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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혐오 표현 판단 기준’ 토론회를 열었다. 장애인·여성·성소수자 등을 겨냥한 혐오 발언이 급증하면서 인권위에는 매년 수백 건의 진정이 접수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법체계에서는 모욕죄·명예훼손죄 등 산발적 규정만 적용 가능해 집단적 차별을 막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함께,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를 들어 신중론을 펴는 반대 의견도 맞서고 있다.
◇유엔 국제 기준 언급..릴게임환수율
.인권위 진정 실제 사례도
첫 발표자로 나선 송현정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적 쟁점을 짚었다. 그는 “혐오 표현 규제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적으로는 유엔 라바트 행동 계획처럼 피해의 심각성·발화자의 의도·맥락 등에 따라 저위험 발언은 교육과 대항 표현, 중위험 발언은 민사·행정적 제재, 고위험 발언만 형사처벌로 증권전문사이트
구분하는 단계적 접근이 제안돼 있다”고 설명했다.
라바트 행동 계획은 2012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마련한 국제 가이드라인이다. 혐오 표현을 무조건 처벌하기보다 △발화자 △대상 △내용 △맥락 △의도 △현실적 위험성 등 6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따져 규제 수위를 정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차별 금지를 조화시키기 위한 국주식투자베스트비법
제 기준으로, 각국의 입법 논의에 중요한 참고 틀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에는 성별·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혐오 표현 진정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홍준식 인권위 성차별시정과장은 “방송사가 영화 방영 과정에서 동성애 장면만 삭제·모자이크 처리해 성적 지향 차별이라는 진정이 들어왔다”며 “지방의회 본회의에서 성적 지향을 학생인권조례 이원컴포텍 주식
차별 항목에서 제외하자는 발언이 문제 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공무원들이 퀴어문화축제를 ‘음란하고 퇴폐적인 행사’로 규정한 성명을 발표해 성소수자 집단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사건, 여성 변호사를 두고 ‘립스틱을 짙게 바르고 구치소로 출근했다’는 성차별적 보도가 제기된 사건 등도 인권위에 접수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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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vs “적극 대응 해야”
표현의 자유 보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됐다. 백은석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 교수는 “국가나 기관이 혐오 표현을 직접 규제하는 데 대해 미국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그는 2011년 스나이더 대 펠프스 사건을 언급하며 “이라크에서 전사한 해병대원의 장례식 인근에서 ‘웨스트보로 침례교회’ 교인들이 ‘넌 지옥에 갈 거야’, ‘미국은 끝장났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지만, 대법원은 ‘표현이 아무리 모욕적이어도 규정을 지킨 시위를 제한할 수는 없다’며 피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미국은 극단적인 혐오 발언까지도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로 보호하고, 특정인을 향한 폭력적 위협일 때만 형사처벌을 허용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나라의 시사점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의 고민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이승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권위의 독자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형사처벌이나 법 제정에 앞서 인권위가 스스로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히 판례 인용에 그치지 말고, 실제 접수되는 진정 사례를 토대로 우리 사회에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혐오 표현의 성격과 피해 양상에 맞게 단계적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교육·인식 개선 중심의 예방 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반복적·악성 사례에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플랫폼 투명성 확보와 피해자 지원, 국제 기준을 반영한 입법 검토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