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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같은 느낌이었다. 다닥다닥 붙은 매대와 쌓여 있는 상품들로 빽빽한 느낌을 주는 대형마트와는 달랐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간판을 바꿔 단 경기 화성시 이마트 동탄점 1층에 들어서 그로서리 매장 이마트 입구까지 오가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익숙한 노란색 간판의 이마트 매장에 들어서자 낯익은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동탄점의 스타필드 마켓 탈바꿈을 총괄한 홍경락 이마트 점포리셋팀장은 "공간 활용의 미학을 반영한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마트 동탄점은 18년 만인 올해 7월 말 신규창업자금대출 '스타필드 마켓' 3호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동탄1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2007년 12월 개점해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마트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들어선 동탄2신도시와 함께 경쟁 업체들이 들어서면서 최근 5년 동안 매출이 5, 6%가량 주는 등 힘이 빠지고 있었다. 이마트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 앞서 죽전점(2024년 8월), 킨텍스점(올해 6월 지구 )에서 경험했던 변신 성공 경험을 동탄점에도 이식하기로 결정했다.

"공간 활용의 미학" 반영해



7월 31일 '스타필드 마켓' 3호점으로 새 단장하는 스타필드 마켓 동탄점. 이마트 제공


현대카드점포리셋팀은 바빠졌다. 동탄점 테넌트(입점 매장) 실적 및 상권 분석은 물론, 동탄2신도시에 들어선 경쟁 업체도 꼼꼼히 살폈다. 입점 점주들, 바이어 등과 외부 협의체, 이마트 내 디자인팀 개발팀 마케팅팀 등 내부 협의체를 꾸려 끊임없이 의견을 나눴다.
결과적으로 리뉴얼의 핵심은 '3040'으로 잡았다. 기존 고객 중 3040세대가 학자금대출조건 전국의 이마트 점포 평균(49%)보다 훨씬 높은 61%에 달했기 때문이다.
내부는 혁신적으로 장보기와 휴식, 그리고 문화가 결합된 미래형 마트 모델을 제시하기로 했다. 고심 끝에 나온 공간 혁신의 키워드는 '압축'과 '비움', 그리고 '디테일'이었다.
이마트의 정체성인 그로서리는 1층에 압축적으로 펼쳤다. 기존 동탄점에 lh전세자금대출조건 3개 층에 나눠져 있던 그로서리 부분을 모아뒀고, 쾌적한 쇼핑을 위해 움직이는 길은 넓혔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객들의 쇼핑 순서에 맞춰 신선 식품으로 시작해 수산 축산 가공식품 주류 가전제품 순서로 뒀다. 8월 14일부터 이마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오케이프라이스(5K PRICE)는 섹션별로 배열했다. 오케이프라이스는 노브랜드처럼 가성비가 뛰어난 5,000원 이하 제품이다.

공간 혁신 키워드는 압축·비움· 디테일



7월 31일 스타필드 마켓 3호점으로 리뉴얼한 이마트 동탄점의 2층 모습. 천장 구조물이 다 드러난 구조가 눈에 띈다. 이마트 제공


2층은 사실상 쇼핑몰과 다름없다. 중심에는 스타필드 코엑스점이나 수원점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북 그라운드'를 축소·배치했고 카페 스타벅스와 4개의 소규모 테넌트만 뒀다. 테넌트들은 각각 넓은 공간을 여유 있게 쓰고 있었다. 테넌트를 줄이는 대신 똘똘한 테넌트에 집중한 모양새다.
2층 이동 경로 천장은 구조물이 드러나 있어 '힙'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조명도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면서 피로감이 덜하도록 설치됐다. 곳곳에서 책을 읽고, 노트북을 켜고 업무에 집중하거나 지인과 담소를 나누는 등 보통의 마트에선 접할 수 없는 모습이 보였다.
3층은 2층과 비슷한 구조였다. 중심에 아이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키즈 그라운드'가 있고 그 주변을 다이소와 음식점, 유아 휴게실, 키즈 및 여성 패션 브랜드가 둘러쌌다.
눈에 띄는 건 테넌트 입구 쪽에 적힌 '반려동물 출입 불가'라는 안내였다. 동탄점은 스타필드 마켓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예방 접종을 마친 5㎏ 미만의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덮개가 있는 이동장 등에 넣으면 스타필드 마켓 공용부와 2층 북 그라운드에 함께 들어갈 수 있다. 안내견은 모든 매장에 출입할 수 있다. 다이소, CJ올리브영, 모던하우스 등 동탄점 입점 브랜드 중 70% 이상 매장도 돌아다닐 수 있다.
이마트는 동탄점에서 반려동물 출입 허용 시범 운영 뒤 다른 스타필드 마켓(죽전, 킨텍스, 경산)에서도 모두 적용했다. 쇼핑몰인 스타필드에서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도입할 수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은 상품 구매 이상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이마트의 변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뉴얼 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5% 증가



홍경락 이마트 점포리셋팀장이 스타필드 마켓으로의 리뉴얼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7월 31일부터 8월 28일까지 매출은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2% 증가했고 방문 고객 수는 17% 늘었다. 새 단장한 테넌트 매출은 세 배가량 증가했다.
홍 팀장은 "판매 공간을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남은 공간을 경험·휴식에 집중한 콘텐츠로 채웠다"면서 "결국 공간 혁신의 최종 지향점은 고객이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목소리를 경청해 계속 변화하는 이마트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