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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행운이다. 보였지만 인물이라면 않으면 무시하는 안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에서 주방위군 병력이 순찰을 하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워싱턴DC 범죄율 최저 수준인데
트럼프 “중남미보다 높다”군 투입
대표 민주당 텃밭 ‘표적 됐다’ 지적
되레 시위 늘고 식당 손님은 급감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몰. 워싱턴기념탑과 링컨기념관 등 관광 명소가 밀집한 이곳에서 황토색 군복을 입은 비무장 주방위군(National Guard)이 삼삼오오 순찰을 하고 있었다. 주말 직전과세기간 을 앞둔 오후 워싱턴의 대표 명소에 주방위군과 군용 트럭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지만 삼엄하기보다는 한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워싱턴기념탑 앞에서 만난 주방위군에게 “오늘 임무가 무엇이냐”고 묻자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우리가 있어서 안전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방위군들은 관광객들과 사진을 같이 찍으며 대화했고, 생일 파티를 하 직업군인 하는일 는 시민에게 웃으며 “축하한다”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했다. 순찰 활동이라기보다는 산책을 하듯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이민 과잉 단속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주방위군이 팽팽하게 대치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17 dti 비율 일 워싱턴기념탑 앞에서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주방위군 병사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의 치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방위군을 파견하면서 과잉 대응과 권력 남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주방위군 배치를 발표하면서 워싱턴이 “폭력적인 갱단과 예수성심수녀회 잔인한 범죄자, 방황하는 폭도, 마약에 취한 광신자와 노숙자들로 넘쳐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발표 이후 워싱턴 소속 주방위군 800명이 시내에서 순찰하며 연방 법 집행기관의 범죄자 체포와 노숙인 텐트촌 철거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주방위군을 파견할 만큼 특별히 치안 수요가 급증한 것은 아니다. 미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워 생애최초주택 싱턴의 폭력 범죄율은 3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올해 폭력 범죄도 지난해 대비 26% 감소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최근 몇 개의 폭력 사건을 들어 워싱턴이 콜롬비아 보고타 등 중남미의 도시들보다 범죄율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방위군은 트럼프의 지휘에 따라 내셔널몰이나 유니언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배치돼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배치될 만큼 치안 상황이 급박하지는 않다. CNN은 “주방위군들은 대부분 랜드마크 근처에 배치돼 장갑차 옆에 서서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관광객들을 친절하게 응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주방위군 외에도 연방수사국(FBI) 등 법 집행기관 소속 요원들이 워싱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트럼프의 주방위군 배치가 오히려 시위를 불러오기도 했다. 불법 시위가 많아서 주방위군이 파견된 것이 아니라 주방위군 배치가 논란을 부르면서 거꾸로 시위를 일으킨 것이다. 지난 16일 백악관 인근 듀퐁 서클에서 시민 수백명이 주방위군 배치에 항의하며 행진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당장 물러나라’ ‘주방위군은 안 된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걸어갔다. 시위에 참여한 로빈 갤브레이스는 뉴욕타임스에 “트럼프는 자기 행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문제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 도시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힐은 주방위군 투입 이후 워싱턴 시내 식당 방문객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식당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집계 결과 온라인 예약 뒤 식당을 방문한 손님은 주방위군이 투입된 지난 12일에는 전년 대비 27%, 13일엔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에는 2020년 경찰의 공권력 남용 논란을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 시위가 격화되면서 주방위군이 투입된 적이 있다. 하지만 치안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데도 군 병력을 도시 곳곳에 배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경찰국가’ 비판이 나온다. 2020년 이전에 주방위군과 전신인 민병대가 워싱턴에 배치된 사례는 10차례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폭력 사태가 극심했던 남북전쟁 기간에 배치된 사례까지 포함한 것이다. 1968년 4월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암살당하면서 워싱턴에서 약탈과 폭동 사태가 벌어져 주방위군 1만3000여명이 배치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때와 같은 소요가 전혀 벌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트럼프가 무리하게 주방위군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주방위군이 조만간 무장까지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방위군 대변인은 17일 “주방위군은 임무와 훈련에 따라 무기를 소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어서 트럼프의 표적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워싱턴은 민주당 ‘텃밭’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유권자 92.3%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가 워싱턴의 진보 색채를 못마땅해하며 길들이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조치로 워싱턴이 더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17일 성명에서 “대통령의 과감한 리더십은 수도 워싱턴을 빠르게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며 “10일도 채 되지 않아 워싱턴의 거리에서 300명 이상의 위험한 범죄자들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트럼프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에선 워싱턴에 총 700명의 주방위군을 파견하기로 했다. 당분간 워싱턴 곳곳에서 군복 입은 주방위군의 활동이 더 빈번해질 전망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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