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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처음엔 바이올린과 같은 고음의 멜로디라인, 이후에는 베이스라인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비로소 마지막에 비올라 등 중음역이 들리게 되죠."
한국 비올라를 이끌어온 비올리스트 김상진(53) 연세대 음대 교수가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에서 폐막공연을 제자인 비올리스트 박하양(27)과 함께 비올라 무대로 꾸민다.
다음 달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승 김 교수는 브루흐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고, 제자 박하양은 일본 작곡가 다케미쓰 도루의 '비올라 협주곡 가을의 현'을 선 햇살론 무직자 보인다. 고음역인 바이올린이 특히 주목받는 한국 클래식 공연계에서 모처럼 비올라 중심의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공연을 한 달여 앞둔 지난 2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김 교수는 영국의 저명한 비올리스트 윌리엄 프림로즈의 말을 빌려 "비올라는 바이올린의 형"이라며 서울국제음악제 폐막 무대를 비올라로 채우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표했다.
근로기준법 식대김 교수는 "모차르트의 전기를 쓴 작가가 모차르트가 가장 사랑했던 악기가 비올라였다고 얘기한 인터뷰가 있었다"며 "모차르트뿐만 아니라 베토벤과 슈베르트 등 많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현악기를 배울 때 가장 먼저 접한 것이 비올라였을 정도로 매력적인 악기"라고 설명했다.



개인파산방법 비올리스트 김상진 연세대 교수 [SIM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올라는 크기와 연주 자세가 비슷한 바이올린과 자주 혼동되는 악기다. 바이올린보다 5도 낮은음으로 조율되고, 음향도 바이올린보다 훨씬 진하고 깊은 소리를 낸다. 이 때문에 비올라는 주로 바이올린과 첼로를 연결해주는 화음 악 무겐노 기로 쓰인다. 오케스트라에서 주역보다는 조역에 가까운 셈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비올라야말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실질적으로 조율하는 '악기 중의 악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올라의 중음역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클래식을 듣는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며 "클래식 애호가들이 종장에는 비올라가 중심 역할을 하는 한국새희망네트워크 실내악 연주에 빠지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2022년 도쿄 국제 비올라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박하양 등 국내에서 젊고 유능한 비올리스트들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것에도 자부심을 표했다. 박하양은 중학교 때부터 김 교수를 사사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과정을 밟지 않고 검정고시를 거쳐 연세대 음대에 진학한 것도 김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화려하고 주목받는 악기 위주에서 벗어나 비올라와 같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악기가 주목받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문화 선진국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거에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비올리스트들이 활동하는 것이 미미했는데 지금은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비올리스트 김상진 연세대 교수 [SIM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년 넘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 교수는 콩쿠르에서 성적을 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교육 현실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콩쿠르에만 치중하다 보면 자칫 기본기를 익히는 데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낸 국내 연주자들이 정작 오케스트라나 다른 실내악 무대에서는 형편없는 실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콩쿠르를 위해 소수의 솔로 작품에만 매달리다 보니 오히려 기본기가 드러나는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 연주에선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학별로 학생 수준에 맞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든 음악교육이 콩쿠르에 맞춰 솔리스트 연주자 양성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며 "유럽처럼 기본적으로 좋은 오케스트라 단원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이 기본이 되고, 소수의 특출난 학생들은 그것에 맞게 다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1세대 비올리스트인 김용윤 전 이화여대 교수의 아들이기도 한 김 교수는 아버지가 남겨 놓은 음악적 유산을 후대에 전달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17년부터는 아버지가 1978년 창립한 서울챔버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교수는 "원래는 음악감독을 맡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아버지가 남긴 음악적 유산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주위의 충고에 맡게 됐다"며 "2027년에는 서울챔버오케스트라의 50년 역사를 돌아보는 행사를 마련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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