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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부른 지 여러 해가 됐지만, 30주년인 올해는 여러모로 실감이 났다. 국내외 스타 배우와 감독이 개막식 레드카펫부터 열거하기 힘들 만큼 대거 등장했고, 영화제 내내 크고 작은 행사로 관객들과 만났다. 개인적으로 ‘히트’의 마이클 만, ‘프랑켄슈타인’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같은 감독은 관련 행사를 보고 싶었지만, 결국 뉴스로만 접했다. 뜨거운 뉴스의 주인공들도 영화제를 찾았다. 넷플릭스 시청시간 신기록을 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일본에서 실사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쓴 ‘국보’의 이상일은 마침 한국계 감독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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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거란 기대는 없었다. 세계 각국 영화를 한자리에서 이토록 폭식하고 과식할 수 있다는 자체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가장 놀라운 건 관객이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한국에서도 영화제라는 걸 해보자는 창립 멤버들의 의기투합은 첫 회부터 남포동 극장가를 인파로 넘쳐 나게 했다. 그때는 티켓 예매를 위해 ‘광클’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다. 온라인이 아니라 셀트리온 주식
부산은행 창구에서 미리 표를 사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연합뉴스]


세계적 영화인들의 내한보다도 격세지감을 부르는 건, 한국 영화인들이 세계적이 됐다는 점이다. 이번HTS수수료비교
영화제의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 신작 ‘결혼 피로연’의 윤여정 배우, 자신이 고른 영화(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를 관객과 함께 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봉준호 감독 등을 비롯해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출범한 건 아니지만, 초기 역사는 한국영화 르네상스와 겹친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대기업의 투자,주식투자상품
새로운 인재의 발굴과 육성 등이 맞물려 한국영화는 산업적으로 성장했고 비평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거듭 찬사를 받았다. 영화제 역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영화인의 조명과 발굴에 힘을 실었고, 회고전 등으로 역사적 유산을 재조명했다. 아이러니한 건 지금이다. 한국문화 전반을 아울러 ‘K컬처’가 부상하고 있는데, 정작 ‘K’ 시리즈의 선두였던 한국영화는 팬데믹 500만원으로
이후의 침체가 심화한 모양새다. 그래서 더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저는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유산이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인데, 저는 그런 걸 잘 안 하는 편입니다.” 이달 중순 세상을 떠난 로버트 레드포드가 2018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950년대 연기를 시작한 배우이자, 감독이자, 선댄스영화제의 창립자인 그에게 지난 60여년의 유산을 그 자신은 어떻게 보는지 묻자 나온 답이다.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주역들은 때로는 잊혀진 한국영화의 유산에도 관심을 불러내곤 했다. 미래의 주역들은 오히려 한국영화의 화려한 유산에 짓눌리지 않을 각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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