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에 이어 우리 기업과 식품산업협회, 특허청이 공조해 베트남에서 판매 중인 '짝퉁 홍삼' 제품 근절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현지 업체들은 제품 디자인은 물론 한글까지 사용해 정관장의 홍삼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버젓이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K푸드 인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무차별 확산 중인 '짝퉁 한국식품' 때문에 원조 국내 기업들이 입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위조행위를 적발해도 현지 상표권 미등록의 허점 등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우리 기업과 관계당국이 협력해 강력한 범정부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짝퉁 홍삼까지…K푸드 무차별 위조
22일 식품업계와 특허청 한국이지론승인 등에 따르면 식품산업협회와 식품기업들이 추진했던 'K브랜드분쟁 공동협의체 대응전략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온·오프라인 K푸드 가품 실태가 올해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실태조사 과정에서 정관장을 비롯해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식품들의 위조 피해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수사기관 등과 공 신용카드 발급조건 조해 현지 짝퉁식품 불법 유통사례 적발, 증거수집 등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며 "과거 불닭볶음면의 사례처럼 현지 사법기관 고발 등의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특허청과 'K푸드 해외 지식재산권 침해 공동 대응 협의체'를 구성했다. 공동협의체는 지난 2021년 중국 칭다오의 한 기업이 삼양식품, 오뚜기, 품목제한 CJ제일제당, 대상 등의 제품을 모방한 '사나이'라는 짝퉁 브랜드를 만든 걸 적발해 현지 사법기관으로부터 승소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정관장 짝퉁제품을 생산한 베트남 업체도 비슷한 프로세스를 통해 사법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정관장 관계자는 "명품 건강기능식품 업체로서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위조품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현재 KGC인삼공사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모니터링하며 위조·불법 제품을 적발해왔고, 앞으로도 관련 기관과 협력을 유지하며 단속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지 상표권 허점 노려
업계에선 가짜 K푸드 제품의 유통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예방적 조치로 상표권 등록을 꼽고 있다. 현지 짝퉁업체들은 아직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은 롯데캐피탈박혜영 허점을 노려 K푸드 제품의 상표등록을 무단으로 선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서 상표권 무단 선점을 하는 경우가 올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중국의 식품업종 상표권 무단선점 의심상표 건수는 지난해 84건이었지만 올해는 8월 현재 157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베트남도 지난해 56건에서 올해 82건, 태국은 34건에서 35건, 인도네시아도 132건에서 139건으로 늘었다. 12월까지 이 수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K푸드 위조품은 적발이 쉽지 않을뿐더러 적발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세계 최초 라면을 개발한 일본 회사 닛신이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을 모방한 유사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됐다. 한글로 '볶음면'을 표기하고 분홍 색상을 사용해 누가 봐도 유사품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품명이 다르고 상표권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삼양식품은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매운김치맛 비빔국수'가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해외 국가들이 포장에 '한글'을 사용해 오인토록 하는 수법도 부지기수다. 베트남, 태국 등에서는 한글 상표명의 소주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CJ제일제당 '백설 하얀설탕'은 중국에서 '한국수입 하얀설탕'으로, '쇠고기 다시다'는 위조품 '쇠고기 우육분'으로 팔리고 있다.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는 아직까지 한글이 '언어'가 아니라 '이미지'로 심사되는 경우가 많아 특허권의 범위가 좁아진다"며 "국가적으로 '한글'이 언어로 심사되도록 각국의 특허청과 공조하고, 기업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위조식품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