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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불상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입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 1관에서 국가무형유산 목조각장 보유자를 지낸 허길량(72) 장인의 네 번째 개인전이 지난 15일 개막했다. 전시 제호는 '박달다듬이목과 소나무에서 깨어난 비천(飛天)'으로 허 장인이 15세에 조각도를 잡은 뒤 57년 동안 다듬어 온 불교 목조각의 결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읽는 불상'을 내세운 장인의 신념을 공간 전체로 펼친다. 목조 비천상 20여 점을 중심으로 미륵반가사유상, 보살상, 삼신불 등 30여 점이 나무의 시간과 장인의 숨을 품은 채 걸려 있다. 허 장인은 "불상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이 조 농협직장 형을 눈으로만 스치는 대신, 작품 속에 결박된 서사와 기도를 더듬어 읽어내길 바란다는 뜻이다.
허길량 장인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10대에 목공예 스승 서수연 문하에 들어섰다. 이후 불화 초본·승려 장인 문하에서 수학했고, 1977년 불교미술대전 대상, 1981년 문화재청 목조각장 615호 취득,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장 개인회생상담사례 인정 등 이력을 쌓았다. 밀라노 국제박람회, 파리 박람회 등 해외에서 한국 목조각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조각은 사찰 현장에서 '예배받는 조형'으로 기능해 왔다. 오대산 중대보궁을 비롯한 전국 사찰의 불상 제작에 참여하며 '목조각은 공예를 넘어 예불의 통로'라는 믿음을 손끝으로 이루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박달나무·소나무 하나저축은행 햇살론 등 한국적 재료의 물성과 불교 우주관을 접속시키는 작업이 중심을 이룬다. 전단향목으로 조성한 60cm 보살상, 박달다듬이목 등 재료·기법·규모를 달리한 작품들이 '형상 너머의 의미'를 환기한다. 전시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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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박주하 PD(lemon9@yna.co.kr)> s 한국씨티은행 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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