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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미국 원정에 동행한 한덕현 중앙대 의대 교수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 정신의학 전문의 한덕현(55) 중앙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숨은 주역’이다. 사격, 펜싱(사브르), 배드민턴, 수영, 유도 등 그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멘털을 집중 관리한 종목에서는 근로자전세자금대출자격 모두 금메달 6개, 은메달 8개, 동메달 3개가 나왔다.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3개씩 획득한 사격은 역대 올림픽 한국의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사격은 당초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가 목표였다. 펜싱에서는 에페와 플뢰레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그가 심리 상담을 한 사브르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가 나온 것도 눈에 띈다.
토목공사원가계산 22일 중앙대학병원에서 만난 그에게 ‘파리에서 도대체 몇 개의 메달을 딴 거냐’라고 인사를 건네자 “그건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하여튼 많이 도움을 주었다”고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교수는 “올림픽을 석 달 앞두고 일주일에 1~2번씩 진천선수촌으로 내려갔다”며 “선수들이 그렇게 확 다가올 줄 몰랐다”면서 선수들의 자발적인 호 개인회생변제금연체 응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는 “선수와 신뢰 관계를 쌓고 멘털 코칭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 과정 등 통상적으로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전부터 심리 상담을 하던 선수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제대회에서 갑자기 성적이 오르면서 메달 후보로 부각됐다. 그걸 보고 다른 선수들이 ‘뭔가 될 것 같다’면서 확 다가왔다. 운이 좋았다”고 불과 3개 특판예금 월 만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 강정현 기자


‘파리의 기적’을 만든 그는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홍명보호에 승선 울산한국주택공사 했다. 축구협회가 그에게 멘털 코치를 정식 제안한 건 지난 8월. 이번에도 시간에 쫓기는 그는 대표팀이 모일 때마다 합류하기로 했다. 이달 미국과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 미국 원정에도 동행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에 정신의학 전문의가 월드컵 수개월 전부터 코치진으로 팀의 일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캐나다 여자 월드컵 때는 스포츠 심리학 박사인 당시 한체대 윤영길 교수가 동행한 적이 있다.
한 교수는 스포츠 정신의학과 스포츠 심리학의 차이에 대해 “스포츠 정신 의학은 의학을 기초로 삼고 그 위에 심리를 쌓는 것이다. 스포츠 심리학은 심리학을 베이스로 삼고 바이올로지를 올리는 것이다. 어프로치가 조금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대표팀과 처음 만난 건 지난 7월 동아시안컵부터다. 그도, 대표팀도 서로 함께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한 기간이다. 한 교수는 “동아시안컵 때는 선수단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번에는 28명의 선수단 모두와 20~30분씩 면담을 했다. 회복훈련 때 함께 걸으면서, 또 피지컬 트레이닝 때 옆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장에서는 대표팀 코치진과 똑같은 옷을 입는다. 홍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의 일원이 된 것이다.
정말 스포츠 정신의학은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스포츠 정신의학에 매진한 지 20년이 넘는 그는 “스포츠 정신의학의 목표는 슈퍼맨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제1의 목표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들인 노력만큼 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친 듯이 정신력을 끌어올려서 16강 갈 팀을 4강까지 가게 하는 게 아니다”라며 스포츠 정신의학을 ‘마술’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구체적 사례를 묻자 그는 “선수들이 노출되면 안 된다”고 거절했다. 그는 선수들과 구체적인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에게도 말하지 않는 원칙주의자다. 코칭스태프에게 아무 정보도 주지 않는다면 스포츠 정신의학을 팀에 어떻게 활용하라는 것이냐고 되묻자 “이 선수가 다음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은 준다”면서 “선수들의 외과적인 부상에 대해서도 ‘연골이 몇 퍼센트 남았다’는 등 시시콜콜한 내용은 비밀에 부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른 골프 선수를 사례를 들려줬다. 사전에 대상이 된 선수로부터 공개해도 된다는 양해를 구한 사례다. 한 교수는 “꽤 실력이 좋은 골퍼였다. 3라운드까지 톱10에 있다가도 4라운드 막판이 되면 잇달아 더블 보기,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100위권으로 미끄러지곤 했다. 상담하고 1년 지나자 ‘내가 골프를 왜 치는 지 모르겠다. 버는 돈을 다 집에서 가져간다’고 하더라. 그는 훈련비와 용돈 100만원만 받고 있었다. ‘우승해봐야 뭐하나’라는 ‘무의식적 공격성’이 문제였다. 선수를 가족으로부터 독립시키고, 목표와 비전에 대해 오랫동안 상담하면서 성적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해 커다란 내홍을 치렀다. 지난해 2월 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몸싸움을 한 게 외부에 알려졌다. 한 교수는 “나 역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꼰대’ 같은 생각이었다. 젊은 선수들은 ‘밖에서 더 난리’라며 대수롭지 않아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 멘털 코칭의 방향을 묻자 그는 “대전제는 홍 감독이 말씀하시는 ‘원팀’이 되는 것"이라며 "대표팀에는 약 4년을 단위로 3개의 그룹이 있다. 각 그룹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축구를 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각각 손흥민(33)·김민재(28)·이강인(24)으로 대표되는 고참·중진·신예 그룹이다.
그는 “국가대표 선수는 멘털도 강하다. 이 선수들의 멘털을 내가 강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그들의 개성을 잘 살려주는 게 내 역할이다. 그들의 개성과 특징 때문에 그들이 축구를 잘하고 대표선수까지 된 것이다. 그 개성을 죽일 필요가 없다”며“큰 방향은 홍 감독이 얘기해주신 원팀”이라며 ‘개성이 살아있는 원팀’을 거듭 강조했다.
홍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후임으로 선임될 때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면서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한 교수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멘털이 강한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부의 압력에 감독이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가 진짜 못한다는 게 증명되면 그때 나가면 된다’고 쓴소리도 한다”고 말했다.
입찰 프레젠테이션 등 큰일을 앞두고 덜덜 떠는 일반인을 위해서도 조언해 달라고 하자 “과정에 집중하지 않고 결과만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올림픽 때도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도 ‘결과에 있지 말고, 과정에 있으라’는 것이었다. ‘경기를 즐기라’는 홍 감독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월드컵에서도 선수들은 과정을 즐기고, 결과는 팬들이 즐기면 된다”고 답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전임의, 보스턴대 스포츠심리 연구전임의 경력을 지닌 그는 수원 삼성, FC 서울, LG 트윈스 등 여러 프로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부모님이 모두 의사였던 그는 초등학교 때까지 테니스 선수를 뛴 체육인이기도 하다.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테니스 대신 학업을 택했다. 의대에 진학할 때부터 정형외과든 정신의학이든 스포츠와 관련한 의학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며 “미국에서 연수할 때 메이저리그 야구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갔다. 한 방에 책상이 3개 있었다. 피부과, 정형외과와 더불어 정신의학과 의사 선생님의 책상이었다. 스포츠 정신의학에 대해 확신이 들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