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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명동 모 백화점 바이어가 흥미로운 퀴즈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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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에서 매출이 가장 급격히 오른 카테고리가 뭘까요? 맞춰보세요?"
그 자리의 모두가 가전? 인테리어? 이리저리 추측하는 사이에 내가 한마디 툭 던졌다.
"트렌드는 잘 모르겠는데.. 저는 요즘 금이 그렇게 좋던데요?"
바이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답은 바로 귀금속. 그것도 유명 브랜드가 아닌 18K 액세서리 같은 귀금속 제품의 매출이 백화점 매출 성장세 1등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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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도 쓸 수 있고 종로처럼 바가지 걱정 없이 정찰제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금제품은 백화점과 인터넷 구매를 선호한다. 내가 백화점 매출을 이끌고 있다니! 백화점이 나랑 같이 나이가 들어가는 건지, 아니면 내가 아직도 트렌디한 건지 아무튼 우쭐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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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나의 위시 리스트에 금붙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친구가 남자 친구에게 받을 생일 선물을 고민할 때도 금을 추천했다.
"패딩도 가방도 다 받았네. 금으로 해. 콩알 다이아몬드 목걸이 어때? 헤어져도 남잖아SK증권전망
."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만 금금 거르는 게 아니었다. 뛰어난 경제 감각으로 수도권에 자가를 보유한 골드미스 친구도 이런 말을 했다.
"요즘은 가방이고 방도고 뭐고 순금 뱅글이 그렇게 예뻐 보이더라? 민생지원금이나 지역화폐로 동네 금은방 가서 하나 사야겠어. 언니 같이 갈래?"
끼리끼리 논다더니, 이렇오리지날 양귀비
게 취향도 비슷해져 가는 건가 싶었다.
몇 주전 남편이 나에게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냐 물었을 때도 나는 금이라 대답했다. 순금 목걸이와 팔찌를 열심히 검색하며 '999'와 '995'의 차이에 끄덕이고, 명품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제품들까지 정말 심각하게 비교했다. 후보 제품들을 챗GPT에 가르쳐주고 가공비와 원가 환산까지 시키고 나니 실전트레이딩 1번가
마음 한 켠에는 999 순금 목걸이가 똬리 틀고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생일 다음 날, 시어머니께서 순금 목걸이 하나를 쓱 내미셨다. 
"생일 축하해. 이거 세척 싹 했어~ 촌스러워 보여도 요즘엔 이런 거 잘 없어~"
누가 봐도 너무나 영롱한 999 순금 목걸이! 만약 10년 전, 30대 초반에 이 목걸이를 받았다면 아마 이 가치를 잘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 나이스 타이밍. 반짝이는 자태만큼 마음이 벅차올랐다. 

에르메스도 샤넬도 감가상각을 피할 수 없다. 오래전 구매하고 보관한 샤넬백이 변색되어 마치 처음 보는 가방 같다며 웃퍼하던 친구의 인스타 스토리가 생각난다. 언제 열어보아도 변치 않는 자태. 금을 선물하는 건 변치 않는 고마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CREDIT INFO





글쓴이 김명지 세모라이브 대표 & 동서울대학교 디지털컨텐츠학교 겸임교수. 2018년생 딸 아이를 키우며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 꽃과 사찰산책, 맛집, 와인과 야장을 좋아하는 감성 T.용을 입력하세요.

이설희 기자 seherhee@seoulmedia.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