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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첫인상과는 했던 정해져 있었다. 말을 정면으로[김상목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셸'은 자동차를 훔쳐 도로를 달리던 중 사고로 그를 쫓던 경찰을 살해한다. 쫓기게 된 그는 파리에서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길에서 몇 주 전 남쪽 휴양지 니스에서 몇 번 만났던 미국 유학생 '파트리시아'와 우연히 재회해 며칠간 그녀의 아파트에서 함께 머문다. 미셸은 파트리시아에게 함께 로마로 떠나자고 제안한다. 파트리시아는 그가 싫지 않으면서도 망설인다.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며 빠져드는 두 사람이지만, 경찰의 수사는 점점 그들을 죄어온다.
새로운 물결의 골드몽게임 탄생
▲ <네 멋대로 해라> 스틸
황금성게임랜드ⓒ 오드
위의 내용은 놀랍게도 세계 영화 역사를 뒤흔들었던 '누벨바그 La Nouvelle Vague'의 상징이자, 현대 영화의 출발점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줄거리 거의 전부다. 전혀 교훈적이지도, 딱히 놀라울 바다이야기모바일 것도 없어 보인다.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곤란하다. 소규모로 제작된 영화는 자주 장면을 휙휙 건너뛰고 점프하는 데다, 이야기의 맥락이나 개연성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결점과 단점투성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기묘한 요소가 조합된 영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하면, 기이한 감각에 휩싸인다. 자신 오징어릴게임 이 본 걸 설명하긴 곤란한데, 딱히 뭐가 좋다고 예찬하기도 힘들지만, 묘하게 계속 기억에 남고 끌린다. 이 영화가 대표하는 '누벨바그'란 한 시대를 풍미한 경향 자체가 직역하면 '새로운 물결'이란 뜻이란 데 이유가 숨어 있다.
<네 멋대로 해라>의 감독 고다르는 당시 신인이었지만 무명은 아니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나름대로 프랑스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영화계 유명 인사였다. 당대 프랑스 영화계를 격심하게 비판하던 신진 평론가로 유명세를 날렸는데, 기성 영화판에서 '잘난 척하지 말고 한 번 만들어 보던가'라며 비난하자 이에 답하려 했다. '내가 만들어도 댁들보단 잘할 수 있다'를 실천하려 한 셈이다. 세계 영화계를 뒤흔든 문제작은 그렇게 탄생했다.
고다르는 동시기 프랑스 영화의 어떤 부분을 비판한 걸까? 답을 알려면, 시대 맥락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가 촬영된 1959년은 2차 세계대전의 전화에서 유럽이 전후 급속한 부흥과 함께 영화산업도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고다르와 동료 신진 평론가들은 극장에 관객이 가득하고 영화 제작은 활발했지만, 판에 박힌 상업적 성공이 보장된 작업 위주로만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풍요 속의 빈곤, 겉으론 만사형통이라도 속으론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 때라 본 것이다.
전쟁의 상흔 속에서 진지한 성찰과 함께 사회의 소외된 현실을 조명하던 '네오리얼리즘' 사조는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프랑스 영화계는 대중문학 인기 소설의 각색 위주로 흘러갔다. 당장 흥행과 인기는 보장되지만, 영화만이 가능한 표현과 실험보다는 관성화된 작품이 양산됐다. 그렇게 프랑스 영화는 '고인 물'이 되어갔다.
고다르와 그의 친구들은 대서양 건너 미국 동시대 영화에 주목했다. 할리우드 대표주자가 아닌, 'B급' 장르 영화를 통해 상업영화로만 해당 작품을 이해하던 관객에게 그 영화들이 숨기고 있던 함의를 포착하고 추출하는 데 집중했다. 고루해진 자국(프랑스) 영화를 자극하려는 노력이었다. 이들은 동시대 대중과 호흡하며 새로운 시대의 기운을 듬뿍 녹여낸 통속 소재, 즉 범죄 장르를 재조명했다.
고다르와 함께 누벨바그의 대표 이름이 된 프랑수아 트뤼포의 작업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재능 있는 상업영화 감독으로만 평가받던 알프레드 히치콕과 며칠 동안 인터뷰하고 <히치콕과의 대화>를 썼다. 이 책을 통해 히치콕은 스튜디오에 고용된 연출가를 넘어 영화 '작가'라는 수식어를 부여받는다. 산업으로 한정되던 영화를 다시 예술가의 작업으로 돌려놓는 고다르와 누벨바그 동료들은 타인의 작품 품평을 넘어 자신들이 새로운 영화의 생산자가 되려 했다. 훗날 영화 역사에 전환점이 된 바로 그 순간에 <네 멋대로 해라>가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것이다.
영화의 현대적 매력
▲ <네 멋대로 해라> 스틸
ⓒ 오드
다양한 역사적 의미를 설파했지만, 결국엔 영화 자체에서 매력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미사여구로 이제는 누구나 그 권위를 의심치 않는 '고전'을 미화하고 상찬을 보내며 고대유물 취급으로 그칠 뿐이다. 영화는 콕 집어 정리해 설명하긴 힘들지만, 막연하게나마 변하는 시대의 조류를 예고하는 나팔 소리 같은 기운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누군가가 발견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다시 <네 멋대로 해라>로 돌아가면, 영화 속 얼핏 미셸의 도피 행각은 설명하기 어렵다. 경찰에 추격당하면 강박관념에 시달릴 법하지만, 그는 내일이 없다는 듯 자신이 꽂힌 감정을 쫓는다. 실정법 제도로 보면 단죄해야 할 악질 범죄자 즉 사회의 공적에 가깝다. 하지만 고다르는 현대 미국 통속 범죄물 속 주인공 캐릭터를 재해석하며, 선악 잣대로 구분하기 힘든 낯설고 매력적인 존재로 형상화한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순간에 충실한 감정으로 원하는 걸 쫓으며, 자신의 운명을 자의적으로 결정하려는 태도는 동시대 청년세대에 짜릿한 매혹으로 다가온다.
미셸은 반항아다. 그는 착실히 공부해서 안정된 삶을 살라는 사회적 요구를 부정하고 근면·성실의 덕목을 비웃는다. 전쟁과 혼란 속에 전통적 가치관이 허물어진 세태를 체화한 그는 군대 의무복무를 통해 붕괴 일로인 식민제국의 전쟁에서 냉소와 환멸을 품었을 테다. 건실한 삶과 장미빛 미래의 꿈을 대신해 매혹과 희열을 좇던 그는 매번 순간마다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행각을 보인다.
그를 매혹으로 이끌고 또한 파멸의 단초를 제공하는 파트리시아 역시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다. 미국에서 파리로 유학 온 그녀는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며 신문팔이, 취재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벌지만, 미셸과는 다른 신분과 계층에 속한다. 그러나 전형적 드라마와 달리 둘은 충동적으로 서로 이끌리고, 서로 온전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면서도 충분히 매력을 느낀다. 조금 모험적이긴 해도 정석적인 삶의 궤도를 밟던 그녀는 정반대의 살을 산다고 볼 미셸에게 끌리지만, 그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불안을 떨치지 못한다. 파트리시아 역시 미셸이 '험프리 보가트'의 재해석 캐릭터라면, 그녀의 경우 '팜파탈'의 '신여성' 버전으로 구현된다.
해답을 던지는 작업
▲ <네 멋대로 해라> 스틸
ⓒ 오드
그런 둘의 관계와 일상 대화는 파편적으로 전개되지만, 촘촘한 대중소설 작법이 아니라 느슨하면서도 하나의 풍경을 구축하는 실험적 글쓰기에 가깝다. 1959년 여름에 촬영된 영화는 원작 서술을 그대로 재연하는 진부성 대신에 훗날 '점프 컷'이라 불리게 될 시도를 선보인다.
영화는 이야기 전개에 필수이면서 관객에게 꼭 보여주고픈 이미지 외에 앞뒤로 붙은 군더더기를 과감히 생략하고 건너뛴다. 생생한 현장감을 위해 막 도입된 경량화 카메라를 (또 다른 신화적 이름으로 남은) 촬영감독 라울 쿠타르가 어깨에 멘 채 오늘날 '헨드헬드'라 불리는 기법을 선보인다.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기던 관행에 시작으로 돌아가 의심하며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영화 전체에 넘실거린다.
여기에 제작 당시 60여 년 남짓한 영화 역사에 관한 성찰과 반영 역시 곳곳에 녹아든 채 불쑥 튀어나와 즐거움을 더한다. 미셸은 험프리 보가트의 유명한 포즈를 결정적 순간에 복제하고, 신세대 감독과 평론가들이 길잡이로 삼던 장 피에르 멜빌이 카메오로 천연덕스럽게 등장해 선문답을 진행한다. 비판할 건 하더라도 자신들의 비평과 창작 활동 토대가 되어준 역사를 깊이 숙지하며 수용하는 태도다. 그렇게 물려받은 전통에 관한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경향 추구가 <네 멋대로 해라>의 원형질을 이룬다.
<네 멋대로 해라>는 언젠가부터 화석처럼 제목과 몇몇 인상적인 이미지 컷으로만 차용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원제와 큰 상관 없는 '초월 번역' (일어 제목 그대로 따온) 한글명 역시 영화보다는 드라마 제목으로 더 언급되는 시대에 <네 멋대로 해라>를 처음 본 감흥을 잊지 못한 리차드 링클레이터에 의해 재구성된 '네 멋대로 해라' <누벨바그>가 반갑게 등장했다. 타이밍 적절하게 오리지널 <네 멋대로 해라>도 말끔하게 복원된 버전으로 극장에 귀환한다. 두 개의 '네 멋대로' 거리를 질주하는 기운 가득한 영화와 재회할 기회다. 두 편 순차적으로 봐도 좋지만, 고다르의 원본과 링클레이터의 헌정본을 하루에 연속 관람한다면, 그야말로 어떤 '현대성'과 몸과 마음을 다해 부딪히는 순수한 '시네마틱' 체험이 되어줄 테다.
<작품정보>
네 멋대로 해라À bout de souffleBreathless1960|프랑스|범죄, 스릴러, 로맨스, 멜로2026.01.14. (4K)개봉|90분|12세 관람가감독 장 뤽 고다르각본 프랑수아 트뤼포 & 장 뤽 고다르출연 진 세버그 & 장 폴 벨몽도수입/배급 오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셸'은 자동차를 훔쳐 도로를 달리던 중 사고로 그를 쫓던 경찰을 살해한다. 쫓기게 된 그는 파리에서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길에서 몇 주 전 남쪽 휴양지 니스에서 몇 번 만났던 미국 유학생 '파트리시아'와 우연히 재회해 며칠간 그녀의 아파트에서 함께 머문다. 미셸은 파트리시아에게 함께 로마로 떠나자고 제안한다. 파트리시아는 그가 싫지 않으면서도 망설인다.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며 빠져드는 두 사람이지만, 경찰의 수사는 점점 그들을 죄어온다.
새로운 물결의 골드몽게임 탄생
▲ <네 멋대로 해라> 스틸
황금성게임랜드ⓒ 오드
위의 내용은 놀랍게도 세계 영화 역사를 뒤흔들었던 '누벨바그 La Nouvelle Vague'의 상징이자, 현대 영화의 출발점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줄거리 거의 전부다. 전혀 교훈적이지도, 딱히 놀라울 바다이야기모바일 것도 없어 보인다.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곤란하다. 소규모로 제작된 영화는 자주 장면을 휙휙 건너뛰고 점프하는 데다, 이야기의 맥락이나 개연성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결점과 단점투성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기묘한 요소가 조합된 영화를 총체적으로 경험하면, 기이한 감각에 휩싸인다. 자신 오징어릴게임 이 본 걸 설명하긴 곤란한데, 딱히 뭐가 좋다고 예찬하기도 힘들지만, 묘하게 계속 기억에 남고 끌린다. 이 영화가 대표하는 '누벨바그'란 한 시대를 풍미한 경향 자체가 직역하면 '새로운 물결'이란 뜻이란 데 이유가 숨어 있다.
<네 멋대로 해라>의 감독 고다르는 당시 신인이었지만 무명은 아니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나름대로 프랑스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영화계 유명 인사였다. 당대 프랑스 영화계를 격심하게 비판하던 신진 평론가로 유명세를 날렸는데, 기성 영화판에서 '잘난 척하지 말고 한 번 만들어 보던가'라며 비난하자 이에 답하려 했다. '내가 만들어도 댁들보단 잘할 수 있다'를 실천하려 한 셈이다. 세계 영화계를 뒤흔든 문제작은 그렇게 탄생했다.
고다르는 동시기 프랑스 영화의 어떤 부분을 비판한 걸까? 답을 알려면, 시대 맥락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가 촬영된 1959년은 2차 세계대전의 전화에서 유럽이 전후 급속한 부흥과 함께 영화산업도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고다르와 동료 신진 평론가들은 극장에 관객이 가득하고 영화 제작은 활발했지만, 판에 박힌 상업적 성공이 보장된 작업 위주로만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풍요 속의 빈곤, 겉으론 만사형통이라도 속으론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 때라 본 것이다.
전쟁의 상흔 속에서 진지한 성찰과 함께 사회의 소외된 현실을 조명하던 '네오리얼리즘' 사조는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프랑스 영화계는 대중문학 인기 소설의 각색 위주로 흘러갔다. 당장 흥행과 인기는 보장되지만, 영화만이 가능한 표현과 실험보다는 관성화된 작품이 양산됐다. 그렇게 프랑스 영화는 '고인 물'이 되어갔다.
고다르와 그의 친구들은 대서양 건너 미국 동시대 영화에 주목했다. 할리우드 대표주자가 아닌, 'B급' 장르 영화를 통해 상업영화로만 해당 작품을 이해하던 관객에게 그 영화들이 숨기고 있던 함의를 포착하고 추출하는 데 집중했다. 고루해진 자국(프랑스) 영화를 자극하려는 노력이었다. 이들은 동시대 대중과 호흡하며 새로운 시대의 기운을 듬뿍 녹여낸 통속 소재, 즉 범죄 장르를 재조명했다.
고다르와 함께 누벨바그의 대표 이름이 된 프랑수아 트뤼포의 작업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재능 있는 상업영화 감독으로만 평가받던 알프레드 히치콕과 며칠 동안 인터뷰하고 <히치콕과의 대화>를 썼다. 이 책을 통해 히치콕은 스튜디오에 고용된 연출가를 넘어 영화 '작가'라는 수식어를 부여받는다. 산업으로 한정되던 영화를 다시 예술가의 작업으로 돌려놓는 고다르와 누벨바그 동료들은 타인의 작품 품평을 넘어 자신들이 새로운 영화의 생산자가 되려 했다. 훗날 영화 역사에 전환점이 된 바로 그 순간에 <네 멋대로 해라>가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것이다.
영화의 현대적 매력
▲ <네 멋대로 해라> 스틸
ⓒ 오드
다양한 역사적 의미를 설파했지만, 결국엔 영화 자체에서 매력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미사여구로 이제는 누구나 그 권위를 의심치 않는 '고전'을 미화하고 상찬을 보내며 고대유물 취급으로 그칠 뿐이다. 영화는 콕 집어 정리해 설명하긴 힘들지만, 막연하게나마 변하는 시대의 조류를 예고하는 나팔 소리 같은 기운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누군가가 발견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다시 <네 멋대로 해라>로 돌아가면, 영화 속 얼핏 미셸의 도피 행각은 설명하기 어렵다. 경찰에 추격당하면 강박관념에 시달릴 법하지만, 그는 내일이 없다는 듯 자신이 꽂힌 감정을 쫓는다. 실정법 제도로 보면 단죄해야 할 악질 범죄자 즉 사회의 공적에 가깝다. 하지만 고다르는 현대 미국 통속 범죄물 속 주인공 캐릭터를 재해석하며, 선악 잣대로 구분하기 힘든 낯설고 매력적인 존재로 형상화한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순간에 충실한 감정으로 원하는 걸 쫓으며, 자신의 운명을 자의적으로 결정하려는 태도는 동시대 청년세대에 짜릿한 매혹으로 다가온다.
미셸은 반항아다. 그는 착실히 공부해서 안정된 삶을 살라는 사회적 요구를 부정하고 근면·성실의 덕목을 비웃는다. 전쟁과 혼란 속에 전통적 가치관이 허물어진 세태를 체화한 그는 군대 의무복무를 통해 붕괴 일로인 식민제국의 전쟁에서 냉소와 환멸을 품었을 테다. 건실한 삶과 장미빛 미래의 꿈을 대신해 매혹과 희열을 좇던 그는 매번 순간마다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행각을 보인다.
그를 매혹으로 이끌고 또한 파멸의 단초를 제공하는 파트리시아 역시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다. 미국에서 파리로 유학 온 그녀는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며 신문팔이, 취재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벌지만, 미셸과는 다른 신분과 계층에 속한다. 그러나 전형적 드라마와 달리 둘은 충동적으로 서로 이끌리고, 서로 온전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면서도 충분히 매력을 느낀다. 조금 모험적이긴 해도 정석적인 삶의 궤도를 밟던 그녀는 정반대의 살을 산다고 볼 미셸에게 끌리지만, 그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불안을 떨치지 못한다. 파트리시아 역시 미셸이 '험프리 보가트'의 재해석 캐릭터라면, 그녀의 경우 '팜파탈'의 '신여성' 버전으로 구현된다.
해답을 던지는 작업
▲ <네 멋대로 해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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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둘의 관계와 일상 대화는 파편적으로 전개되지만, 촘촘한 대중소설 작법이 아니라 느슨하면서도 하나의 풍경을 구축하는 실험적 글쓰기에 가깝다. 1959년 여름에 촬영된 영화는 원작 서술을 그대로 재연하는 진부성 대신에 훗날 '점프 컷'이라 불리게 될 시도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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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제작 당시 60여 년 남짓한 영화 역사에 관한 성찰과 반영 역시 곳곳에 녹아든 채 불쑥 튀어나와 즐거움을 더한다. 미셸은 험프리 보가트의 유명한 포즈를 결정적 순간에 복제하고, 신세대 감독과 평론가들이 길잡이로 삼던 장 피에르 멜빌이 카메오로 천연덕스럽게 등장해 선문답을 진행한다. 비판할 건 하더라도 자신들의 비평과 창작 활동 토대가 되어준 역사를 깊이 숙지하며 수용하는 태도다. 그렇게 물려받은 전통에 관한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경향 추구가 <네 멋대로 해라>의 원형질을 이룬다.
<네 멋대로 해라>는 언젠가부터 화석처럼 제목과 몇몇 인상적인 이미지 컷으로만 차용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원제와 큰 상관 없는 '초월 번역' (일어 제목 그대로 따온) 한글명 역시 영화보다는 드라마 제목으로 더 언급되는 시대에 <네 멋대로 해라>를 처음 본 감흥을 잊지 못한 리차드 링클레이터에 의해 재구성된 '네 멋대로 해라' <누벨바그>가 반갑게 등장했다. 타이밍 적절하게 오리지널 <네 멋대로 해라>도 말끔하게 복원된 버전으로 극장에 귀환한다. 두 개의 '네 멋대로' 거리를 질주하는 기운 가득한 영화와 재회할 기회다. 두 편 순차적으로 봐도 좋지만, 고다르의 원본과 링클레이터의 헌정본을 하루에 연속 관람한다면, 그야말로 어떤 '현대성'과 몸과 마음을 다해 부딪히는 순수한 '시네마틱' 체험이 되어줄 테다.
<작품정보>
네 멋대로 해라À bout de souffleBreathless1960|프랑스|범죄, 스릴러, 로맨스, 멜로2026.01.14. (4K)개봉|90분|12세 관람가감독 장 뤽 고다르각본 프랑수아 트뤼포 & 장 뤽 고다르출연 진 세버그 & 장 폴 벨몽도수입/배급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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