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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추산 가치 321억5900만원에 달하는 황금박쥐상. 연합뉴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전라남도 함평군이 소장하고 있는 '황금박쥐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제작 당시 '혈세 낭비'의 전형으로 지탄받던 황금박쥐상이 금값 상승에 힘입어 현재 가치는 321억5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전남판 비트코인'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금 선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지난 7일 기준 트로이온스(31.1g)당 4013.1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프랑스 정치 불안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 선호가 할부회선 정리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급등했고, 은 가격도 같은 기간 약 60% 상승했다.
17년 전 28억 '황금박쥐상'…지금은 321억황금박쥐상은 멸종위기종 황금박쥐 162마리가 1999년 전남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해 제작된 조형물이다. 2005년 제작에 착수해 2008년 완공됐으며, 금 162㎏ 등 리드코프 모델 28억3000만원이 투입됐다. 완성 당시에는 "금으로 동상을 만들 일이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현재는 '귀한 몸'을 넘어 '함평 보물 1호'로 불려도 손색 없을 가치를 지닌다.
함평군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금 시세(1g당 19만4850원), 은 시세(1g당 2088원)를 기준으로 황금박쥐상의 가치를 약 321억5900만원으로 평가 한화미소금융재단 했다. 17년 만에 몸값이 11배 넘게 뛴 셈이다.
지금까지의 상승률만 따져도 테슬라, 엔비디아, 심지어 비트코인 못지 않은 투자 수익률이다. 일각에서는 "공공 조형물이자 동시에 최고 수익률의 '실물 자산'"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제작비를 제외한 순수 가치 상승분만 약 290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함 씨티은행대출이자 평군 인구(약 2만9000명) 전체에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할 수 있는 규모다.
황금 조형물이 '실물 자산'이자 '군 단위 투자 성공 모델'로 불리는 이유다.
'함평 보물 1호'…혈세 낭비에서 전남 자산으로황금박쥐상 조형물은 순금 162㎏에 은 9.25㎏, 동 13.88㎏을 섞어 제작됐다. 가로 1.5m, 세로 0.9m 등록여부 , 높이 2.18m 규모로 원형 고리 안에 황금박쥐 4마리가 엇갈려 배치됐다. 고리 위에는 양발에 벼 이삭과 번개를 든 박쥐 1마리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독특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지난 16년간 황금박쥐생태전시관 지하에서 일부 기간에만 공개되던 이 조형물은 지난해 4월 함평나비대축제에 맞춰 함평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으로 옮겨 상시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방탄 강화유리 원통 내부에서 이뤄지며, 적외선 감지기, 동작감지기, 열감지기, 무인경비시스템 등 철통 보안이 적용된다. 24시간 보안은 물론 연간 2100만원의 보험도 들어 있어 파손·분실 시 전액 보전이 가능하다.
황금박쥐상은 과거 "비효율적인 혈세 낭비"의 대표 사례로 손꼽혔지만, 현재는 함평의 '보물 1호'로 불리며 함평군의 대표 브랜드 자산이 됐다.
함평군 관계자는 "황금박쥐상은 제작 초기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금값과 함께 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조형물을 보기 위해 함평추억공작소를 찾는 외부 관광객 유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며 "'전남판 비트코인'이라는 칭호도 붙는 만큼 앞으로도 황금박쥐상을 지역 대표 상징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