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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밍키넷: 해외 성인 사이트와 국내 법적 이슈 밍키넷 접속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용종영동 작성일25-09-25 11:34 댓글0건

    본문


    1. 개요



    밍키넷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한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 사이트입니다. 주요 컨텐츠로는 성인 동영상, 성인 만화, 웹툰, 스포츠토토, 토렌트 등이 있으며, 커뮤니티 활동은 제한적입니다. 사이트는 HTTPS 주소로 운영되며, 해외 서버를 통해 제공됩니다.



    2. 접속



    밍키넷은 HTTPS 주소를 사용하여 대한민국 내에서 한때 차단되지 않고 접속이 가능했으나, 2018년 이후 정부의 해외 불법 사이트 차단 정책에 따라 VPN을 사용하지 않으면 접속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PC나 모바일 환경에서 접속을 위해 우회 경로를 사용해야 하며, 해외 서버로 운영되고 있어 국내 규제에 대해 자유롭습니다



    3.합법인가 불법인가


    해외에서는 명백히 합법인 사이트로, 성인 컨텐츠가 허용되는 국가에서는 법적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내에서는 HTTPS 차단 이후 사실상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대한민국은 포르노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밍키넷 역시 준 불법 사이트로 취급됩니다.



    키워드: 밍키넷, 성인 사이트, 성인 동영상, 성인 만화, VPN 우회, HTTPS 차단, 불법 사이트, 해외 서버, 대한민국 법, 포르노, 웹툰, 스포츠토토, 밍키넷 접속, 39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는 생존의 위기 앞에서 과연 다른 세계는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다. 다른 세계는 물론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다른 행성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과 아직 푸른 하늘과 바다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 함께 호흡하는 뭇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함께 상상하고자 한다. <기자말>
    [정소은 기자]
    "모든 인간은 섬이다. 하지만, 분명 어떤 이들은 수면 아래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 윌의 대사 中
    "누구도 홀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대륙의 일부다"- 존 던의 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 회생상담 나> 中
    '인간 = 섬'이라는 은유를 흔히 접한다. 너무 익숙해서인지 우리가 섬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에 자주 빠진다.
    섬은 한마디로 '물'에 둘러싸인 '뭍'이다. 국제 기준에 의하면 자연으로 형성된 육지이되, 사방이 물에 둘러싸인, 만조 시 수면 위에 있는 땅.
    육지에 사는 이들에게 섬은 한국장학재단 전환대출 먼 존재다. 일단 물리적으로 그렇다. 대도시의 지하철처럼 원하는 일정의 출발 도착을 기대하기 어렵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여유가, 육지 사람에겐 그만큼 더 요구된다.
    백령도 취재 일정에 맞춰 예매해 둔 배편이 안개로 취소되어 출발이 하루 미뤄졌다. 다음날 인천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4시간 30분 만에 백령도에 도 남자은 착했다.
    어민들의 우스갯소리 중에 "백령도에서 인천항까지 여객선으로 4시간 걸리지만, 백령도에서 북한까지는 통통배로 30분이면 간다"는 말이 있다. 인천과 백령도의 거리가 230km, 백령도와 북한의 거리가 15km임을 감안할 때, 근거 있는 얘기다. NLL이 코앞인 백령도에 도착하고 보니, 웃음 뒤에 다소 서늘함이 남는 농담이었다.
    지연이자 계산 NLL(Northern Limit Line)은 다른 말로 북방한계선.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그어진, 남과 북의 경계선이다. 서해 5개 도서와 북한 황해도 지역의 개략적 중간선을 기준으로 구불구불 그어진 선은 서해로 갈수록 북상한다. 그만큼 백령도는 북한과 가깝다.
    멀리 응시하면 시야에 들어오는 북녘땅, 종종 출몰하는 씨티캐피탈지점 중국 어선, 해병대가 주둔해있어 곳곳에 보이는 옹벽과 철책 등.... 낯선 풍경에 이방인은 긴장할지 몰라도, 섬의 일상은 아랑곳없이 흐른다.
    백령도를 둘러싼 바다는 서해. 국제사회에선 '황해'로 통한다. 중국과 한반도에 둘러싸인 황해에는 함부로 경계를 넘어선 안 될 듯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와 무관하게 황해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과 뭍을 오가는 생명체가 있다.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해양보호생물, 깃대종. 주어진 타이틀만 몇 가지인, 점박이물범이다.

    오랜 옛날, 백령도에서 점박이물범은 물개, 바다표범 등으로 잘못 불리기도 했다. 물범과 물개는 지느러미(鰭)가 다리(脚) 역할을 하는 '기각류(鰭脚類)'라는 면에선 공통점이 있지만, 형태도 습성도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다.










    ▲  점박이물범. 앞지느러미 발을 활발히 사용하는 물개와 달리, 물범의 앞지느러미 발은 매우 짧아서 육상에서 이동 시 배로 기어가듯 움직인다.


    ⓒ 인천녹색연합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기 위해 2019년 백령도에 터를 잡은 시민단체가 있다. (인천녹색연합 특별기구)황해물범시민사업단. 백령도에서 박정운 단장이 활동하는 1인 단체다. '황해'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점박이물범의 서식 반경을 고려해 지은 이름이다.










    ▲  황해물범시민사업단 박정운 단장. 백령도 옹진군에 자리잡은 황해물범시민사업단 사무실에서.


    ⓒ 정소은




    얄미운 물범에서 안쓰러운 물범으로

    전 세계 점박이물범 중 약 20% 정도가 백령도에 서식한다. 이들은 주로 중국 보하이(渤海) 랴오둥만(遼東灣)의 인적이 드문 단단한 유빙(流氷) 위에서 출산하고, 해빙기에는 털갈이를 마친 어린 새끼와 함께 백령도에 와서 봄-가을을 지낸다. 12월이면 번식을 위해 다시 중국으로 떠난다.
    물범이 백령도에 산 지는 오래되었지만, 보호 필요성이 제기된 건 2004년부터다. 녹색연합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실행한 현장 조사 과정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백령도 물범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백령도를 주기적으로 오가며 지역민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박정운 단장도 당시 녹색연합 소속으로, 2006년부터 점박이물범 조사 연구 활동에 참여해 왔다.
    물범 서식지와 어민들의 어업 활동 구역이 겹치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 물범 '보호' 이야기를 꺼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물을 찢어 그 안의 물고기를 꺼내먹거나, 물질할 때 물속을 휘저어 흙탕물로 만드는 물범은 어민들에게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였다.
    '물범 보호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자'는 말이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웠다. '물범이 백령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걸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한 끝에 떠올린 것이 '생태관광' 개념이었다. 그렇게 해양생태관광 시범사업이 추진되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생태해설사 양성 과정"이었다.
    참여 주민들이 1, 2, 3기까지 배출되면서 자연스레 동력이 생겼다. 심화 과정까지 마친 주민들은 이대로 멈추긴 아쉽다며 공부 모임을 만들었고, 모양새를 갖춘 활동 모임으로 지속하자는 의견이 모여, 2013년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점사모)'이 만들어졌다.
    백령도에 살면서도 물범을 제대로 본 적 없는 사람, 어업에 손해만 끼치는 골칫거리로 여기는 사람, 얄미운 물범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사람... 물범에 대한 백령도 사람들의 인식은 대부분 무관심 혹은 부정적이었다.
    그랬던 이들이 '생태해설사 양성 과정'과 '점사모'에 참여하면서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생태를 공부하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이 쌓이면서 가능해진 변화다.
    2016년에는 인천녹색연합 주최로 <백령도 해양생태계 보호·수산발전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가 열렸다. 지역 관계자, 어촌계, 그리고 점사모 등이 참석한 자리였다. 해양 보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던 중, 어민 한 명이 물범에 관해 건의했다. "물범들이 주로 머무는 하늬바다 물범바위를 보면, 늘 비좁아서 자리다툼이 심하더라, 자리를 넓혀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백령도를 찾아오는 물범 중 절반 이상이 하늬바다의 '물범바위'를 이용한다. 폐호흡을 하는 포유류이기에, 수시로 뭍에 나와 털을 말리며 체온을 관리하는 등 휴식이 필요한데, 바위 면적(약 400㎡)은 개체 수에 비해 너무도 비좁았다. 7-10월 간조 때에는 특히 경쟁이 심해, 약하거나 어린 개체들은 밀려나기 일쑤였다.
    해당 의견을 낸 어민은 점사모 회원이었다. 물범 서식지와 어업구역이 겹치는 일종의 경쟁 관계이지만, 그만큼 물범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것도 어민들이다. 바다에서 늘 봐왔고, 점사모에서 공부하며 활동한 것이 더해져 안쓰러운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날 점사모 회원들은 "자연석을 쌓고, 그 아래에 인공어초를 조성해 물고기들이 서식하게 함으로써 물범으로 인한 어망 훼손도 줄여보자"는 아이디어를 함께 제안했다. 어민의 제안이 받아들여졌고, 하늬바다 물범바위 인근에 '인공쉼터 조성' 공사에 착수, 2018년 11월 완공되었다. 어촌계 주민, 행정, 환경단체 모두 함께 물범과 지역민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 이뤄낸 첫 번째 성과였다.










    ▲  백령도에서 점박이물범이 주로 이용하는 바위는 두무진 물범바위, 하늬바다 물범바위, 연봉바위 등 3곳이었다. 여기에 2018년 11월 완공된 하늬바다 인공쉼터가 추가된 것이다. 크기는 하늬바다 물범바위와 유사한 350㎡(20m×17.5m)다.


    ⓒ 인천녹색연합




    이게 지역의 힘이구나

    인공쉼터가 착공될 때 점사모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막상 완공되고 나니 기대감은 압박감으로 바뀌었다. 이듬해 중국에서 돌아온 물범들이 낯선 인공쉼터를 보면 "어, 이건 뭐지?" 싶을 텐데, 과연 주민들의 바람대로 그곳을 잘 이용해 줄까? 국가 예산으로 만든 구조물인 만큼, 책임과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야생동물의 행동을 인간이 정확히 예측할 순 없기에, 할 수 있는 건 '관찰' 뿐이었다. 하지만, 생업이 바쁜 주민들이 물범 관찰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누군가 하늬바다를 계속 지켜보면서 모니터링해 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점사모 회원 중 한 명이 '끝섬 전망대'에 자신의 지인이 근무하고 있다는 걸 문득 떠올렸다. 하늬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였다.
    "점사모 회원들과 함께 찾아가서 그분께 인공쉼터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해 드렸어요. 마침, 회원 중 한 분과 아는 사이셔서 어렵지 않게 섭외할 수 있었죠. 그날 이후 그분이 인공쉼터 상황을 모니터링해 주셨고, 점사모 카톡방에 수시로 공유해 주셨어요. 그때 '이게 지역의 힘이구나' 하는 걸 느꼈죠."
    그렇게 박정운 단장은 지역공동체의 가능성을 실감했다. 그 일을 계기로 점사모 회원들도 물범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주는 어렵지만 주 1회씩이라도 해보자'며 조를 나누어 일정을 짜서 움직였고, 점차 횟수를 늘려갔다.
    단지 '지켜보는' 정도로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 박 단장은 회원들에게 모니터링 방법을 알려주며 함께 기록을 쌓아갔다. 날짜, 장소, 관찰자, 물때 등... 세부 항목별로 기록하는 방법을 익혔다. '관찰 장비가 있으면 훨씬 정확한 기록을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서 지원사업으로 비용을 마련해 망원경도 장만했다.
    점사모 회원들의 연령대는 60-70대가 대부분이기에 장비를 다루는 것에 서툴 수밖에 없다. '나이가 있다 보니 뭘 배워도 금방 잊어버리지만 이젠 제법 익숙해진 편'이라며, 점사모 회장을 맡고 있는 문영희씨는 말한다.

    "망원경 조작하는 법이랑, 삼각대에 고정하는 법도 다 같이 배웠어요. 삼각대에 장비를 올려놓으면서 우리끼리 "딸깍 소리가 꼭 나야 해, 단장님이 딸깍 소리가 나야 제대로 고정된 거라고 그랬어!" 하면서 서로 가르쳐주고, 장비도 엄청 조심스럽게 다뤄요.(웃음) 이제는 우리끼리 조별로 나가서 모니터링도 알아서 잘하고 있어요."










    ▲  (좌)모니터링 중인 점사모 회원들, (가운데)점사모에서 상세하게 작성한 모니터링 기록지 (우)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간의 기록을 모아 엮어낸 '주민 모니터링 종합보고서'


    ⓒ 인천녹색연합




    백령도 주민들은 점사모 활동을 통해 우리 지역의 데이터베이스를 스스로 생산, 구축, 활용하는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박 단장은 그러한 '지역 자산' 구축의 중요성을 오래전부터 절감해 왔다.

    "전문가들이 지역에 들어와 조사를 하고 나가면, 자료는 그들의 보고서에만 남고 정작 지역 안으로는 공유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백령도에 굉장히 많은 전문가들이 다녀가지만, 지역 내에 어떤 '거점'이 없으면 그 많은 정보는 계속 밖으로만 흘러 나가고 안으로는 쌓이지 못하는 구조가 되죠. 그래서 우리(주민)에게 자료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해요."
    점사모 회원들이 일일 모니터링을 이어가던 어느 날, 드디어 기다리던 장면을 포착했다. 인공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물범들의 모습이었다. 완공된 다음 해 여름, 2019년 8월이었다.
    물범들이 특정 바위를 이용하는 것에는 물때와 직결된 패턴이 있었다. 그동안 "인공쉼터가 생겼는데도 물범들이 전혀 이용하지 않더라"며 인공쉼터의 쓸모를 의심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물때가 어긋났기에 마주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범들이 인공쉼터를 즐겨 찾는 물때는, 근처 바다에 물이 많이 차 있는 물때예요. 그런 날엔 조업하는 사람도 관광객도 별로 없기 때문에, 해변과 어느 정도 거리 확보가 되거든요. 그럴 때 물범들이 인공쉼터를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거죠."










    ▲  하늬바다 물범바위 인근에 조성된 ‘인공쉼터’에서 물범들이 휴식 중이다.


    ⓒ 인천녹색연합




    박정운 단장과 점사모 회원들은 물범바위와 인공쉼터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물범바위에는 제법 나이든 물범이 주로 보이는 반면, 인공쉼터에는 어린 물범 위주로 관찰됐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물범바위는 중장년 어르신들이, 인공쉼터는 청소년 그룹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어리고 약한 개체가 기존 바위에서 밀려난 거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야생 물범이 보통 30-35년 정도 살아요. 그들이 태어나 처음 겪은 5년 사이의 기억을 떠올려볼 때, 사람들과 긴장 관계에 놓인 시기를 살아온 물범들은 인공쉼터가 낯설고 두려울 수 있어요. 반면, 작년이나 올해 태어난 어린 물범들은 사람들과의 갈등을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었죠. 그저 해맑을 수 있는 거예요. "어, 여기에 바위가 있네? 저쪽엔 경쟁이 치열해서 못 가니까 여기서 쉬어야겠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어린 물범들이 인공쉼터로 많이 올라가는 것 아닐까 싶어요."
    세대에 따라 서식지를 감각하는 차이는 물범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백령도에서 전쟁과 분단을 겪은 세대의 경우, 6·25 때 들었던 포 사격 소리, 해안가에 만리장성처럼 들어선 옹벽, 해변에서 지뢰 사고로 발목을 잃은 사람들....이런 기억들이 그들의 몸에 각인되어 있다. 70년대 백령도에 옹벽이 들어서면서 일부 어촌계는 해체되었고, 설렘을 안고 조업을 나서던 어부는 일할 바다를 잃었다. 수많은 이들이 어부에서 농부로 정체성을 바꿔야 했다. 해당화가 잔뜩 피어있던 바다 풍경은 옹벽과 용치(龍齒)로 대체되었다.
    백령도의 청소년 세대가 만난 점박이물범
    점박이물범은 서식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회유성 동물'이다. 피난 간 지 몇 년이 흘러도 기어이 고향을 찾아 돌아왔던 백령도 사람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의 백령도는 또 다른 세계다. 전쟁, 분단, 어업 활동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청소년 세대는 백령도를, 점박이물범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을까.
    백령도에는 초등학교가 2곳, 중고등학교가 각 1곳씩 있다. 그중 백령중학교에서 2016년에 "점박이물범 생태학교"가 열렸다. 그해 여름, 생태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은 점박이물범과의 짧고 특별한 만남을 경험했다.
    2011년 제주 중문 해수욕장에서 탈진 상태로 구조된 어린 점박이물범 '복돌이'가 5년간의 회복 및 적응 훈련을 거친 후 백령도 바다에 방류되던 날이었다. 복돌이를 태운 선박에는 해수부, 연구자, 현장 관계자, 기자, 그리고 생태학교에 참가 중인 학생 십여 명이 있었다. 학생 두 명에겐 복돌이의 케이지 문을 열어주는 역할이 맡겨졌다. 문이 열리자, 복돌이는 망설임 없이 하늬바다로 풍덩 뛰어든 후, 이내 사라졌다. 짧은 시간이었다.
    다음 해, 박정운 단장에게 한 통의 연락이 왔다. 복돌이를 방류하던 날 함께 했던 중학생들이 진학한 백령고등학교였다. "교내에 점박이물범 탐구동아리를 만들고 싶다"며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백령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점박이물범 탐구동아리'를 만들었고, 복돌이가 방류된 8월 25일을 '점박이물범의 날'로 정했다. 이후 매년 8월마다 교내 캠페인과 함께 해양쓰레기 수집·탐구 활동을 진행 중이다.

    동아리가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인 <여름 생태학교>는 올해로 제10회를 맞았다. 점박이물범, 철새, 갯벌 생물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강의, 야외 탐사, 그리고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마련한 다양한 체험 행사들로 구성되었다.










    ▲  제10회 <여름생태학교>는 점박이물범 탐구동아리, 인천녹색연합,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늘 공간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백령청소년문화의집'이 주관, 인천광역시와 점사모가 후원했다. 행사 동안 동아리 학생들에게는 파트별 모둠 교사가 배정되었다. 해양 동물 전공 대학/대학원생, 그리고 후원기관인 인천광역시 해양환경과 담당 직원까지 모둠 교사로 참여, 행사가 열리는 3일 내내 학생들과 함께하며 현장 진행을 도왔다. 행사장은 가족과 친구 단위로 방문한 백령도 주민들로 가득한 축제 분위기였다. (좌측 : 야외탐사 시간에 학생들이 물범바위를 관찰 중이다. / 가운데 : 강사와 함께 갯벌 생물을 관찰 중인 학생들 / 우측 : 물범의 생태를 알기 쉽게 보드게임으로 만들어 시연 중이다)


    ⓒ 정소은




    대다수의 백령도 청소년은 고교 졸업 후 진학 및 취업을 위해 육지로 떠난다. 동아리 초창기에 활동했던 중학생은 어느새 육지에서 대학생이 되었다. 그중 몇 명은 해양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 박 단장은 가끔 상상해 본다. 겨울철 중국으로 떠났던 물범들이 봄에 백령도로 돌아오듯, 도시로 떠나 해양 관련 분야에서 활약하던 청년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물범 인공쉼터를 만들자고 건의한 어민, 학교에 물범 동아리를 만들고 싶다는 청소년, 생태해설사 활동으로 시작했다가 공부 모임까지 만든 마을 어르신.... 모두 뜻밖의 순간에 변화를 보여준 이들이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박 단장이 하늬바다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던 어느 날의 일이다. 어르신 한 분이 다가와 '혹시 뭘 하는 건지 물어봐도 되겠냐'며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박 단장은 점박이물범을 관찰 중이라며, 망원경으로 들여다보시길 권했다. 그분은 백령도에 살면서도 물범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도시에 사는 손주가 "할아버지, 물범 본 적 있어요?"하고 묻는데, 잘 몰라서 대답해 줄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박 단장은 망원경을 통해 물범의 모습을 보여드리며, 손주에게 들려주면 재미있어할 만한 정보도 알려드렸다.
    "그분의 순박하신 표정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요. 그 일화를 떠올리면서, '아, 내가 이곳에서 정해진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존재들은 정말 곳곳에 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관계라는 것, 미래세대가 중요하다는 것. 그런 생각이 들었죠."
    용치(龍齒) 사이를 누비는 생명들, 긴장감 속 평온함

    하늬바다에 물이 들고 남에 따라, 용은 이빨을 드러냈다가 감추기를 되풀이한다. 용치(龍齒/Dragon's Teeth). 용의 이빨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1970-1980년 사이, 북한 선박의 접근을 막기 위해 국방부가 해변에 박아놓은 철 구조물이다. 백령도 북쪽 해안가에는 약 3m에 달하는 쇠말뚝이 수백 개씩 박혀있다.










    ▲  서해5도 해변에만 3,000여 개의 용치가 있다. 대부분 녹슬고 쓰러지거나 파손되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일부 주민이 어업 활동 지장 및 미관상 이유로 철거를 요청한 바 있으나, 당분간은 철거 계획이 없다고 한다. 향후 국가 안보 정책에 따라 철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은 하늬해변의 용치)


    ⓒ 정소은




    간조가 되면, 갯벌과 용치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닥에 비스듬히 박혀있는 용치들을 멀리서 보면, 마치 수백 대의 대포가 같은 방향을 겨누고 있는 것만 같다. 바닷물, 세월, 바람을 맞아 녹이 슬어버린 용치에, 적을 위협할 기운은 더 이상 남아있어 보이지 않았다. 다가가 들여다보니 따개비가 빼곡히 붙어있다. 그런 용치 사이를, 어민들이 분주히 누비며 조개를 캐고 있다.

    인공쉼터 근처를 둥둥 떠다니는 물범들의 느린 몸짓, 용치 사이를 누비는 어민들의 부지런한 몸짓. 그들의 생명 활동이 백령도 바다의 긴장감을 완화해 주고 있었다. 과거가 어떻든, 미래가 어찌 되든, 현재는 그저 이렇게 흘러갈 뿐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바다에 이렇게 서 있다 보면, 우리가 물범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언제부턴가 물범들이 우리를 관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사람은 뭘까? 이런 느낌으로.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를 관찰한다는 것을 넘어서서, 그저 이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느낌, 경계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순간이 오거든요. 저들도 나를 보고 있고, 나도 저들을 보고 있는. 서로 궁금해하는 그런 묘한 느낌."










    ▲  물이 빠져나간 하늬바다에서 용치 사이를 누비며 조개를 채취 중인 어민들. 양동이에는 갯벌에서 캐낸 바지락과 실조개가 가득하다.


    ⓒ 정소은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이인삼각

    박정운 단장이 백령도에 터를 잡고 산 지 7년이 되어간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물범 보호 활동을 위해 육지와 백령도를 오가는 건 쉽지 않았다. 2004년부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며 십수 년 이어온 활동이지만, 단체 측에선 지속하기 어려워졌고, 큰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시기가 닥쳤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물범 이야기에 눈을 빛내기 시작한 주민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온 사람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홀로 백령도에 남았다. 대단한 사명감이나, 누군가의 권유 때문도 아니었다. 지역 학생들과 주민들을 오랜 세월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약속' 같은 거였다.
    백령도에 살기 시작하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이전 같으면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해도 쉽게 안 풀리던 일들이, 비로소 풀리기 시작했다. '현장'에 사는 것의 힘을 실감했다. 동료들과 함께 오랜 세월 뿌려놨던 것들이 성과로 확 나타나는 것만 같았다. 이곳에 터를 잡기 전에는 쉽지 않았다. 특히 환경단체 활동가를 잘 만나주지 않던 어민들을 만나러 가야 할 땐 늘 어려웠다. 그때마다 점사모 회원들이 동행해 주었다. 불편하고 어색한 자리에서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든든히 곁을 지켜준 덕분에, 힘든 고비들을 잘 넘겨왔다.
    "주민분들이 이런 얘길 하신 적이 있어요. 단장님이 백령도에 들어와서 뭔가 하는 것 같긴 한데, 같이 뭘 하자는 말도 없고, 우리한테 뭘 하라고 하지도 않고,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면 같이 밥 먹고, 물범 이야기 나누고....그런 것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정신 차려보니, 우리가 물범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더라. (웃음)"

    섬사람, 육지 사람, 그리고 점박이물범, 이들에겐 서로를 관찰할 시간이 필요했고, 변화를 겪으며 성장 중이다. 어부는 어부로, 농부는 농부로, 사람은 사람으로, 청년은 청년으로, 그리고 물범은 물범으로, 서로의 정체성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서로를 조심히 지켜보며 상대에 관한 지식을 넓혀가는 것. '공존'이라는 이인삼각에서 넘어지지 않고 완주하려면 그 정도면 족하지 않을까. 그러다 어느샌가 내 곁에 야생동물이 다가와 앉아있다면, 그 마법 같은 순간을 그저 숨죽인 채 조용히 느끼고 지나가면 되는 것이다.










    ▲  (좌)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시민사업단에서 실시한 '점박이물범 여름 정기조사(2025년 8월)'에서 포착된 어린 개체 무리가 물범바위에서 쉬고 있다. (우)점박이물범 어린 개체


    ⓒ 인천녹색연합




    [참고문헌]
    김준. (2023). 「섬의 권리, 지속가능한 섬을 위한 길」. 『작은 것이 아름답다』, 279, 109.(인용)
    (사)녹색사회연구소. (2011). 『백령도 사람들의 점박이물범 이야기』, 서울: (사)녹색연합부설녹색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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