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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데. 그가 갈 할 대로 못 다신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불지핀 ‘한류 4.0’의 진화가 매섭다. 우리 문화를 수출해 외화를 벌던 때를 지나, 이젠 외국 자본과 인력이 직접 한국 문화를 세계로 유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히트 상품의 주도권을 놓친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뼈 아픈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힌국 제작사·플랫폼의 기획력·자본력으로는 케데헌같은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는 자조도 넘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경제효과



22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3억1420만 회를 기록했다. 3억 뷰를 돌파한 콘텐츠는 케데헌이 우리캐피탈 대출 최초다. 삽입곡 ‘골든’도 미국 빌보드 ‘핫 100’ 통산 5주째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외신들은 ‘K콘텐츠와 K팝의 새 역사’라는 소식을 앞다퉈 타전하고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이 메가폰을 잡았고, 음악 제작에 국내 K팝 기획사 더블랙 레이블 프로듀서와 한국계 미국인 이재(EJAE) 등이 참여한 덕분이다.

즉시대출상품 산업적 관점에서 케데헌은 미국 콘텐츠로도 분류된다. 제작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배급과 투자는 넷플릭스가 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작품 제작비는 약 1억 달러(한화 1390억원). 직접 투자를 포기하고 제작만 한 소니 픽처스의 수익은 약 2000만 달러(한화 278억원), 전액 투자 부담을 지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넷플 청년창업지원센터 릭스가 기대하는 향후 활용 가치는 10억 달러(한화 1조3900억원) 이상이다.


K컬처, 글로벌 자본의 주요 자원化국내서 한류 수출하던 시대 지나고해외 자본·인력이 K팝·콘텐츠 제작
전문가들은 제작·투자 주체에서 ‘한국이 빠진’ 한국형 콘텐츠의 성공을 놓고 ‘한류 4.0’이 햇살론 이자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글로벌 플랫폼을 등에 업고 한국 문화는 유례 없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 업계는 직접적인 수혜에서 소외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본격화한 것이다.

한류는 2000년대 초반 수출 위주의 1단계, 외국인 아이돌 멤버나 현지 회사와의 협업으로 시장을 넓힌 2단계를 지나왔다. 최근 통신연체신용카드 3단계에선 아예 해외에 합작 회사를 만드는 등 제작 시스템을 수출했다. K팝 기획사 하이브가 미국 게펜 레코드와 합작한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 등이 대표적이다. ‘오징어게임’도 넷플릭스가 투자하고 한국 제작사와 감독이 창작한 일종의 합작품이었다.
이후 가속화된 한류 4.0은 투자 자본뿐 아니라 제작 주체까지 현지화한 경우다. 케데헌뿐 아니라 최근 공개된 음악 경연 시리즈 ‘케이팝드’도 K팝을 소재로 북미 시장을 겨냥해 애플티비+가 총괄 제작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식 피자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면 놀라는 것처럼, 이제 한국 문화도 ‘K’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맞닥뜨린 것”이라고 짚었다.


지속가능한 한류 환경 만들려면…창작자 저작권 제도도 보완해야토종 OTT 합병으로 생태계 개선
문제는 빈약한 국내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이 체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다. 이미 기존 제작 환경과 수익 구조가 침체기로 접어들었다는 지표들도 나온다. 음반 집계 사이트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물음반 상위 400위권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4248만 장에 그쳤다. 2023년 5500만 장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하락세다.

김진우 음악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현지 제작·유통이 활성화할수록 K팝 팬덤 수익의 핵심인 음반 판매량은 줄고 있다”며 “국내엔 공연장 기반 시설도 부족하니 해외 공연 시장 등 새 수익원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임희윤 음악 평론가는 “K팝은 이미 해외 작곡가들과 협업하며 창작 수익이 쪼개졌다”며 “우리나라 창작자들이 강점을 가진 안무 저작권을 새로 도입해 저작권 몫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K콘텐츠 업계도 수년째 ‘고사 위기’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와 삼일 PwC경영연구원 등의 자료를 종합한 추정치를 보면, 국내 드라마 방영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2023년 123편, 2024년 105편으로 감소세다. 넷플릭스는 매년 25~28편을 공개한 반면, 티빙·tvN을 보유한 CJ ENM은 28편에서 18편으로, 지상파 방송사들도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대폭 제작을 줄였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국내 콘텐츠 업계 투자 확대와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문화 분야 재정을 늘리고,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도 상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종 플랫폼 티빙·웨이브간 지지부진한 합병도 급선무로 지적된다. 조영신 미디어산업컨설턴트는 “창작자와 넷플릭스의 협상에서 국내 로컬 플랫폼이 전략적 선택지가 돼줘야 한다”며 “1사 독주 체제를 막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