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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장관이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자리에 올랐다. 여성이 자민당 총재직에 오른 건 창당 이래 처음이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국회 총리 지명 투표에서 총리로 선출되면 일본의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우익 성향 정치인으로 '강한 일본'을 강조해 온 만큼, 평화헌법 개정 시도와 배외주의 확산 등 일본의 우클릭을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민당은 4일 총재 선거를 실시한 결과 다카이치 전 장관을 신임 총재로 선출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재는 온라인 황금성
수락 연설에서 "많은 정책을 빠르게 실행해 자민당을 밝은 당으로 만들어 여러분의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강한 일본, 강한 자민당'을 외쳐 온 다카이치 총재는 초반부터 당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다섯 후보 중 유력 주자로 꼽혔다. 예상은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카이치 총재는 1차 투표에서 전체 유효 투표수 589표 인터넷황금성
중 183표를 확보해 1위로 결선투표에 올랐다. 결선투표에선 광역자치단체 47표 중 36표를 확보했고, 국회의원 294표 중 149표를 얻어 고이즈미 장관을 눌렀다. 고이즈미 장관은 결선투표에서 156표를 얻는 데 그쳤다.
아소 지원사격에 가능성 커진 첫 여성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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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총재가 4일 도쿄 당사에서 열린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기존 총재였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당내 유일한 계파의 수장 아소 다로 전 총리의 '다카이코위버 주식
치 투표 지시'가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소 전 총리는 아소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총재 선거 국회의원 투표 직전 계파 소속 의원들에게 "결선투표에선 당원 표가 가장 많은 후보를 지원하라"는 방침을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가장 많은 당원 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 만큼 사실상 다카이치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한전기술 주식
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 유리천장을 뚫어온 상징적인 여성 정치인이다. 1955년 자민당 창당 이래 첫 여성 총재가 된 건 물론, 2012년 당 요직인 여성 첫 정무조사회장을 맡은 바 있다. 2014년에는 첫 여성 총무장관에 올랐다. 국회는 오는 15일 총리 지명 투표를 실시할 예정인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다카이치 총재가 무난하게 차기 총리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치에서 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일본은 보통 중의원(하원) 원내 제1당(현재 자민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다만 지금은 여소야대 상황이라 야당이 합심하면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걸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야당들은 야권 총리 후보 단일화를 목표로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 찾기에 실패해 이번에는 협력하지 않기로 했다. 자민당이 원내 1당이기에 다카이치 총리는 무난하게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참정당 길 따르며 연대하겠다는 다카이치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장관이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려 이동하고 있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총재직에 올랐다. 도쿄=류호 특파원
그러나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가 되면 일본의 우경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진다. 다카이치 총재는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우익 성향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길을 따라가며 존재감을 알렸다. 아베 전 총리와 강성 보수층이 강조하는 개념인 '강한 일본'과 '일본의 전통 수호'를 강조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자주 참배하는 것도 자신의 지지 기반인 우익 세력을 의식해서다. 지난 8월 15일 광복 80주년(일본은 패전 80주년)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우익 정당인 참정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점도 불안하게 한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미 선거 기간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협력하는 건 입법부의 책임"이라며 참정당, 일본보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참정당은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배외주의를 내걸고 약진한 우익 정당이다. 일본보수당도 참정당과 같은 우익 정당으로, 두 정당 모두 평화헌법 개정을 주장한다.
다카이치 총재도 평화헌법 조항 삭제에 찬성한다. 그는 지난달 22일 연설회에서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겠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헌법 9조에 명시된 무력행사 영구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수정하자고 외친 것이다.
"매파 정책 강화 가능성에 국회서도 우려"
또 참정당처럼 배외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외국인 규제 강화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참정당이 의욕을 보인 '스파이 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국가 비밀 누설을 막겠다는 목표로 외국인의 정보 수집을 강력히 규제한다는 내용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국가 비밀에 대한 해석과 범위가 모호하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에도 "외국 세력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법률이 없는 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선거 기간 후보자 토론회에선 "외국인이 일본 사슴을 때리는 걸 둬서는 안 된다"며 외국인을 비난하고자 허위 정보를 거리낌 없이 내뱉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재 당선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경제안보 논쟁을 주도하면서 '보수층 지지를 되찾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기 때문"이라면서도 "정책 측면에선 매파적 성향이라 국회의원들 사이에선 (다카이치 총재를) 경계하는 시선이 강하다"고 짚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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