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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유엔총회 연설에서 ‘END 구상’을 제안했다. 교류와 정상화를 우선하고 그 위에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북한 핵을 사실상 인정하는 셈이라는 우려, 반대로 비핵화를 고리로 삼는 순간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맞섰다. 검증 장치와 구체적 로드맵 요구도 이어졌다. 남북 논의는 언제나 그렇듯 ‘작동 여부’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고대의 경험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기원전 4세기, 전쟁에 지친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공동평화(koine eirene)를 선언pc야마토
했다. 각자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침략을 금함으로써 ‘평화는 공동의 선’이라는 규범이 정치 담론 속에 뿌리내렸다. 케피소도토스의 걸작 조각 ‘에이레네와 플루토스’가 이를 기념해 아테네 아고라에 세워졌다(사진). 평화의 여신 에이레네가 풍요의 아이 플루토스를 품은 모습을 통해 ‘평화가 있어야 번영이 따른다’는 메세지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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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을 넓히는 과정에서 적대 세력과 우정(amicitia)과 동맹(foedus)을 맺었다. 교역과 혼인, 군사적 협력이 이루어지면서 공존을 앞세우고 그에 따라서 힘의 불균형도 조정되었다.
인도의 아소카 왕은 칼링가 전쟁으로 수십만이 희생된 뒤 “무력에 의한 정복은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도덕과 설득을 최고의 정치적 가로엔케이 주식
치로 삼으며, 불교를 국가 통치의 근본이념으로 후원했다. 붓다의 가르침(Dhamma)을 새긴 석주와 암각화를 제국 전역에 세워 불교적 가치를 통해 제국을 묶으려 했던 최초의 군주였다.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일은 공존을 기본값으로 삼고, 평화와 정상화 자체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작동 여부’만 따질 것이 아니라, 고대의 경험이 일깨우듯크랜앤사이언스 주식
평화를 가치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한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