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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 조용해야 나라가 사는 거야.”
26일 공개되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9부작)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장사꾼이 편안해야 시장이 흥하고, 백성이 즐거워야 관청이 조용하다”는데, 작품 속에서 펼쳐지는 현실은 이 태평성대의 이상과 정확히 반대된다. 장사꾼은 왈패(나루터의 상인과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세력)의 눈치를 보고, 백성들은 일당을 받아 관청에 상납하는 하루살이 인생을 산다.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지금의 한강 일대인 경강의 마포나루를 배경골드몽릴게임
으로 펼쳐지는 액션 사극이다.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서로 다른 꿈을 품은 이들이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를 감추고 떠돌이 일꾼이 된 장시율(로운), 여인의 몸으로 조선 최고의 장사꾼을 꿈꾸는 최은(신예은), 청렴한 관리가 되고자 하는 정천(박서함)은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려 한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파칭코하는법
‘온 스크린’ 섹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시리즈로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천성일 작가가 드라마 ‘추노’(2010) 이후 15년 만에 집필한 사극이며, 연출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추창민 감독이 맡았다. 두 사람은 무법천지로 변한 조선 마포 나루터의 혼란스러운 공간감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마이스코 주식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의 배우 김동원(왼쪽부터), 최귀화, 추창민 감독, 박서함, 신예은, 로운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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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추 감독은 “천 작가의 글을 보고, 사극에서 많이 다루는 귀족이나 상류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매력을 느꼈다. 왈패를 배경으로 삼은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며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탁류’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로운은 “불릴 이름도 없고, 돌아갈 집도 없는 외로운 늑대 같은 인물을 연기했다”며 열흘에 한 번신성이엔지 주식
씻을까 말까한 비주얼로 멋있음을 내려놨다고 했다.
언론에 먼저 공개한 1~2화에서는 혼란한 시대를 보여주고 주인공을 한 명씩 소개하는 개요 느낌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포 나루터의 질서를 다스리는 왈패 박무덕(박지환)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무덕은 서열에서 밀려나 다른 왈패들에 이리저리 치이면서도 빠르게 잔머리를 굴려 살아가는 인물이다. 생존과 부를 추구하는 그의 등장은 ‘탁류’라는 세계가 지닌 혼탁함과 불안정함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박지환은 눈치로 먹고 사는 무덕 캐릭터로 존재감을 보인다. 사진 디즈니 플러스


무덕은 빠른 눈치로, 탄탄한 근육질 몸에 수상한 한문이 적힌 글을 들고 다니는 시율의 정체를 가장 먼저 의심한다. 게다가 시율이 포도청 관리 정천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힘없는 자신을 살려줄 동아줄로 시율을 붙잡으려 하는 듯 탐색한다.
시율의 비밀은 향후 은과의 만남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은 남성 중심의 상업 세계에 뛰어들어 조선 최고의 상단을 꿈꾸는 당찬 상단주다. 단순한 장사의 영역을 넘어, 부패한 권력 구조 속에서 정의 넘치는 캐릭터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처럼 ‘탁류’는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해 각기 다른 권력과 욕망, 정의가 충돌하는 순간을 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초반이라 인물과 배경 설명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면서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세계관을 충분히 구축한 3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미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각 인물은 독립적인 서사 축을 이루면서도 서로의 길목에서 충돌하거나 교차할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암시했다.



신예은은 패기와 단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기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표현했다. 사진 디즈니 플러스


추 감독은 “젊은 배우들이 열정을 갖고 활기차게 연기하는 걸 제대로 보실 수 있는 작품일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또 “9부 완결로 준비한 작품이지만,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신다면 확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시즌제도 열어뒀다. ‘탁류’는 26일 1~3화를 공개한 뒤, 매주 금요일마다 2개의 에피소드를 10월 17일까지 순차 오픈한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