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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앞자를 딴 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세계 시민의 분투를 대표하는 가치 담론이다. 삶에서,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사람과 조직을 만나 그들이 여는 미래를 탐방한다. <기자말>
[안치용 영화평론가, 이윤진 기자]
과학자들의 반복된 경고에도 인간은 여전히 온실가스를 대기로 배출한다.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4℃ 상승했고, 극한 기상은 더 잦아졌다. 수많은 사람이 예방 가능한 재난으로 목숨을 잃었고, 수조 달러에 이르는 릴게임황금성 경제적 피해가 뒤따랐다.
여기에 삼림 벌채와 대규모 축산업 같은 인간 활동은 생물다양성을 빠르게 무너뜨린다. 수많은 종이 멸종 위기로 내몰렸고, 자연의 균형이 흔들렸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야생동물은 본능적인 행동을 통해 숲을 재생하고 탄소를 저장하며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 인간이 만든 위기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 그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들의 존재가 사라지면 지구의 미래도 함께 흔들리게 된다. 지난 3월 3일은 세계 야생동물의 날이었다. 기후 대응의 최전선에서 조용히 활약하는 동물들의 숨은 역할을 조명했다.
탄소를 저장하는 코끼리와 호랑이
바다이야기프로그램
▲ 아프리카 숲코끼리.
ⓒ 위키미디어공용
릴게임신천지
대형 야생동물은 단순히 생태계의 일부가 아니라 지구의 탄소 순환을 조절하는 숨은 기후 조절자 역할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코끼리와 호랑이다. 코끼리는 오래전부터 생태계 엔지니어, 숲의 정원사, 씨앗 확산자로 불렸다. 최근에는 여기에 새로운 별명이 하나 더 붙었다. 바로 '기후 영웅(climate 알라딘게임 hero)'이다. 특히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아프리카 숲코끼리(African forest elephant)는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높여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는 동물로 주목받는다.
코끼리는 숲의 구조 자체를 변화해 탄소 흡수 능력을 높인다. 2019년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끼리가 숲을 이동하며 작은 나무를 넘어뜨리거나 식물을 먹어 나무 밀도를 낮추면 빛·물·공간을 둘러싼 경쟁 구조가 바뀐다. 이 과정에서 목질 밀도가 높은 큰 나무들이 더 잘 자라며 숲의 장기적인 탄소 저장량이 증가한다.[1]
2023년 PNAS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도 코끼리가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강화하는데, 코끼리가 사라지면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의 지상 탄소 저장량이 약 6~9%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2] 코끼리의 이러한 영향은 숲 생태계 전반에 걸친 생지화학(Biogeochemistry) 순환과 연결된다. 대형 초식동물의 활동은 토양과 식생 구조를 바꾸고, 장기적으로 숲의 생물량과 탄소 저장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3]
코끼리가 하루에 먹는 양은 약 180kg을 상회한다. 먹이를 찾으며 숲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나무를 밟고 넘어뜨리거나 잎과 가지를 뜯어 먹으면서, 특히 탄소 밀도가 낮은 작은 나무들이 줄어든다. 그 결과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목재 밀도가 높은 큰 나무들이 물·빛·공간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숲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흡수·저장되는 외부효과를 일으킨 셈이다.[4]
코끼리는 숲의 씨앗 확산자 역할도 한다. 코끼리가 과일을 먹은 뒤 배설하는 과정에서 씨앗이 멀리 퍼지고 일부 씨앗은 아예 (코끼리 등의) 소화 과정을 거쳐야 발아가 가능하도록 진화했다. 이런 과정은 마찬가지로 탄소 저장 능력이 높은 큰 나무들의 확산을 돕는다.[5] 세계자연기금(WWF)은 이러한 생태 활동 덕분에 숲코끼리 한 마리가 매년 축구장 약 140개에 해당하는 면적(약 100헥타르) 숲의 탄소 순흡수 능력을 높이며, 그 숲의 탄소 순흡수량은 자동차 2047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효과와 맞먹는 것으로 추정했다.[6]
코끼리는 토양 탄소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배설물은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해 탄소가 토양에 축적되는 과정을 촉진한다. 또한 코끼리가 먹고 남긴 식물 잔해는 분해 속도가 느려 토양에 더 많은 탄소가 남도록 한다.[7]
그런데 '기후 영웅' 코끼리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숲코끼리는 상아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지난 31년 사이에 개체 수가 86% 이상 감소했다. 현재는 역사적 서식 범위의 약 4분의 1에서만 발견된다.[8] 코끼리를 보호하는 일은 단순히 한 종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숲의 탄소 저장 능력과 생물다양성 그리고 기후 안정성을 지키는 일과도 직결된다.
▲ 호랑이
ⓒ 위키미디어공용
호랑이 역시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높이는 중요한 포식자다. 지난해 학술지 와일리(Wile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토착 호랑이가 서식하는 숲은 그렇지 않은 숲에 비해 헥타르당 최대 12%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 호랑이는 사슴과 멧돼지 같은 동물을 사냥하는데, 만약 이 동물들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어린나무와 식물을 지나치게 먹어 숲의 성장을 방해한다. 호랑이가 포식자로서 개체 수를 조절하면 식생이 회복되고 숲의 탄소 흡수 능력이 함께 높아진다.[9]
코끼리와 호랑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숲의 균형을 유지하며 자연이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숨은 기후 조절자 역할을 한다.
숲을 살리는 '굴착 동물'… 베통과 에키드나, 그리고 웜뱃의 숨은 역할
호주의 베통(bettong)과 에키드나(echidna) 같은 굴착 동물은 숲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땅을 파면서 숲 바닥의 낙엽을 뒤섞고 토양을 뒤집는다. 이 과정에서 낙엽과 유기물이 자연스럽게 토양에 섞이고 토양 영양분이 증가해 더 많은 탄소가 토양에 저장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호주 머독 대학교 육상 생태계 과학 및 지속가능성 센터는 이러한 굴착 포유류가 토양을 뒤집고 낙엽과 유기물을 섞는 과정에서 토양의 수분 보유 능력을 높여, 건조해지고 산불에 취약해지는 숲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도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호주에서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대형 산불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생태적 기능은 더욱 중요해졌다.[10]
▲ 웜뱃
ⓒ 위키미디어공용
굴을 파는 동물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24년 호주 찰스 스튜어트 대학 생태학 교수 데일 님모의 연구에 따르면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웜뱃 역시 산불 상황에서 다른 동물들에게 중요한 피난처를 제공한다.
2019~2020년 호주 전역을 대형 산불이 휩쓴 기간, 이른바 블랙 서머(Black Summer) 당시 "웜뱃이 다른 동물들을 굴로 몰아넣어 불길에서 구했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널리 퍼졌다. 당시 연구자들은 이 이야기가 사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웜뱃 굴이 실제로 산불 속 피난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웜뱃의 굴은 매우 깊고 복잡하다. 길이가 15m 이상에 이르며 여러 개의 입구와 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불이나 극한 환경에서 비교적 안전한 공간을 제공한다. 연구진은 뉴사우스웨일스주 알버리 북쪽의 산불 피해 숲에 카메라 56대를 설치해 웜뱃 굴 주변을 관찰했다.
조사 결과 웜뱃 굴 주변에서 총 56종의 동물(포유류 19종, 조류 33종, 파충류 4종)이 발견됐다. 특히 들쥐, 앤테키누스, 레이스 모니터 도마뱀, 페인티드 버튼메추라기 같은 토착종은 굴 주변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 멸종위기종인 히스 모니터 도마뱀이 굴에서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연구진은 웜뱃 굴이 작은 포유류에게 특히 중요한 서식 공간이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굴 주변에서는 작은 포유류들이 먹이를 찾거나 입구를 탐색하는 행동, 굴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행동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관찰됐다. 일부 동물은 비가 온 뒤 굴 입구에 고인 물에서 물을 마시거나 목욕하는 모습도 보였다. 산불 피해가 심한 지역일수록 웜뱃 굴을 이용하는 야생동물이 더 많았다. 웜뱃 굴이 산불 이후에도 야생동물에게 중요한 피난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처럼 동물이 파는 굴은 단순한 서식 공간을 넘어 다른 종을 위한 생태계 기반 시설이 된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오소리, 거대 아르마딜로 등 여러 굴착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서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도 모래왕도마뱀(sand goanna) 굴에서 최소 28종의 동물이 발견됐고, 빌비(bilby)의 굴은 아웃백의 오아시스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웜뱃 보호가 다양한 야생동물과 생태계를 동시에 보호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남동부 호주에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잦아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하 생태 네트워크는 야생동물의 생존을 돕는 중요한 자연 기반 해법이 될 수 있다.[11]
바닷새, 산호초에 생명을 불어넣다
과도한 영양염류는 산호초와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 비료와 하수 같은 인위적 영양분이 바다로 유입되면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고 수중 산소가 고갈되면서 물고기와 산호가 질식한다. 예컨대 북유럽과 동유럽 사이 발트해에서는 처리되지 않은 하수와 농업 비료 유출이 심각한 수질 악화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자연에서 공급되는 영양분은 이야기가 다르다. 특정 생물의 활동을 통해 전달되는 영양분은 오히려 산호초 생태계를 활성화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닷새다.
바닷새는 먼바다에서 물고기와 플랑크톤을 먹은 뒤 번식과 휴식을 위해 섬으로 돌아온다. 새의 배설물(구아노)이 섬과 주변 해역에 쌓이고 비와 파도를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유입된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은 산호와 해조류, 미생물의 성장을 돕는다.
2024년 학술지 네이처 출판 그룹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닷새가 많이 서식하는 섬 주변 산호초는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인도양과 태평양의 여러 섬을 비교한 결과, 바닷새 밀도가 높은 섬 인근 산호 군락의 석회화(calcification) 속도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최대 2.7배 더 높았다. 석회화 속도는 산호가 탄산칼슘 골격을 형성하며 암초 구조를 만드는 속도를 의미하며, 석회화 속도가 빠를수록 산호초는 파도와 폭풍을 견디는 구조를 빠르게 회복하고 더 많은 해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바닷새가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영양 순환의 매개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바다에서 얻은 영양분이 바닷새를 통해 섬과 산호초로 이동하면서 해양 생태계의 생산성과 회복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작은 바닷새 무리도 산호초 생태계에서는 자연의 영양 펌프로 기능한다는 얘기다. 이들의 존재는 산호초의 성장과 건강에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12]
해초를 옮기는 초록바다거북과 듀공
▲ 초록바다거북.
ⓒ Freeimages.com / canuckbo
바닷속에 사는 많은 동물이 탄소 순환을 돕는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개체 수가 크게 회복된 호주 초록바다거북과 바다의 소로 불리는 듀공이다. 이들이 해초를 먹음으로써 역으로 해초 군락의 확산과 건강한 성장을 돕게 된다.
초록바다거북과 듀공은 해초를 먹는 과정에서 해초 씨앗을 섭취한 후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배설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과 같은 해양 대형 초식동물은 이동 과정에서 하루에 최대 50만 개 이상의 해초 씨앗을 분산한다. 최대 약 650km 떨어진 지역까지 해초 씨앗이 운반된다.[13]
해초는 블루 카본 생태계의 핵심 구성 요소로, 바다에서 탄소를 저장하는 중요한 저장고다. 해초가 확산할수록 해저 퇴적물에 장기간 탄소가 축적되고 해양 생태계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특히 기후변화와 해양 온난화로 위협이 커지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일대에서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홍수를 막는 비버의 댐
육지에서는 비버가 자연 기반 기후 대응의 대표적인 동물로 꼽힌다. 비버가 나무와 진흙으로 만드는 댐은 물의 흐름을 늦추고 습지를 형성해 천연 홍수 방어막 역할을 한다.
기온이 1℃ 상승하면 대기는 약 7%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되며, 더 강하고 집중적인 폭우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이런 상황에서 비버가 만든 습지는 물을 저장하고 서서히 방출해 홍수 피해를 완화한다. 지난해 체코에서는 비버 가족이 당국이 계획한 위치와 거의 동일한 곳에 댐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 덕분에 약 3000만 체코 코루나(약 120만 유로)에 달하는 공공 예산이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14]
비버의 댐은 산불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2024년 미국 지질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콜로라도와 와이오밍에서 발생한 세 건의 대형 산불 분석에서, 비버가 만든 습지 지역에서는 주변 지역보다 산불 피해가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식생이 푸르게 유지됐다. 비버가 산불을 막으면서 중요한 탄소 흡수 지대를 보호한 셈이다.
"비버 개체 수, 그리고 비버의 댐 건설은 화재 예방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화재가 직접적인 위협이 아닌 상황에서도 인간을 포함한 생물 공동체에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정책적 관점에서 볼 때, 비버가 공공 토지로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역사적으로 비버가 서식한 지역에 비버를 다시 정착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15]
자연의 기후 해법, 야생동물
야생동물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 지구 탄소 생태계를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엔진에 가깝다. 그들의 일상은 숲과 바다, 강과 토양의 회복력을 키우고 탄소를 붙잡아 두며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자연 기반 안전망을 조용히 두껍게 만든다.
지난해 10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통과된 새로운 결의안은 야생 동물이 기후 변화에 대한 자연적 해결책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국제 사회가 야생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야생동물을 단순한 보호 대상에서 지구 생태계 회복의 필수 파트너로 재조명한 이 전환은, 밀렵의 칼날과 서식지 파괴의 손길을 멈추고 보호구역·생태축·종 복원을 정책의 본류로 끌어올려야 할 시대적 부름으로 다가온다.[16]
글: 이윤진 SDG경영연구소장,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덧붙이는
[안치용 영화평론가, 이윤진 기자]
과학자들의 반복된 경고에도 인간은 여전히 온실가스를 대기로 배출한다.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4℃ 상승했고, 극한 기상은 더 잦아졌다. 수많은 사람이 예방 가능한 재난으로 목숨을 잃었고, 수조 달러에 이르는 릴게임황금성 경제적 피해가 뒤따랐다.
여기에 삼림 벌채와 대규모 축산업 같은 인간 활동은 생물다양성을 빠르게 무너뜨린다. 수많은 종이 멸종 위기로 내몰렸고, 자연의 균형이 흔들렸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야생동물은 본능적인 행동을 통해 숲을 재생하고 탄소를 저장하며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기여한다. 인간이 만든 위기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 그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들의 존재가 사라지면 지구의 미래도 함께 흔들리게 된다. 지난 3월 3일은 세계 야생동물의 날이었다. 기후 대응의 최전선에서 조용히 활약하는 동물들의 숨은 역할을 조명했다.
탄소를 저장하는 코끼리와 호랑이
바다이야기프로그램
▲ 아프리카 숲코끼리.
ⓒ 위키미디어공용
릴게임신천지
대형 야생동물은 단순히 생태계의 일부가 아니라 지구의 탄소 순환을 조절하는 숨은 기후 조절자 역할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코끼리와 호랑이다. 코끼리는 오래전부터 생태계 엔지니어, 숲의 정원사, 씨앗 확산자로 불렸다. 최근에는 여기에 새로운 별명이 하나 더 붙었다. 바로 '기후 영웅(climate 알라딘게임 hero)'이다. 특히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아프리카 숲코끼리(African forest elephant)는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높여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는 동물로 주목받는다.
코끼리는 숲의 구조 자체를 변화해 탄소 흡수 능력을 높인다. 2019년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끼리가 숲을 이동하며 작은 나무를 넘어뜨리거나 식물을 먹어 나무 밀도를 낮추면 빛·물·공간을 둘러싼 경쟁 구조가 바뀐다. 이 과정에서 목질 밀도가 높은 큰 나무들이 더 잘 자라며 숲의 장기적인 탄소 저장량이 증가한다.[1]
2023년 PNAS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도 코끼리가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강화하는데, 코끼리가 사라지면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의 지상 탄소 저장량이 약 6~9%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2] 코끼리의 이러한 영향은 숲 생태계 전반에 걸친 생지화학(Biogeochemistry) 순환과 연결된다. 대형 초식동물의 활동은 토양과 식생 구조를 바꾸고, 장기적으로 숲의 생물량과 탄소 저장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3]
코끼리가 하루에 먹는 양은 약 180kg을 상회한다. 먹이를 찾으며 숲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나무를 밟고 넘어뜨리거나 잎과 가지를 뜯어 먹으면서, 특히 탄소 밀도가 낮은 작은 나무들이 줄어든다. 그 결과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목재 밀도가 높은 큰 나무들이 물·빛·공간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숲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흡수·저장되는 외부효과를 일으킨 셈이다.[4]
코끼리는 숲의 씨앗 확산자 역할도 한다. 코끼리가 과일을 먹은 뒤 배설하는 과정에서 씨앗이 멀리 퍼지고 일부 씨앗은 아예 (코끼리 등의) 소화 과정을 거쳐야 발아가 가능하도록 진화했다. 이런 과정은 마찬가지로 탄소 저장 능력이 높은 큰 나무들의 확산을 돕는다.[5] 세계자연기금(WWF)은 이러한 생태 활동 덕분에 숲코끼리 한 마리가 매년 축구장 약 140개에 해당하는 면적(약 100헥타르) 숲의 탄소 순흡수 능력을 높이며, 그 숲의 탄소 순흡수량은 자동차 2047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효과와 맞먹는 것으로 추정했다.[6]
코끼리는 토양 탄소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배설물은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해 탄소가 토양에 축적되는 과정을 촉진한다. 또한 코끼리가 먹고 남긴 식물 잔해는 분해 속도가 느려 토양에 더 많은 탄소가 남도록 한다.[7]
그런데 '기후 영웅' 코끼리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숲코끼리는 상아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지난 31년 사이에 개체 수가 86% 이상 감소했다. 현재는 역사적 서식 범위의 약 4분의 1에서만 발견된다.[8] 코끼리를 보호하는 일은 단순히 한 종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숲의 탄소 저장 능력과 생물다양성 그리고 기후 안정성을 지키는 일과도 직결된다.
▲ 호랑이
ⓒ 위키미디어공용
호랑이 역시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높이는 중요한 포식자다. 지난해 학술지 와일리(Wile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토착 호랑이가 서식하는 숲은 그렇지 않은 숲에 비해 헥타르당 최대 12%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 호랑이는 사슴과 멧돼지 같은 동물을 사냥하는데, 만약 이 동물들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어린나무와 식물을 지나치게 먹어 숲의 성장을 방해한다. 호랑이가 포식자로서 개체 수를 조절하면 식생이 회복되고 숲의 탄소 흡수 능력이 함께 높아진다.[9]
코끼리와 호랑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숲의 균형을 유지하며 자연이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숨은 기후 조절자 역할을 한다.
숲을 살리는 '굴착 동물'… 베통과 에키드나, 그리고 웜뱃의 숨은 역할
호주의 베통(bettong)과 에키드나(echidna) 같은 굴착 동물은 숲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땅을 파면서 숲 바닥의 낙엽을 뒤섞고 토양을 뒤집는다. 이 과정에서 낙엽과 유기물이 자연스럽게 토양에 섞이고 토양 영양분이 증가해 더 많은 탄소가 토양에 저장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호주 머독 대학교 육상 생태계 과학 및 지속가능성 센터는 이러한 굴착 포유류가 토양을 뒤집고 낙엽과 유기물을 섞는 과정에서 토양의 수분 보유 능력을 높여, 건조해지고 산불에 취약해지는 숲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도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호주에서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대형 산불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생태적 기능은 더욱 중요해졌다.[10]
▲ 웜뱃
ⓒ 위키미디어공용
굴을 파는 동물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24년 호주 찰스 스튜어트 대학 생태학 교수 데일 님모의 연구에 따르면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웜뱃 역시 산불 상황에서 다른 동물들에게 중요한 피난처를 제공한다.
2019~2020년 호주 전역을 대형 산불이 휩쓴 기간, 이른바 블랙 서머(Black Summer) 당시 "웜뱃이 다른 동물들을 굴로 몰아넣어 불길에서 구했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널리 퍼졌다. 당시 연구자들은 이 이야기가 사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웜뱃 굴이 실제로 산불 속 피난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웜뱃의 굴은 매우 깊고 복잡하다. 길이가 15m 이상에 이르며 여러 개의 입구와 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불이나 극한 환경에서 비교적 안전한 공간을 제공한다. 연구진은 뉴사우스웨일스주 알버리 북쪽의 산불 피해 숲에 카메라 56대를 설치해 웜뱃 굴 주변을 관찰했다.
조사 결과 웜뱃 굴 주변에서 총 56종의 동물(포유류 19종, 조류 33종, 파충류 4종)이 발견됐다. 특히 들쥐, 앤테키누스, 레이스 모니터 도마뱀, 페인티드 버튼메추라기 같은 토착종은 굴 주변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 멸종위기종인 히스 모니터 도마뱀이 굴에서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연구진은 웜뱃 굴이 작은 포유류에게 특히 중요한 서식 공간이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굴 주변에서는 작은 포유류들이 먹이를 찾거나 입구를 탐색하는 행동, 굴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행동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관찰됐다. 일부 동물은 비가 온 뒤 굴 입구에 고인 물에서 물을 마시거나 목욕하는 모습도 보였다. 산불 피해가 심한 지역일수록 웜뱃 굴을 이용하는 야생동물이 더 많았다. 웜뱃 굴이 산불 이후에도 야생동물에게 중요한 피난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처럼 동물이 파는 굴은 단순한 서식 공간을 넘어 다른 종을 위한 생태계 기반 시설이 된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오소리, 거대 아르마딜로 등 여러 굴착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서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도 모래왕도마뱀(sand goanna) 굴에서 최소 28종의 동물이 발견됐고, 빌비(bilby)의 굴은 아웃백의 오아시스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웜뱃 보호가 다양한 야생동물과 생태계를 동시에 보호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남동부 호주에서 대형 산불이 점점 더 잦아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하 생태 네트워크는 야생동물의 생존을 돕는 중요한 자연 기반 해법이 될 수 있다.[11]
바닷새, 산호초에 생명을 불어넣다
과도한 영양염류는 산호초와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 비료와 하수 같은 인위적 영양분이 바다로 유입되면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고 수중 산소가 고갈되면서 물고기와 산호가 질식한다. 예컨대 북유럽과 동유럽 사이 발트해에서는 처리되지 않은 하수와 농업 비료 유출이 심각한 수질 악화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자연에서 공급되는 영양분은 이야기가 다르다. 특정 생물의 활동을 통해 전달되는 영양분은 오히려 산호초 생태계를 활성화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닷새다.
바닷새는 먼바다에서 물고기와 플랑크톤을 먹은 뒤 번식과 휴식을 위해 섬으로 돌아온다. 새의 배설물(구아노)이 섬과 주변 해역에 쌓이고 비와 파도를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유입된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은 산호와 해조류, 미생물의 성장을 돕는다.
2024년 학술지 네이처 출판 그룹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닷새가 많이 서식하는 섬 주변 산호초는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인도양과 태평양의 여러 섬을 비교한 결과, 바닷새 밀도가 높은 섬 인근 산호 군락의 석회화(calcification) 속도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최대 2.7배 더 높았다. 석회화 속도는 산호가 탄산칼슘 골격을 형성하며 암초 구조를 만드는 속도를 의미하며, 석회화 속도가 빠를수록 산호초는 파도와 폭풍을 견디는 구조를 빠르게 회복하고 더 많은 해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바닷새가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영양 순환의 매개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바다에서 얻은 영양분이 바닷새를 통해 섬과 산호초로 이동하면서 해양 생태계의 생산성과 회복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작은 바닷새 무리도 산호초 생태계에서는 자연의 영양 펌프로 기능한다는 얘기다. 이들의 존재는 산호초의 성장과 건강에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12]
해초를 옮기는 초록바다거북과 듀공
▲ 초록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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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 사는 많은 동물이 탄소 순환을 돕는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개체 수가 크게 회복된 호주 초록바다거북과 바다의 소로 불리는 듀공이다. 이들이 해초를 먹음으로써 역으로 해초 군락의 확산과 건강한 성장을 돕게 된다.
초록바다거북과 듀공은 해초를 먹는 과정에서 해초 씨앗을 섭취한 후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배설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과 같은 해양 대형 초식동물은 이동 과정에서 하루에 최대 50만 개 이상의 해초 씨앗을 분산한다. 최대 약 650km 떨어진 지역까지 해초 씨앗이 운반된다.[13]
해초는 블루 카본 생태계의 핵심 구성 요소로, 바다에서 탄소를 저장하는 중요한 저장고다. 해초가 확산할수록 해저 퇴적물에 장기간 탄소가 축적되고 해양 생태계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특히 기후변화와 해양 온난화로 위협이 커지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일대에서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홍수를 막는 비버의 댐
육지에서는 비버가 자연 기반 기후 대응의 대표적인 동물로 꼽힌다. 비버가 나무와 진흙으로 만드는 댐은 물의 흐름을 늦추고 습지를 형성해 천연 홍수 방어막 역할을 한다.
기온이 1℃ 상승하면 대기는 약 7%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되며, 더 강하고 집중적인 폭우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이런 상황에서 비버가 만든 습지는 물을 저장하고 서서히 방출해 홍수 피해를 완화한다. 지난해 체코에서는 비버 가족이 당국이 계획한 위치와 거의 동일한 곳에 댐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 덕분에 약 3000만 체코 코루나(약 120만 유로)에 달하는 공공 예산이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14]
비버의 댐은 산불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2024년 미국 지질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콜로라도와 와이오밍에서 발생한 세 건의 대형 산불 분석에서, 비버가 만든 습지 지역에서는 주변 지역보다 산불 피해가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식생이 푸르게 유지됐다. 비버가 산불을 막으면서 중요한 탄소 흡수 지대를 보호한 셈이다.
"비버 개체 수, 그리고 비버의 댐 건설은 화재 예방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화재가 직접적인 위협이 아닌 상황에서도 인간을 포함한 생물 공동체에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정책적 관점에서 볼 때, 비버가 공공 토지로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역사적으로 비버가 서식한 지역에 비버를 다시 정착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15]
자연의 기후 해법, 야생동물
야생동물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 지구 탄소 생태계를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엔진에 가깝다. 그들의 일상은 숲과 바다, 강과 토양의 회복력을 키우고 탄소를 붙잡아 두며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자연 기반 안전망을 조용히 두껍게 만든다.
지난해 10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통과된 새로운 결의안은 야생 동물이 기후 변화에 대한 자연적 해결책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국제 사회가 야생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야생동물을 단순한 보호 대상에서 지구 생태계 회복의 필수 파트너로 재조명한 이 전환은, 밀렵의 칼날과 서식지 파괴의 손길을 멈추고 보호구역·생태축·종 복원을 정책의 본류로 끌어올려야 할 시대적 부름으로 다가온다.[16]
글: 이윤진 SDG경영연구소장,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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