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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급 기술인력에게 주는 전문직 비자(H-1B)에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미국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백악관이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새로 부과될 전문직 비자 수수료는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자에겐 적용되지 않으며, 신규 비자 발급자에게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발표 당시 발언과는 상충되는 것이어서 혼란이 2011추천종목
가중되고 있다.
앞서 1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21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 시각)부터 전문직 비자에 10만달러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한 바 있다. 다음날인 20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연례 수수료가 아니다. (신규 비자 발급) 신청시에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야마토게임동영상
라며 “현재 H-1B 비자를 보유하고 해외에 체류 중인 사람은 미국 재입국 시에도 10만달러를 내지 않는다. 신규 비자에만 적용되며, 비자 갱신 때나 현재 비자 소지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회성’이라는 레빗 대변인의 말과 달리, 19일 발표 당시 러트닉 장관은 기자들에게 “매년 10만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번 말해 신천지
‘연간’ 수수료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에이피(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현재 (비자를) 갱신할 때는 적용되지 않으나, 다만 해당 정책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19일 새 미국 영주권 비자인 ‘트럼프 골드 카드’가 미국 워싱턴TIGER삼성그룹 주식
디시에 있는 백악관 집무실에 전시돼 있다. EPA연합뉴스


전문직(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비자로, 3년 체류가 가능하고 이후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추첨을 통해 연간 발급 건수는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으며 기존 신청 수수료는 1000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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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한발 물러선 것은 정책 발표 직후 미국 내에서 이민자 출신 고급 기술인력에 의존해 온 테크기업과 금융계를 중심으로 큰 혼란이 빚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제이피(JP)모건, 아마존, 골드만삭스 등 일부 기업들은 19일 발표 직후 내부 이메일을 통해 전문직 비자 소지 직원들에게 미국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세계적 인재를 유치해 왔던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 오히려 기업의 국외 이전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일었다. 미 상공회의소는 19일 성명을 내어 “직원과 가족, 그리고 미국 고용주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며 “정부와 협력해 파급 효과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0일엔 인도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가족 단위 혼란이 불가피해 인도적 파장이 일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양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직 비자 소지자 가운데엔 인도 출신 비율이 70%를 넘길 정도로 높다.
이런 상황 속에 백악관은 정책 발표 불과 하루만에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자에겐 10만달러 수수료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해명하며 정책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또 20일 별도 설명자료를 내어, 국가 이익에 부합할 경우 개별적 예외 사항을 두고 수수료 없이 전문직 비자 신청을 허용하겠다고도 밝혔다. 백악관은 이 자료에서 전문직 비자 노동자 비중이 2003 회계연도의 32%에서 최근 65%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미국인의 일자리 보장을 위해 이번 조치가 필요했음을 강변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연방이민국(USCIS) 고위 관료였던 더그 랜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안에 대해 “터무니없이 무법적(ludicrously lawless)”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건 진짜 정책이 아니라, 반이민론자들을 위한 팬 서비스일 뿐”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이 원하는 헤드라인을 얻고, 사회에 불안감과 충격을 주면서도 정작 법정에서 이 정책이 살아남을지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도입 방침을 밝혀 왔던 새 미국 영주권 비자 ‘골드 카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 재무부에 100만달러(약 14억원)를 납부하거나, 기업이 후원할 경우 기업이 200만달러(약 28억원)을 낸다면 신속하게 미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캐럴러안 레빗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