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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이미지를 먹고 산다. 기업 브랜드처럼 도시도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 경쟁력을 갖춘다. 대전시는 캐릭터 '꿈돌이'와 가족 캐릭터 '꿈씨패밀리'를 활용해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관광상품에서 교통·축제·굿즈·온라인까지 전방위로 퍼진 마케팅이 어떻게 성과를 내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 관광·체험 거점으로 자리잡은 캐릭터
지난해 여름 대전역에는 '꿈돌이와 대전여행'이 문을 열며 새로운 관문으로 탈바꿈했다. 단순히 안내소 역할을 넘어서 관광안내, 굿즈 판매, VR투어, 미디어아트 체험까지 제공하며 '체류형 관광'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대전역을 무료인터넷게임
오가는 외지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색다른 공간이 됐다.
코레일과 협업해 선보인 '0시 관광열차'와 '쇼핑관광 열차', 그리고 2025년 과학기술축제와 연계된 '꿈돌이 과학열차'는 캐릭터를 테마로 한 철도 관광의 성공 사례다. 서울·경상·전라 등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며,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특별한 여행 경험으로 각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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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인터시티호텔과 롯데시티호텔 등은 객실 프로모션을 통해 '꿈씨패밀리 룸'을 운영, 침구류·벽지·어메니티에 캐릭터를 접목해 가족 단위 고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지난 6월 출시된 '꿈돌이 라면'도 도시브랜드 전략상품의 정점을 보여줬다. 지역 소재 기업과 협력해 개발된 이 라면은 출시 두 달 만알라딘릴
에 누적 50만 개 이상 팔리며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농협 하나로마트, GS25 등 600여 판매처에 깔리며 "대전에 가야 살 수 있는 한정판 라면"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도 '드림 열기구 나잇', '문보트 자율운항', '선셋 와인다이닝', '달빛따라 걷는 숲마실' 등은 캐릭터를 활용한 테마형 관광상품으로 발전했다. 단순대성산업 주식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캐릭터와 함께하는 체험이 늘어나면서, 대전 관광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택시 표시등에 설치된 꿈돌이. 대전시 제공


◇ 도시 전역을 물들이는 꿈씨패밀리
도시 곳곳에서청개구리주식
캐릭터는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지난해 9월,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앞에는 리뉴얼된 꿈씨패밀리 조형물 10종이 설치됐다. 노후화된 옛 조형물을 대신한 새 조형물은 과학공원을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필수 인증샷 명소로 떠올랐다.
올해 새롭게 개장한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도 야구를 주제로 한 캐릭터 조형물이 들어섰다. 프로야구 관람과 결합한 포토존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신탄진휴게소에는 대전 유일의 고속도로 휴게소 포토존이 마련돼 전국을 오가는 여행객에게 대전을 알리는 창구가 됐다.
교통수단 역시 홍보 무대다. 1000대 택시에 캐릭터 래핑이 입혀지고, 2000대 택시 표시등이 교체됐다. 도시철도 1호선 일부 구간에는 테마 열차가 투입돼 출퇴근길 승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시내버스 200대에는 꿈씨패밀리 영상을 상영하며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했다.
공공시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동하늘공원 풍차, 대전역·서대전역 광장 포토존, 하수처리장 외벽 벽화, 공사장 가설울타리 등 다양한 공간이 캐릭터로 채워졌다. 지하보도와 자전거 '타슈'에도 디자인을 적용하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축제 현장에서는 캐릭터 인형탈과 굿즈 팝업스토어가 빠지지 않는다. 대전빵축제, 대전0시축제, 사이언스페스티벌, 와인엑스포뿐 아니라 서울광장, 보령머드축제, 해외 박람회에서도 꿈씨패밀리가 등장했다. 외부 무대에서 캐릭터는 대전을 알리는 대표 홍보사절로 활약했다.



도시철도 1호선에 꾸며진 꿈돌이 테마 열차. 대전시 제공


◇ 굿즈 열풍과 경제적 성과
굿즈 판매는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이익을 안겼다. 2023년 80건이던 캐릭터 IP 사용은 올해 8월 기준 523건으로 늘었다. 2년 만에 553.8%가 늘은 셈이다. 굿즈 판매액도 지난해-올해 기준 25억 원을 넘어섰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새로운 판로를 얻었고, 시민들은 일상에서 캐릭터가 담긴 상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한화이글스·하나시티즌과의 협업으로 출시된 유니폼, 모자, 응원도구는 경기장에서 즉시 판매되며 팬심을 자극했다. 성심당은 '꿈씨 마들렌'을 내놓았고, 금융권에서는 꿈씨패밀리를 활용한 하나은행 통장을 출시해 어린이·청소년 고객층을 공략했다.
특히 청년자활사업단이 참여한 '꿈돌이 호두과자'는 청년 공공일자리 창출과 캐릭터 상품화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다. 올 여름 출시된 이 호두과자는 '꿈심당'에서 제작·판매되며 새로운 먹거리 굿즈로 주목받았다.
팝업스토어도 성황이었다. 소제동 관사촌에서는 '꿈돌이네 라면가게'를 운영하며 한정판 굿즈와 라면을 판매했다. 교보문고, 롯데시네마, 현대아울렛 등 전국 대형 유통망에도 팝업 부스가 마련돼 캐릭터를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캐릭터 굿즈가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산업적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0시 축제에 설치된 꿈돌이 조형물. 대전시 제공


◇ 온라인 확산과 꿀잼도시로의 변신
온라인에서의 활동도 눈에 띈다. 꿈돌이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 '우주를 지켜라', 애니메이션 숏츠, 효문화 웹툰, 인스타툰, 네이버 웹툰 시리즈가 제작돼 SNS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다. 대전시·관광공사·정보문화산업진흥원·트래블라운지 인스타그램은 물론, 대전 TV 유튜브 채널까지 연계 홍보가 이뤄졌다.
온라인 참여형 이벤트도 활발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챌린지, 캐릭터 밈, 온라인 전시 등이 열려 시민과 관광객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고, 이는 다시 굿즈 구매와 관광객 방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국제 무대 진출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 대만 K-관광로드쇼 등 해외 행사에서 꿈씨패밀리는 대전의 얼굴로 등장해 글로벌 홍보 효과를 거뒀다. 이달에는 대통령상 표창을 수상하며 정책 성과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한때 대전은 '노잼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시달렸다. 그러나 꿈씨패밀리를 앞세운 도시브랜딩 전략은 상황을 바꿔놓았다. 관광객에게는 재미와 추억을, 지역기업에는 새로운 판로를, 시민에게는 자부심을 안겨주며 대전은 '꿀잼도시'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었다. 시민들이 일상 곳곳에서 캐릭터를 만나며 즐거움을 누리고, 외지 관광객은 대전을 다시 찾을 이유를 발견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꿀잼도시로 거듭난 것은 캐릭터 마케팅의 힘"이라며 "앞으로도 성심당, 0시축제, 한화이글스 경기 등 지역 고유 자산과 꿈씨패밀리를 결합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도시브랜드를 키워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