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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트호른Breithorn은 알프스에서 '첫 4,000m급 등정'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알프스 4,000m급 산 중에서 다른 피크들과 비교해 오르기 수월해, 19세기 초부터 탐험가와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 알프스산맥의 페나인 알프스Pennine Alps에 위치해 있고, 주봉Western Summit은 4,164m로 알프스에서 40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브라이트호른은 웅장한 산들에 둘러싸여 있어 정상에서 바라보는 마터호른Matterhorn, 몬테 로사Monte Rosa의 전망이 좋기로도 발주기관 유명하다.



로시 에 볼란테 비박산장 인근의 바위벽 중턱에서 등반가 두 명이 앉아서 쉬고 있다.


지난해 겨울 프랑스 샤모니에서 스위스 체르마트까지 이어지는 160km의 오뜨루트Haute Route 스키 투어링을 마치 기초생활수급자정부학자금대출 고 여름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체르마트는 한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이라 글레이셔 파라다이스에서 스키 타기를 기대했지만 날씨가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 일정을 함께한 노재윤씨와 상의해 계획했던 브라이트호른 트래버스를 하기로 했다.



로시 에 볼란테 비박산장 내부. 학자금대출 중도상환 12인이 잘 수 있다. 무인산장이라 예약은 할 수 없다.


산장 위로 쏟아지는 별
브라이트호른은 넓은 봉우리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브로드피크'라고 한다.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높은 산 브로드피크Broad Peak (8,051m)와 같은 이름이다. 브라이트호른은 주봉과 동서로 뻗은 소상공인진흥 4개의 4,000m급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 서쪽에서부터 주봉, 중앙봉, 동봉, 장담, 로치아네라로 부른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 두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를 수 있다.



등반 중 알프스를 배경으로 선 노재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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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연봉을 횡단하는 트래버스 등반을 많이 하는데 우리는 그중 하프 트래버스를 계획했다. 로치아네라, 장담, 동봉을 등반하기로 했다. 산행의 출발지는 작은 마터호른이란 뜻의 클레인 마터호른Klein Matterhorn에 위치한 글레이셔 파라다이스까지는 체르마트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고도를 3,800m까지 올릴 수 있다. 겨울에는 스키어들로 붐비는 곳으로 이탈리아 체르비니아까지 넘나들며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브라이트호른을 등반하려면 체르마트에서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노선을 타야 한다.


첫째날은 체르마트를 출발해 글레이셔 파라다이스에서 로시 에 볼란테 비박Rossi e Volante Bivouac산장까지가 목표였다. 비박산장은 이탈리아 알파인 클럽CAI 소유로 1963년 네팔 랑탕 리룽 원정 중 사망한 알피니스트 조르지오 로시Giorgio Rossi, 체사레 볼란테Cesare Volante를 기려 붙인 이름이다. 설원 위로 난 발자국을 따라 방향을 잡았다. 산장까지는 2시간을 예상했다. 브라이트호른 고개Breithornpass에 도착한 뒤, 브라이트호른 남사면을 따라 슈바르츠토르Schwarztor로 진행, 3,831m 지점을 지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는 크레바스가 많은 구간을 통과했다. 슈바르츠토르에 이르기 전까지는 산장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산장 아래 짧고 가파른 사면을 올라 예상한 시간에 도착했다. 빙하가 아직 많이 벌어지지 않은 시기라면, 사텔Sattel(4,022m) 방향으로 오른 뒤 약 3,850m 부근에서 브라이트호른 하단부를 가로질러 간다면 고도를 잃지 않고 빠르게 산장에 도착할 수 있다. 우리는 안전한 슈바르츠토르로 가는 것을 택했다.



산장이 있는 바위벽에서 바라본 풍경. 오른쪽 아래로 등반가들이 설원을 지나고 있다.


산장에는 먼저 도착한 몇몇이 밖에 나와 햇빛을 쪼이고 있었다. 그들은 가벼운 눈인사로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다행히 2층에 침상 두 개가 남아 있어 침낭을 펼쳐 놓고 자리를 잡았다. 산장은 작지만 아늑했다. 멀리 걸어온 길이 아득하게 보였고. 동쪽으로 폴룩스와 캐스터 봉우리 두 개가 보였다. 산장은 몇 년 전 리모델링을 거쳐 깨끗한 편이었다. 물을 끓여 간단하게 차를 마셨다. 물을 각자 4리터씩 가져 왔다. 눈을 녹여 마셔도 되지만 신선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다. 산장까지 접근이 쉬워서 가능한 일이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침낭 속으로 들어가 잠들었다.



로치아네라에서 하강 중. 뒤로 장담과 브라이트호른 동봉이 보인다.


새벽 2시, 잠깐 깨어 환기를 위해 산장 문을 열기 위해 일어났다. 고요한 산장, 목제 벽을 타고 냉기가 흘렀다. 사람들이 잠에서 깨지 않게 문고리를 조심스레 돌리고 한 걸음 밖으로 나서자, 머리 위로 별들이 쏟아졌다. 하늘의 강, 은하수가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수천, 수만 개의 별이 고요히 떠 있었다. 그 빛에 시선이 붙잡혀 꼼짝할 수 없었다. 스페인에서 온 커플 등산가 두 명이 주섬 주섬 일어나더니 산행 채비를 했다. 브라이트호른 트래버스와 캐스터봉까지 등반하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그들이 떠나고 우리는 눈을 더 붙인 뒤 새벽 4시 넘어 출발했다.



마터호른이 보이는 체르마트 조형물 앞. 구름 속에 마터호른이 숨었다.


갈증이 부르는 길, 설원으로
로치아네라(4,075m)와 장담Gendarm(4,106m) 봉우리 비박 산장 위로 가파른 사면을 올라 약 1시간 만에 로치아네라 정상에 도달했다. 검은 바위라는 뜻의 로치아네라는 브라이트호른산군 동쪽 끝에 있으며 횡단을 시작하는 곳이다. 다시 방향을 바꿔 서쪽으로 이어지는 설릉을 따라 가다보면 암릉이 나온다. 두 번째 4,000m급 봉우리인 장담이다.



동봉에서 바라본 브라이트호른 주봉. 앞에 솟은 봉우리가 주봉이다.


우리 앞으로 두 명의 등반가가 있었는데 후등자가 확보물 회수에 애를 먹고 있었다. 아마 선등자가 설치한 프렌드나 너트가 잘 안 빠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이 지나간 뒤 올라가 보니 꽤 오래된 프렌드가 고정으로 박혀 있었다. 앞서가던 팀의 후등자는 선등자가 설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랑이를 벌였던 것이리라. 암릉 정상에서, 설릉을 따라가다 북쪽 사면으로 내려갔다. 첫 구간에서 20m 자일 하강 (정상 바로 아래 확보지점)을 하면, 약 25m 아래에 다음 래펠 확보 지점이 보인다. 이곳에서 25m 래펠을 하면 설릉 위로 떨어진다. 설릉은 브라이트호른 동봉Eastern Breithorn(4,139m)까지 이어진다.
브라이트호른 동봉 북쪽 사면으로 오른 후 약간의 믹스 지형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 동봉은 웨스턴 트윈Western Twi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간에 작은 암벽 두 개를 넘어야 하며 각각 두 개의 볼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가다가 확보 지점과 암각에 묶인 슬링이 나와 자일 하강을 두 번 했다. 남향의 바위 램프로 진입한 후에는 지그재그로 클라이밍 다운을 해서 오른쪽의 바위 턱들을 통과하고, 램프 정상 부근의 2개 확보 지점(바위에 묶인 슬링)에서 20m씩 자일 하강을 한 뒤 설릉 위로 내려섰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더 간다면 중앙봉과 주봉까지 트래버스할 수 있지만, 우리팀은 하프 트래버스를 계획해서 이곳이 종점인 셈이다. 브라이트호른 패스까지 이어지는 발자국을 따라 클레인 마터호른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오후의 강렬한 햇빛이 설원의 눈 표면을 녹여 걸음마다 발이 푹푹 빠졌다. 구름이 잠시 해를 가리는 동안 선선한 바람이 불다가 해가 나면 볼이 따가울 정도의 불볕이 쏟아졌다. 햇빛은 설원을 녹이고 갈증을 불렀다. 우리를 이곳으로 다시 부른 것도 목마름이었고, 그것은 물 한 모금으로는 사라지지 않았다. 매번 돌아오는 끼니처럼 등산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안고 걷는 긴 여행이다. 설원 끝 어딘가에 있을 깊고 맑은 우물을 찾는 일일지도.



info
◎ 코스 정보
브라이트호른 트래버스 순서
브라이트호른 종주는 보통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행한다. 반대로 가면 하강하는 곳들을 등반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난이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 아래는 동쪽으로 서쪽으로 종주하면서 거치는 봉우리 순서다.
①로치아네라Roccia Nera(4,075m) ②장담Gendarm(4,106m) ③동봉Orientale Breithorn(4,141m) ④중앙봉Centrale Breithorn(4,159m) ⑤주봉Occidentale Breithorn(4,164m)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걸쳐 있어 국가별로 피크의 이름이 다를 수 있다.
◎ 케이블카 정보
스위스 체르마트Zermatt 주요 산악 케이블카 및 철도 노선인 로트호른Rothorn,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그리고 마터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 요금은 아래와 같다. 2025년 기준 여름 시즌(주로 5~10월)에 해당하는 요금 기준이며 비수기나 겨울철에는 요금이 다를 수 있다.
로트호른Rothorn 노선:
일반 왕복 요금은 대략 CHF 85이며, 스위스트래블패스 또는 하프 페어 카드 소지 시 약 CHF 42.50로 할인된다. 9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9~16세는 절반 가격이 적용된다.
고르너 그라트Gornergrat 노선:
여름(5~10월) 기준 일반 왕복 요금은 CHF 132, 할인 카드 소지 시 CHF 66이다. 어린이 및 패스 소지자는 특별 혜택이 있을 수 있다. 단체 할인(10인 이상)도 적용 된다.
마터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 노선 :
여름 기준 일반 요금은 CHF 114, 하프 페어나 스위스 트래블 패스를 이용하면 CHF 57까지 가능하다. 어린이 3~9세 어린이는 무료, 9~16세는 50% 할인된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