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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상호 호혜적 교역 정신을 담은 '경주선언'이 1일 채택됐다.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중심으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담은 정상 합의문에 21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결과다.
경주선언 채택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모든 회원국이 동의하는 결과물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특히 미중 갈등을 대선테마주
완화하고 협력적 분위기를 다질 주체로서 한국과 APEC의 존재감을 확인했다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별도로 각료 선언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향후 협력의 기반으로 높이 평가하는 대목을 담아 APEC이 지향하는 자유무역 정신의 마지노선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흥안보협력 협의체로 리더십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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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의 가장 큰 성과는 '신흥안보 협력 플랫폼'으로서 다자협의체인 APEC의 리더십을 새롭게 확인했다는 점이다. 경주 선언에는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가 집약적으로 반영됐다. 구체적 협력 및 정책 추진을 위한 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프레임워크가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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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들은 경주 선언을 통해 "APEC 내 성공적 AI 전환을 추진하고 역내 협력을 포함해 모든 수준에서 AI 역량을 구축하며, 회복력 있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으로서 이니셔티브를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오는 광범위한 경제적 영향이 포괄적이고 세대 간 정책을 통한 공동 대응을 필요로 한다는 증권수수료면제
점을 인식한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경제 성장과 번영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AI 및 인구 감소와 관련해 APEC 차원의 공동 비전 및 대응책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AI 이니셔티브는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는 분야에서 양국이 모두 참여한 최초의 정상급 합의라는 점에 하이텍팜 주식
의미가 있다. 아울러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APEC 정상 간 문서에 처음으로 명문화했다. K컬처가 아태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 문서들이 아태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APEC 경제지도자들의 뚜렷한 의지가 모였기에 가능했던 우리 모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1일 경북 경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인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주=뉴스1



'자유무역' 언급 없어... WTO도 AMM 공동성명만
다만 APEC의 본질인 자유무역과 WTO와 그 핵심을 이루는 규칙기반의 다자간 무역체제와 관련한 언급은 성명문에서 빠졌다. 2021~2024년 APEC 공동선언에 다자무역을 상징하는 WTO 정신이 담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호무역을 비판하는 문구도 담기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보다 강화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무역과 투자에 관한 챕터를 둘 것인가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선언문을 통해 APEC과 한국은 미중 갈등을 줄이려는 국가이자 협력체라는 걸 보여줬다"며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도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21개 회원국이 무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WTO에 대한 언급은 경주선언에는 빠졌지만, 같은 날 채택된 APEC 외교·통상장관 합동각료회의(AMM) 공동성명에는 담겼다. APEC 외교·통상 장관들은 AMM의 결과물을 담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무역 현안을 진전시키는 데 있어 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WTO에서 합의된 규범이 글로벌 무역 촉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WTO 개혁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WTO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오늘날의 현실에 보다 적합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의미 있고 필수적이며 포괄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인정한다"고 밝히면서다.
APEC 외교·통상 장관들은 또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합의에 기초한 다자주의 정신 아래 APEC의 지속적인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AMM은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종 점검 성격의 각료급 회의다. 이번 AMM은 지난달 30일 종료됐지만, 공동성명 문안에 대한 이견으로 이틀 뒤인 이날 오전 7시 30분쯤에야 실무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AMM 공동성명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변화가 경제성장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주목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역량 강화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역내 온라인 스캠(사기) 증가 추세가 디지털 전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경주=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