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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 관련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노린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울산경찰청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로맨스 스캠' 범죄조직 일당 수십명을 추가 검거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탓에 조직 총책 등을 국내로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수사를 벌여 로맨스 스캠 범죄에 가담한 54명을 검거, 이 가운데 34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해외 체류 등 이유로 미검거 상태인 29명 중 14명에 대해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범행 총책을 대상으로는 재건축 재산 처분을 차단하는 '은색 수배'까지 추가 발령했다.
이번 사건 범죄조직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자 100여명을 상대로 연애를 빙자한 주식·가상자산 사기를 벌여 총 120억원 규모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딥페이크로 가상의 여성을 만들어 피해자와 영상 통화를 진행하거나 가짜 투자 사이트를 제작 및 면책절차 운영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죄조직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범행에 가담할 조직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사무실에서 합숙 생활 중인 조직원들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거나 외출을 통제하기도 했다.
해당 조직에서 1차 유인책인 '채터'로 일하다가 탈출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완전하신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범죄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캄보디아 여행 중 돈이 부족해지자 텔레그램에서 본 구인 글을 따라 조직에 찾아갔다. 조직은 A씨에게 여자인 척 피해자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일을 시켰고, A씨가 일을 거부하면 "전기충격기로 고문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감금돼 로맨스 스캠 범행에 가담했던 A씨는 지난해 8월 사무실에서 잠시 외출했을 때 도주하는 데 성공했다. 여권과 휴대전화가 없었던 A씨는 긴급 여권을 발급받아 한국에 돌아왔다.
경찰은 조직 자금 세탁을 담당했던 B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한 상태다. B씨 등은 가상자산으로 받은 범죄수익금을 법인 계좌를 통해 현금으 부동산 중개수수료 계산기 로 바꾸는 수법으로, 지난해 12월 약 180억원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총책인 C씨 부부는 올해 초 캄보디아에서 체포됐지만, 현지 사법 당국의 협조가 지연되면서 현재도 국내로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C씨 부부가 캄보디아 시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는 첩보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정부에서 범죄자들에 대한 송환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며 "해외 체류 중인 미검거 조직원들에 대해선 인터폴 수배뿐 아니라 다른 검거 방법도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