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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26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유세 차 중앙대 캠퍼스를 찾았다. 약 14개월 뒤면 이 나라에서 조기 대선이 열려 자신이 21대 대통령에 당선되리라곤 몽상으로도 그려봄 직하지 아니한 어느 날이었다. 모교 후배들 앞에 선 그는 ‘참여하고 행동해야 미래가 열린다’며 다음과 같은 연설을 남겼다.
“여러분, 정치는 내 삶과 무관한 정치꾼 몇몇이 모여서 쑥덕쑥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의 삶 자체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오션파라다이스3
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자는 결국 가장 무능하고 저질인 인간에게 지배당한다.’”
뒤따르는 환호와 셀카 세례 속에 캠퍼스 투어를 마친 그는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차 안에서 유튜브 방송을 켰고, 뒤늦게 덧붙였다. “제가 착각한 거 같은데, 플라톤이 한 말이죠? 내가 아까 아리스토텔레스라고 그랬는데, 이것동양밸류스팩 주식
도 허위사실공표라고 고발당할라.” 이깟 구실로 고발당하는 일이야 없겠으나 대통령의 정정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공연한 트집을 잡아 사법처리 따위를 주장하려는 목적은 추호도 없다는 사족과 함께 말을 얹자면, 인용 자체가 사리에서 벗어난 사례라 하겠다.
대통령이 스스로 바로잡았듯, 플라톤(기원전 427∼347)의 문장은 맞다. 출처는 ‘국가바이넥스 주식
’, 정확한 문구는 다음과 같다.
“훌륭한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를 바라고 통치하려 하지 않는다네…(중략)…그들 스스로 통치하기를 거부할 때 그들이 받는 가장 큰 벌은 자기들보다 못한 자들에 의해서 통치당하는 것일세.”(‘국가’,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69∼70쪽, 347b∼d)
관건은 인용의 맥락이다. 오랫동안 한국전자업종
에서는 수많은 정치인과 명사, 언론인이 플라톤의 글귀를 들먹이며 국민주권이라는 민주공화국의 대원칙을 강조해 왔다. 정치를 우습게 알고 참여를 비웃는 냉소주의자들의 폐부를 찌르고 죽비를 내려치기에 이만한 일갈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문의 주어(훌륭한 사람들)와 일부 구절의 어감 차이(정치를 외면한―통치를 거부한)로부터 낌새챌 수 있듯, 저 경구가 상정하고삼성투자증권
있는 청자는 민주정의 주권자가 아니다. 플라톤은 뼈에 사무친 반민주주의자였다.
양친이 모두 폴리스의 명문가 혈통이었던 플라톤은 정치적 격변기 속에 청춘을 보냈다. 태어나보니 전쟁이 한창이었고, 그의 나이 스물셋 즈음 조국 아테네의 패전을 목도한다. 피폐해진 아테네에는 스파르타 괴뢰 정권이 수립되었으나 ‘30인 참주’의 공포 통치는 내전을 불렀고, 1년도 되지 않아 붕괴했다. 그리하여 민주정이 복원된 아테네에서는 얼마 뒤 민주주의 역사상 최악의 사법 살인 사건인 소크라테스 재판이 벌어진다. 불경과 혹세무민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을 언도받은 스승이 의연히 독약을 들이켜는 모습을 지켜본 플라톤은 아테네를 떠나 방랑길에 오른다.
여기까지가 플라톤과 민주주의 사이 불편한 관계를 소명하기 위한 통상적인 배경 설명이다. 청운에 뜻을 두었던 청년 플라톤은 간악하고 무자비한 현실 정치의 난맥상 앞에서 기함하였고, 특히 시대의 선각자를 모함하여 죽음으로 몰아간 우매한 다수의 통치에 대해 뿌리 깊은 경각심을 품게 되었다. ‘국가’는 그 반감을 집대성한 저작이라 할 만하다. 라틴어 번역이 ‘republica’로 옮겨지면서 ‘국가’라는 제목을 갖게 된 이 작품의 그리스어 원제는 ‘politeia’로 그 뜻은 국가보다 ‘정체’(政體)에 가깝다. 플라톤은 여타 대화편과 마찬가지로 스승의 입을 빌려 그간 절망과 사색으로 벼려온 정체의 이상향을 설파한다.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란 철인왕(哲人王)의 통치를 받는 나라다. 그 요지를 거칠게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이성의 지배를 받아 자신의 욕구를 합리적으로 절제할 줄 아는 개인이 훌륭한 인간이라면, 같은 원리로 이성적인 인간의 지배를 받는 국가야말로 정의로운 공동체다. 이성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자, 즉 통치자 계급과 그렇지 못한 피치자 계급은 구분되며, 계급 간 상호 간섭이나 침범은 국가의 질서를 해치고 공동체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범죄에 해당한다. 통치의 자격을 갖춘 이들이 지배하고, 나머지 다수는 수직적 질서에 예종(隷從) 하는 것, 이것이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적 정체다. 다시 말해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나보다 못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말은 비합리적이고 무지한 군중에 권력을 내주는 비상사태를 예방하고자 플라톤이 동료 귀족·엘리트 집단에 전하는 호소인 것이다.
그리스 아테네 학술원 입구에 위치한 플라톤 조각상. 세바스티앙 베르트랑 촬영. 위키미디어 커먼스(CC BY 2.0.)
그의 이상국가론이 현대 민주시민의 감수성에 가하는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플라톤은 일련의 계급 통치 시스템을 재생산하기 위한 국정 과업으로 우생학적 출산 통제와 교배, 육성 정책을 제안했다. ‘우월한 남녀는 될 수 있는 한 자주 성관계를 갖게 하는 한편 열등한 이들 간 짝짓기는 억제하며, 전자의 자식은 양육하되 후자의 자식은 양육해선 안 된다’(앞의 책, 294쪽, 459e)거나, ‘전장에서 공훈을 세우며 두각을 드러낸 청년에게는 더 잦은 동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460b)는 둥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은 병에 걸려도 치료해선 안 된다’(407d∼e)는 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운 문장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2300년 전 사상을 오늘날의 잣대로 몰아세우는 일이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플라톤의 철인통치론은 ‘전체주의의 기원’이래도 모자람이 없다. 통치는 지배 계급의 특권으로 치부되고, 민주주의란 자격도 능력도 없는 이들이 분에 넘치는 자유를 누리며 방종을 일삼는 혼돈이며,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직 집단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앞세운 채 개인은 철저하게 국가의 부속품으로 부리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서구에서는 플라톤의 정치 사상에 대한 파묘(破墓)가 진행돼 왔다. 가장 저명한 저작은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일 것이다. 20세기 영국의 과학철학자 포퍼는 플라톤을 자유주의의 적으로 규정하며, 고매한 말씨로 포장된 ‘국가’ 속 논변이 엘리트주의, 권위주의, 국가주의로 점철된 독재자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배자는 지배하고 노동자는 노동하고 노예는 노예일 때 국가는 정의롭다’는 플라톤의 국가관이 현대 민주사회의 정의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며(‘열린사회와 그 적들’, 이명현 역, 민음사, 133쪽),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왕이란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아닌 오만한 진리의 소유자(201쪽)이자 인간을 목축하는 철학적 축산왕(206쪽)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철인왕은 곧 플라톤 자신이고 ‘국가’는 플라톤 자신의 왕권에 대한 요구”(211쪽)라는 해석까지 나아가며 ‘국가’를 현실 속 권력 쟁투에서 도태된 자의 억하심정으로 깎아내렸다.
플라톤으로서는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는 지배 계급에 통치의 특권뿐 아니라 엄격한 직업 윤리도 함께 부여했다. 통치자 계급은 최소한의 보수를 받으며 서로 재산과 가족을 공유하는 공산(共産) 제도 속에서 오직 공직에 헌신해야 한다. 절대 권력의 절대적인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그만의 제동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 대목에서 공산주의의 편린을 감지하여 철인왕을 주체사상에 빗대는 시각도 있다. 그런가하면 반대편에서는 ‘철인이여, 일어나라’를 외쳤던 ‘국가’ 속 문장이 민주시민의 권력의지를 깨우는 주문으로 쓰이고 있으니, 플라톤이 살아돌아온다면 어느 쪽을 더 못마땅해할지 사뭇 궁금한 일이다.
박강수의 허언록은?
곡해, 도용, 날조, 과장, 오역 등 비틀린 말의 사정을 추적하는 에세이입니다. ‘잘못 알려진 명언’의 말 못 한 사정을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박강수의 허언록(https://www.hani.co.kr/arti/SERIES/3309?h=s)에서 읽어보세요!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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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26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유세 차 중앙대 캠퍼스를 찾았다. 약 14개월 뒤면 이 나라에서 조기 대선이 열려 자신이 21대 대통령에 당선되리라곤 몽상으로도 그려봄 직하지 아니한 어느 날이었다. 모교 후배들 앞에 선 그는 ‘참여하고 행동해야 미래가 열린다’며 다음과 같은 연설을 남겼다.
“여러분, 정치는 내 삶과 무관한 정치꾼 몇몇이 모여서 쑥덕쑥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의 삶 자체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오션파라다이스3
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자는 결국 가장 무능하고 저질인 인간에게 지배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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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를 바라고 통치하려 하지 않는다네…(중략)…그들 스스로 통치하기를 거부할 때 그들이 받는 가장 큰 벌은 자기들보다 못한 자들에 의해서 통치당하는 것일세.”(‘국가’,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69∼70쪽, 347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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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플라톤과 민주주의 사이 불편한 관계를 소명하기 위한 통상적인 배경 설명이다. 청운에 뜻을 두었던 청년 플라톤은 간악하고 무자비한 현실 정치의 난맥상 앞에서 기함하였고, 특히 시대의 선각자를 모함하여 죽음으로 몰아간 우매한 다수의 통치에 대해 뿌리 깊은 경각심을 품게 되었다. ‘국가’는 그 반감을 집대성한 저작이라 할 만하다. 라틴어 번역이 ‘republica’로 옮겨지면서 ‘국가’라는 제목을 갖게 된 이 작품의 그리스어 원제는 ‘politeia’로 그 뜻은 국가보다 ‘정체’(政體)에 가깝다. 플라톤은 여타 대화편과 마찬가지로 스승의 입을 빌려 그간 절망과 사색으로 벼려온 정체의 이상향을 설파한다.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란 철인왕(哲人王)의 통치를 받는 나라다. 그 요지를 거칠게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이성의 지배를 받아 자신의 욕구를 합리적으로 절제할 줄 아는 개인이 훌륭한 인간이라면, 같은 원리로 이성적인 인간의 지배를 받는 국가야말로 정의로운 공동체다. 이성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자, 즉 통치자 계급과 그렇지 못한 피치자 계급은 구분되며, 계급 간 상호 간섭이나 침범은 국가의 질서를 해치고 공동체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범죄에 해당한다. 통치의 자격을 갖춘 이들이 지배하고, 나머지 다수는 수직적 질서에 예종(隷從) 하는 것, 이것이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적 정체다. 다시 말해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나보다 못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말은 비합리적이고 무지한 군중에 권력을 내주는 비상사태를 예방하고자 플라톤이 동료 귀족·엘리트 집단에 전하는 호소인 것이다.
그리스 아테네 학술원 입구에 위치한 플라톤 조각상. 세바스티앙 베르트랑 촬영. 위키미디어 커먼스(CC BY 2.0.)
그의 이상국가론이 현대 민주시민의 감수성에 가하는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플라톤은 일련의 계급 통치 시스템을 재생산하기 위한 국정 과업으로 우생학적 출산 통제와 교배, 육성 정책을 제안했다. ‘우월한 남녀는 될 수 있는 한 자주 성관계를 갖게 하는 한편 열등한 이들 간 짝짓기는 억제하며, 전자의 자식은 양육하되 후자의 자식은 양육해선 안 된다’(앞의 책, 294쪽, 459e)거나, ‘전장에서 공훈을 세우며 두각을 드러낸 청년에게는 더 잦은 동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460b)는 둥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은 병에 걸려도 치료해선 안 된다’(407d∼e)는 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운 문장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2300년 전 사상을 오늘날의 잣대로 몰아세우는 일이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플라톤의 철인통치론은 ‘전체주의의 기원’이래도 모자람이 없다. 통치는 지배 계급의 특권으로 치부되고, 민주주의란 자격도 능력도 없는 이들이 분에 넘치는 자유를 누리며 방종을 일삼는 혼돈이며,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직 집단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앞세운 채 개인은 철저하게 국가의 부속품으로 부리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서구에서는 플라톤의 정치 사상에 대한 파묘(破墓)가 진행돼 왔다. 가장 저명한 저작은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일 것이다. 20세기 영국의 과학철학자 포퍼는 플라톤을 자유주의의 적으로 규정하며, 고매한 말씨로 포장된 ‘국가’ 속 논변이 엘리트주의, 권위주의, 국가주의로 점철된 독재자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배자는 지배하고 노동자는 노동하고 노예는 노예일 때 국가는 정의롭다’는 플라톤의 국가관이 현대 민주사회의 정의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며(‘열린사회와 그 적들’, 이명현 역, 민음사, 133쪽),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왕이란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아닌 오만한 진리의 소유자(201쪽)이자 인간을 목축하는 철학적 축산왕(206쪽)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철인왕은 곧 플라톤 자신이고 ‘국가’는 플라톤 자신의 왕권에 대한 요구”(211쪽)라는 해석까지 나아가며 ‘국가’를 현실 속 권력 쟁투에서 도태된 자의 억하심정으로 깎아내렸다.
플라톤으로서는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는 지배 계급에 통치의 특권뿐 아니라 엄격한 직업 윤리도 함께 부여했다. 통치자 계급은 최소한의 보수를 받으며 서로 재산과 가족을 공유하는 공산(共産) 제도 속에서 오직 공직에 헌신해야 한다. 절대 권력의 절대적인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그만의 제동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 대목에서 공산주의의 편린을 감지하여 철인왕을 주체사상에 빗대는 시각도 있다. 그런가하면 반대편에서는 ‘철인이여, 일어나라’를 외쳤던 ‘국가’ 속 문장이 민주시민의 권력의지를 깨우는 주문으로 쓰이고 있으니, 플라톤이 살아돌아온다면 어느 쪽을 더 못마땅해할지 사뭇 궁금한 일이다.
박강수의 허언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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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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