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렌(IREN)은 2018년 호주에서 설립된 회사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매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엔비디아의 우선 협력사로 지정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최신 GPU인 블랙웰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도 새로 세우면서 늘어나는 AI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액체냉각과 공랭 방식을 함께 활용하는 기술적 유연성을 확보해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아이렌의 주력 사업은 비트코인 채굴과 AI 및 고성능 컴퓨터(HPC) 클라우드 서비스다. 비트코인 채굴은 2019년부터 본격화했다.연금펀드추천
채굴한 코인은 보관하지 않고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Kraken)에서 매일 현금화해 가격 변동 위험을 최소화한다. 채굴에는 비트메인(Bitmain)의 최신 주문형반도체(ASIC) 장비가 쓰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이렌의 채굴 속도(해시레이트)는 초당 50엑사헤시(EH/s)다. 이는 초당 50경 번의 계산을 처리하는 연산 능력으로, 글로벌 상위권에 속한다.테라쎄미콘 주식

채굴 시설은 모두 친환경 전력으로 운영된다. 캐나다에서는 공기업 전력사인 BC 하이드로(BC Hydro)의 전력을 쓰는데, 이 전력의 98% 이상이 수력발전 등 청정에너지다. 미국 텍사스주 칠드러스에 있는 채굴장 역시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해 100% 친환경 전력만 사용한다. 또한 전력비를 낮추기 위해 저전력 장비를 도입하고,옵션거래
채굴장을 자동화하며, 장기 전력 계약을 맺는 등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두 번째 축인 AI와 HPC 클라우드 사업은 성장 동력으로서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아이렌은 북미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H100 약 800개를 도입했다. 이 장비는 자연어 처리와 이미지 생성, 대형언어모델(LLM) 학습 등 키움증권계좌개설은행
고성능 연산에 쓰인다. 이 사업은 고객이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방식과 장기 계약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채굴보다 사업 안정성이 높다. 또 기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추가 투자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본격적으로 늘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리스크단기추천주
로 꼽힌다.
아이렌의 두 사업은 모두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 비용을 낮추고, 인프라를 스스로 통제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친화적 운영을 실현하는 세 가지 강점을 동시에 확보했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AI 인프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한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이렌은 H100, H200에 이어 블랙웰 GPU까지 도입하며 AI 인프라 확장을 가속화했다. 현재는 1800개 이상의 GPU로 연간 약 2600만 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새로 도입하는 블랙웰 GPU가 더해지면 AI와 LLM 워크로드 처리 능력은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렌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첫 상업용 AI 데이터센터인 호라이즌 1은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 고객 수요만 50메가와트(㎿) 이상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소도시 전체가 쓸 수 있는 전력과 맞먹는 규모다. 이곳에는 엔비디아 블랙웰 B300과 GB300 GPU 같은 최신 장비가 들어간다. 칠드러스 부지 내에는 최대 750㎿까지 전력 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또 서버랙당 전력 사용 한도를 200㎾ 수준으로 높여,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초고밀도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완공되면 고성능 GPU 서버 1만 대 이상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가 될 예정이다. ‘스위트워터 프로젝트’는 GPU 수요 증가에 맞춰 자금과 파트너십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미 약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반을 마련했으며 부지, 전력, 네트워크를 모두 직접 소유해 외부 의존 없이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실적도 상승세에 있다. 2025 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은 1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주당 0.66달러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비트코인 채굴 매출은 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해시레이트는 50EH/s까지 확대했지만, 더 이상의 채굴 확장은 중단하고 AI 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있다. AI 클라우드 매출은 7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앞으로 GPU를 1만900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도 810㎿까지 늘어난 상태다.
향후 전망도 밝다. 아이렌은 올해 연간 매출이 약 12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비트코인 채굴만으로도 연간 10억 달러 이상 매출이 가능하다. 캐나다와 텍사스에서 진행 중인 대형 수랭식 데이터센터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고, 아이렌은 코로케이션과 AI 클라우드 모델을 병행해 앞으로 5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아이렌은 비트코인 채굴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친환경 전력과 자체 데이터센터 역량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채굴 현금흐름과 엔비디아 GPU 중심의 대규모 클라우드 확장을 통해, 아이렌은 블록체인과 AI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안정적 위치를 구축해가고 있다.
KB증권 수석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