고, 총리는 내치(內治)에 집중하는 이원집정부제다. 총리 지명은 의회의 동의가 소상공인지원대책 필요 없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나, 내각 출범 뒤에는 하원의 불신임 투표를 통해 실각할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025년 5월 26일 하노이 국가영웅·순교자 기념비에서 헌화식에 참석한 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왼쪽)과 대화하고 있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 연장 다./AFP 연합뉴스


1986년생인 르코르뉘는 2002년 보수 정당인 대중운동연합(UMP·현재 공화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5년 최연소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2014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베르농 시장에 당선됐다. 2017년 마크롱의 ‘앙 마르슈’(현 르네상스)에 합류했고, 곧 여권 개인신용등급조회평가 의 핵심 인물로 발돋움했다. 지방자치부 장관 시절인 2019년 탄소세 인상 계획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에 대응해 전국 대국민 토론회를 주도했고, 지난해 최연소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이후 군사비 증액 법안을 야당과 합의해 통과시켰다. 또 마크롱의 돌발적 발언으로 여러 번 외교 혼선이 빚어지자, 직접 관련국들을 방문하며 이를 수습하는 ‘막후 해결사’ 역 연체이자 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이 르코르뉘를 발탁한 배경에도 정국 혼란 수습, 향후 예산안 및 사회 개혁 법안 처리의 난제를 맡길 만한 사람은 그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프랑스 파리 마티뇽 궁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새 총리에 임명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오른쪽)가 퇴임하는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왼쪽)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 연합뉴스


그러나 그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언론과 거리를 두고, 소셜미디어 계정조차 없는 그는 ‘필요할 때만 말한다’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2024년엔 극우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적절한 접촉”이란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범여권이 과반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르코르뉘가 야권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블로콩 투(Bloquons Tout·모든 것을 멈추자) 운동’을 중심으로 긴축 예산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어, 새 내각은 출범 직후부터 거센 저항에 직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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