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 증권사에 대한 심사 재개를 명령한 금융위원회의 결정에 불복, 이를 다시 금융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소위를 통해 5개 증권사가 신청한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는데, 금감원은 이 결정을 거부한 셈이다.
당국과 업계 안팎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조직 개편을 앞둔 두 기관이 정책 주도권을 두고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열린 금융위 회의에서 보고 안건으로 올라온 5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심사 지속 여부를 두고 상당한 논의가 이뤄졌다. 해당 안건은 금감원의 요청으로 올라왔는데, 처음 회의에 참석한 이찬진 금감원장이 이례적으로 오11월주식
래 발언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회의가 예상보다 한 시간 늦은 시각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결과 금융위원들은 심사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결론이 나오기까지 두 기관의 불협화음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툼의 발단은 금감원이 지난달 키움증권을 제외한 삼성·메리츠·하나·신한 등 4개 증권사에 대한 심사를 중단해야황금성게임랜드
한다는 내용을 금융위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금감원의 의견을 전달받은 금융위는 소위를 열고 심사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금융위 소위에서 내려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해당 안건을 금융위로 올린 것이다.



일러스트=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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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심사를 위탁받았을 뿐인 금감원이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규 사업을 신청한 증권사에 인가를 내주는 정책 결정은 금융위가 내리는데, 심사를 중단할 만큼 중대하지 않은 내용을 지적하며 금감원이 마치 인가 결정을 주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회의에 참석한 용의 눈 게임
위원들 대부분도 요건이 된다면 증권사에 인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정부가 모험자본의 활성화를 강조하는 정책 방향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요건을 갖춘 증권사가 인가를 신청했을 때 지나치게 규제적인 입장에서 사업 진출을 막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반면 금감원은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의 사법·내부통제 리스크를맞벌이재테크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삼성증권 거점점포 검사에서 내부통제와 관련해 우려를 제기할 만한 내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증권도 거점점포 검사를 받고 있고, 과거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불공정 거래와 관련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신한증권은 1300억원 규모의 파생거래 손실 사태, 하나증권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증권사들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들여 심사하고도 인가 요건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본다. 증권사는 이번 발행어음 인가에 사활을 걸고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사가 모두 헛심을 쓸 바에는 아예 심사를 중단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찬진 금감원장./금융위 제공


업계에서는 금융과 관련된 전반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위와 시장 감독과 제재에 업무 역량의 상당 부분을 집중하는 금감원의 태생적인 조직 차이 때문에 일어난 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입장에선 위탁받은 심사를 대리하는 금감원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월권이라고 느꼈을 것이고, 금감원 입장에선 금융위가 자신들의 판단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봤을 수 있다”며 “금감원이 금융위에 안건을 올린 것은 금감원의 입장을 재차 어필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관의 신경전 끝에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재개되면서 금감원은 키움증권, 하나증권에 대한 심사를 우선 진행한다. 두 증권사는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후 이달 말 각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곳은 아직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던 증권사들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조직 개편이 맞물리면서 인가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는데, 심사가 다시 이뤄지면서 예정대로 올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아직 프레젠테이션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진행 상황을 공유해 주지 않아 심사 진행 여부에 대해 불투명했던 상황”이라며 “일부 증권사라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는 것이 순차적으로 심사를 하겠다는 의미인 만큼 심사 중단에 대한 우려는 다소 덜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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