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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뉴스1) 김성식 기자
#. 완성된 타이어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줄줄이 출하되자 엑스레이 기계가 타이어 내부를 촬영해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워줬다. 엑스레이 검사실에 있던 작업자는 타이어 내부의 기포 상태와 틀어짐 정도를 화면으로 확인했다.
지난달 26일 찾은 넥센타이어(002350) 창녕공장은 다른 타이어 공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에듀언스 주식
. 8600억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과 물류 로봇 등을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특히 소비자가 느끼는 타이어 품질을 책임지는 검수 작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품질 적합 여부는 작업자 혼자서 판단하지 않는다. 숙련된 기술자의 판단력을 빅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화면에 비친 내부를 보고 적합 여부를 가려낸다오로라 주식
. 적합이면 녹색, 부적합이면 빨간색 등을 켜는 형태다. 지난해 10월 처음 검사 과정에 정식 도입됐다.
기자가 지켜보는 사이 네 번째 타이어가 엑스레이 기계에 들어오자 AI가 미세한 기포를 포착해 가차 없이 빨간색 부적합 신호를 보냈다. 최종 판단은 작업자가 내린다. 김종혁 넥센타이어 CP품질팀 수석은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정보를이화공영 주식
AI가 포착한다"며 "사람과 AI 간 교차 체크가 가능해져 작업 피로도는 크게 낮추면서도 제품 품질은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창녕공장에선 이러한 AI 검사를 마친 타이어가 연간 1100만 본씩 생산된다. 넥센타이어 글로벌 공장 4곳 중 양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현대차·기아·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물론 20wstock
16년부터는 포르쉐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해외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신차용(OE) 타이어로 납품하고 있다.
까다로운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비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자동화 설비에 있다. 완공 당시부터 전 공정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2년 3월 가동을 시작해 13년강시
이 지난 지금도 국내 타이어 공장 중 가장 최신식이다. 2단계 증설을 마친 현재까지 설비 투자에 총 8600억 원이 들었다.



넥센타이어 창녕공장에서 각종 재료를 자동으로 운반하는 데 쓰이는 '레이저유도차'(LGV)의 모습. 바닥에 심어진 레이저를 인식해 재료를 각 공정 기계로 운반한다(창녕공장 홍보영상 갈무리). 2025.09.26..


레이저유도차·전동모노레일로 자동 운반…완제품 분류, 갠트리가 알아서 '척척'
겉에서 본 공장 구조는 단순했다. 총 1㎞ 길이의 공장 1개 동이 전부다. 동선을 단순화하고자 고무 배합부터 타이어 출고까지 전 공정을 일렬로 배치한 결과다. 덕분에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그 흔한 지게차를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지게차 모양의 '레이저유도차량'(LGV)이 타이어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를 타이어 성형 기계 앞으로 날랐다. 바닥에 심어진 레이저를 센서로 인식해 정해진 경로를 이동하는 방식이다.
모든 구성 재료는 성형 기계에서 순차적으로 부착돼 원통형의 모양이 된다. 이를 갓 태어난 새싹과 같다고 해 '그린 타이어'라고 부른다. 말랑말랑한 그린 타이어는 일정한 틀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차량 무게를 이겨내는 강성을 갖게 하는 가류 공정을 거친다. 표면의 미세한 홈(트레드)이 새겨지는 것도 가류 공정에서 이뤄진다. 성형 기계에서 나온 그린 타이어를 가류 기계까지 운반하는 건 '전동 모노레일 시스템'(EMS)의 몫이었다.
모노레일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장 천장에 설치돼 있다. 로봇팔이 그린 타이어를 번쩍 들어 올려 대차에 한 본씩 실으면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한 대차가 자동으로 가류 기계 앞까지 운반해 줬다. 모노레일이 워낙 높다 보니 타이어가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였다. 김 수석은 "그린 타이어는 아직 반제품인 만큼 자칫 사람의 손을 타면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동 모노레일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검사에서 최종 적합 판정을 받은 타이어는 종류별로 분류된 뒤 출고된다. 분류 작업도 사람이 아닌 '갠트리'라고 불리는 기계가 한다. 갠트리는 천장에서 로봇팔을 내려 마치 인형을 뽑듯 타이어를 들어 올린 뒤 같은 종류의 타이어를 16단씩 쌓았다. 타이어에 부착된 바코드에 관련 정보가 모두 들어가 있어 갠트리가 이를 자동으로 읽고 매일 동시에 생산되는 100여가지 규격의 타이어를 분류할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창녕공장에서 쌓은 자동화·AI 역량을 다른 글로벌 공장 3곳에도 순차 적용하고 있다. 2019년 완공돼 지난해 7월 2단계 증설을 마친 글로벌 네 번째 공장인 체코공장이 대표적이다. 레이저유도차, 전동모노레일, 갠트리 등이 모두 적용됐는데, 창녕공장의 노하우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여 빠르게 수율을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넥센타이어는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이 주최한 '2025 한국경영대상'에서 최고경영자(CEO) 분야 생산관리 부문을 수상했다.



넥센타이어 창녕공장에서 성형 공정을 마친 '그린 타이어'가 '전동화 모노레일 시스템'(EMS)에 실려 운반되는 모습. 모노레일 위 대차는 그린 타이어를 가류 공정 기계까지 자동으로 운반한다(창녕공장 홍보영상 갈무리). 2025.09.26.


seongskim@news1.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