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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용종영동 작성일25-10-04 16:1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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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장편소설 『한 명』을 시작으로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흐르는 편지』, 『듣기 시간』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다룬 적지 않은 작품을 써왔지만, 소설가 김숨의 가슴 한 켠에는 늘 어떤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때 그곳에 온전히 닿지 못한 채 쓴 것 아니냐는. 몽우리처럼 깊고 오래.





    보수적인투자자는마음이편하다
    김숨 작가. 이재문 기자



    그때 그곳 소녀들의 이야기를 왜곡하지 않고 충실하고 정확하게 쓰기 위해선 온몸으로 체화가 이루어져야 했다. 그게 쉽지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의 경험이 보편적인 경험이 아닌데다가, 상상을 넘어선 극단의 고통으로 치닫는 경험이기 때문오리지널 바다이야기
    이었다. 이상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연히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언표한 이후 『한 명』이라는 제목까지 나오자 ‘어떤 허락 받은 느낌’이 들어 증언 기록을 찾아 읽으며 쓰기 시작한 그가 아니었던가.

    “중편 「뿌리 이야기」로 이상문학상을 받게 됐는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작품 계획을 묻는 질문에IHQ 주식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은데 허락을 받아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하지만 다른 소설들을 쓰느라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10년 전 어느 해 갑자기 할머니들이 잇따라 돌아가시고 부고가 들려올 즈음 『한 명』이라는 제목이 저에게 왔습니다. 비로소 허락받은 느낌이 들어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증언과 영상 자료들을 찾아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읽고, 보고, 체화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요. 살아남아 저와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의 기억을 통해 위안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안소에 살고 있는 소녀들의 몸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응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시간은 진실의 리트머스이자 진실로 가는 묘약일까. 피해자 할머니를 만난 지 10손오공릴게임예시
    년의 시간이 흐르자, 어느 덧 그때 그곳의 소녀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오키나와 스파이』를 준비하면서 배봉기 할머니가 계셨던 오키나와제도의 도카시키섬 위안소를 체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할머니가 바라봤을 바다와 그 빛깔, 나무들, 할머니의 몸에 닿았을 햇볕과 바람, 땅의 촉감, 나비, 산양, 그 섬 사람들의 얼굴…. 처음 만난 할머니도 그 사이 많은 할머니들을 함께 데리고 와 주셨다. 그는 그래서 「작가의 말」에서 썼다.
    “10년이라는 ‘징한’ 만남을 갖고 나서야, 그분들 이야기를 마침내 소설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10년이라는 ‘붙듦’을 하고 나서야, 체화가 돼 온전한 내 이야기로 들어왔다. 다시, 또,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289쪽)

    말뿐 아니라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고통까지 기억하려는 문학을 끊임없이 시도해온 작가 김숨(51)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억을 섬세하게 그린 장편소설 『간단후쿠』(민음사)를 들고 돌아왔다. ‘간단후쿠’는 일본군 위안소에서 위안부들이 입고 생활한 원피스식 옷을 부르던 말(かんたんふく). 2016년 『한 명』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다룬 여섯 번째 책이다.






    “간단후쿠를 입고, 나는 간단후쿠가 된다. 아니다. 내가 간단후쿠를 입는 것이 아니라 간단후쿠가 나를 입는 것이다. 간단후쿠를 입는 것은 간단후쿠로 되돌아가는 것이니까. 간단후쿠는 나를 입고 자신의 것으로, 자신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는 간단후쿠가 돼 눕고, 일어서고, 먹고, 마냥 서 있고, 걸어다닌다.”(7쪽)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만주 스즈랑 위안소의 널빤지 방 안으로 독자들을 밀어넣는다. 이곳에는 바늘 공장, 실 공장, 군복 만드는 공장, 간호사 양성소, 돈 많이 버는 공장에 가는 줄 알고 온 열 명의 소녀들이 있다. 땅에 편지를 쓰는 ‘나오미’, 서로를 돌보며 의지하는 ‘나나코’와 ‘하나코’ 자매, 고향에 돌아가 할 일을 생각하는 ‘아유미’, 능숙한 일본어로 처세하는 ‘에이코’, 아편에 빠진 ‘사쿠라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미치코’, 죽을 때까지 저항하는 ‘레이코’, 곧 죽어도 ‘스미마센’이라고 말하지 않는 자존심 강한 ‘고토코’….
    이들이 머무는 널빤지 문 앞에는 밤마다 전투를 앞뒀거나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군인들의 줄 열 개가 늘어서고, 돌림노래에 맞춰 각 널빤지 문이 열리고 닫히면서 간단후쿠를 입은 소녀들은 모두 간단후쿠가 된다.
    “군인들을 데리고 자는 동안 내 몸은 간단후쿠 안에서 휘어지고, 뒤집히고, 눌리고, 부서지고, 쪼개진다. 어깨, 젖가슴, 배, 팔, 허리, 엉덩이, 다리가 간단후쿠 안에서 토막 난 물고기처럼 뒤죽박죽이 돼 어지럽게 허우적거린다. 뼈들은 번개가 돼 서로를 때리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간단후쿠 안에는 몸짓이랄 게 없다. 군인들이 가고 날이 밝으면 간단후쿠는 놋대야에 매달려 강을 찾아간다.”(10쪽)
    이야기는 ‘개나리’라는 이름 대신 ‘요코’라고 불리게 된 15세 소녀의 몸과 시선을 따라 천천히 나간다. 임신한 사실을 뒤늦게 스스로 깨닫게 된 요코는 자신의 몸이 만삭이 되어가는 봄, 여름, 가을의 시간을 통과한다. 혼자 자주 상상을 하던 그는 다른 소녀들과 함께 위문 출장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스즈랑에서조차 상상할 수 없던 지옥도를 목격하게 되는데….
    작가 김숨은 왜 일제 강점기 만주 위안소에 붙들린 15세 소녀의 몸을 정면으로 다뤄야 했을까. 왜 침묵으로 봉인된 상처의 근원, 그 트라우마의 중심으로 다시 뛰어 들어야 했을까. 그의 작가적 여로는 도대체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김 작가를 지난 26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만났다.

    소설 속에는 간단후쿠를 비롯해 일종의 콘돔인 ‘삿쿠’, 주식인 귀리죽, 군표, 위생검사, 돌림노래 등 위안부를 둘러싼 생활 도구나 생활 면면이 다채롭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조선삐’, ‘널뛰기 놀이’, ‘다다미’, ‘위문 출장’….






    ─마치 철조망에 간단후쿠를 펼쳐 말린 듯 위안부의 생활과 삶이 가지런하게 그려지는데.

    “이전 작품들보다 정제되고 절제되고 은유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귀리죽의 경우, 모든 위안소가 다 귀리죽을 줬던 건 아니다. 위안소마다 운영 방식과 사정이 달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보리밥을 주던 곳도 있고, 귀리죽을 주던 곳도 있었다. 오십보 백보였겠지만, 더 열악했던 위안소가 있고, 조금 더 나았던 위안소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업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위안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의 강도도 달랐던 것 같다. 소설에서는 소녀들이 먹었던 음식을 귀리죽으로 통일하고 상징화했다. ‘군인 콧물’이라는 표현이 오면서 소설 속에서 꼭 말해야 하는 걸 그나마 말할 수 있었다.”
    ─집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가.
    “소녀들의 몸을 내 몸에, 내 몸을 소녀들의 몸에 이식시키는 것이 힘들었다. 집필 중에 느낀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문장들이 문득문득 와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노트북을 켜고 받아썼다.”
    ─임신한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요코의 존재 방식은 독특하게도 혼자 상상하기인데, 요코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됐는지.
    “초경 전에 끌려간 소녀들이 위안소 안에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이 되고 가해자의 아이를 몸에 갖는 것.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위안소 안에서 낙태가 이루어지기도 했고, 일부는 태어났으며, 질병을 갖고 태어나 죽는 경우도 있었고, 엄마와 함께 귀환선을 타고 돌아오기도 했다. 임신과 출산, 낙태를 겪은 분들의 증언을 읽을 때 더 복잡한 심정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혹시 롤 모델이 있었나) 특정한 롤 모델이 있진 않지만, 북에 살다가 돌아가신 박영심 할머니가 다른 위안부들과 함께 찍은 사진, 할머니께서 임신을 해 부른 배를 내밀고 계신 모습이 제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작품에 나오는 열 명의 소녀 가운데 특별히 좋아하거나 애착이 가는 인물은.
    “소녀 한 명 안에는 여러 소녀들이 조각보의 조각천처럼 서로 잇닿아 존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인물은 하나코인 것 같다. 다정하고 온유하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인물은 ‘스미마센’이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 자존심 높은 고토코. 고토코의 모습에는 일본에서 살다 돌아가신 송신도 할머니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송신도 할머니는 16살이던 1938년 중국 무창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으며, 일제 패망 후 ‘결혼하고 일본으로 가자’는 군인의 말에 속아 일본으로 갔다가 버려졌다. 그는 나중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10년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재판에 졌지만, 송 할머니는 ‘그래도 마음으로는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9년 작고했다).”
    ─요코나 나오미 등 소녀들이 편지를 쓰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이들 소녀들에게 편지는 무엇인가.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 기록을 읽을 때 편지가 왔다. 할머니께서는 위안소까지 가는 과정 중 집에 부칠 짧은 편지를 쓴다. 그 편지가 집에 계신 어머니께 무사히 닿았을까. 집에 편지라도 쓰고 싶은데 글자를 배우지 못해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심정, 그래서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집에 알리지 못하는 심정을 쓰이지 못하는 편지에, 부치지 못하는 편지에 담았다.”
    ─독자로선 요코가 아이도 잘 낳고 무사히 돌아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더라.
    “위안부 피해자를 그린 소설들에서 내가 조심하고 조심한 것은 왜곡이다. 안타깝게도 역사적인(그 역사가 크든, 작든) 피해자를 다룬 소설에서는 바람이 왜곡이 될 수 있다.”
    ─작품 속 문장은 짧고 반복적이며 시적이다. 왜 시적 문장을 써야 했는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쓰게 됐다. 요코는 매일 밤 자신의 몸에서 벌어지는 악몽을 감당해내고 있다. 자신이 전쟁 성폭력 피해자라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매일 밤 산산이 부서져 조각나는 몸, 영혼. 한 평 남짓한 다다미 위에서 재배치되는 몸, 영혼. 그래서 시적인 글쓰기가 저절로 오지 않았을까. 원래 이런 시적 글쓰기를 좋아하기도 했다.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라 적 있는가』, 『듣기 시간』, 『떠도는 땅』 등 저의 경우 형식은 첫 문장과 함께 저절로 온다.”
    처음 가입하고 싶은 동아리는 두 개였다. 합창 동아리와 문학 동아리. 친구와 함께 노래 시험을 치른 합창 동아리는 떨어진 반면, 시 한 편을 써 선배들로부터 합평을 받는 문학 동아리의 경우 쉽게 합격했다. 이때 처음 시를 쓰고 합평을 받았다. 충남여고를 입학한 3월, 여고생 김숨은 교내 문학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는 응모한 합창 동아리에 떨어졌기에 자연스럽게 문학 동아리에 집중했다. 그것은 책을 읽을 기회가 많지 않던 그에게 전혀 새로운 세계였다. 이때부터 그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대전에서 열린 백일장에도 나갔고, 시 부문에 참가해 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 진학 때에는 문예창작학과로 진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다. 대신 학내 문학회에 들어갔다. 시 습작을 이어갈 수 있었다. 습작이 이어질수록 시 역시 길어져 갔다. 시를 길게 쓰면, 소설이 될 수 있을까.
    김숨은 별도로 소설 작법을 배우지 않았다. 독서 역시 짧아 한국 근현대소설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졸업을 앞두고서야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을 정도였다. 소설이란 이런 거구나. 쓰고 싶은 말을 연결해 쓰는 것이라면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대학 4학년 때인 1996년 어느 날, 김숨은 갈급하게 소설을 쓰고 싶었다. 무더웠던 여름날 밤, 자신의 방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오른손으로 모나미 볼펜을 꽉 쥐고 하얀 노트에 쓰고 또 썼다. 시적인 정서와 여백이 많은 단편이었다. 첫 습작은 이듬해 대전일보 신춘문예의 당선작이 됐다.
    1974년 울산에서 조선소 노동자의 딸로 태어난 뒤 대전에서 자란 김숨은 1997년 단편소설 「느림에 대하여」가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이듬해 단편소설 「중세의 시간」이 문학동네 신인상에 차례로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본명은 김수진. 그는 이후 장편소설 『철』,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떠도는 땅』, 『듣기 시간』, 『제비심장』, 『잃어버린 사람』 등을, 소설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등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김현문학패, 요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 수가 적지 않는데.
    “아마 어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오면 구조를 짠다거나 이야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별도 과정 없이 바로 쓰기에 돌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충동이 글을 쓰게 하는 힘인 것 같다. 아마 오랫동안 시를 습작하면서 나름대로 익힌 쓰기 방식이거나 저만의 소설 쓰기 방식이 아닌가 싶다.”
    ─작품 세계를 독자들에게 조금 소개해 준다면.
    “존재했던 곳에서 그 존재가 지워졌거나, 아니면 그곳에서 뿌리 뽑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이식된 삶을 살아갔거나, 아니면 삶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자들에 의해서 또는 역사에 의해 왜곡된 이들에게 연민의 감정이 많이 가는 것 같고, 그 연민의 감정이 일어날 때 쓰게 됐다. 그러니까 지워졌거나 뿌리 뽑혀 이식됐거나 왜곡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고, 또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여러 갈래가 있긴 하지만.(왜 그럴까) 잘 모르겠다. 다만, 저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이 있고, 그 일을 한 적도 있으며, 또 그 일을 좋아한다. 요즘 제가 소설가가 아니라 사회복지사로 살아가고 있다면 삶의 현장이라는 자리에서 만났을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체화하고 소설화해 전공을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웃음).”
    특히 이한열 열사가 피격 당시 신었던 운동화의 복원을 모티브로 한 장편소설 『L의 운동화』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 소설은 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복원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실존하는 피해자들이 있던 첫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왜 『L의 운동화』가 작품 세계에서 주요 변곡점이 되는지.
    “저는 사명감을 갖고 소설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저에게 오는 사람, 제 시선을 붙들고 측은지심을 흐르게 하는 사람에 대해 쓴다. 바라보고, 듣고 쓰며, 그 사람을 복원해내는 과정, 그것이 제게는 소설쓰기가 아닌가 싶다. 『L의 운동화』는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 복원 이야기를 너무 쓰고 싶어 썼는데, 이때 좀 혹독한 경험을 했다. 피해자라는 것이 한 사람만 피해자라고 할 수 없고, 피해자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친구, 그를 좋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광의의 피해자들이다. 실존하는 피해자가 있고, 간접적인 피해자들이 있는 소설을 쓴다는 게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를 『L의 운동화』를 쓰고 펴내면서 경험했다. 작가로서 변곡점이 된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한 명』을 쓸 때 『L의 운동화』를 쓰며 깨달았던 것들이 도움이 됐다. (무엇을 깨달았는가) 소설 안에서 쓰는 한 문장, 한 단어가 또 다른 폭력, 또 다른 피해가 되면 안되기에 조심조심 건너왔다. 『한 명』을 쓸 때에 할머니들이 어렵게 회복해 낸 인권이나 존엄을 생각하게 됐던 것 같다.”
    ─작가의 작품 경향이나 특징,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은.
    “중편 「듣기 시간」에는 두 여자가 등장하는데, 한 여자는 자신이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들려주지 않으려는 침묵하는 여자이고, 또 다른 여자는 여자의 침묵뿐만 아니라 그 침묵 너머에 있는 들려주지 않는 말까지 어떻게 해서든 말하게 해 그것을 글자로 기록하는 여자이다. 소설을 쓰면서 듣기란 무엇인가, 라는 커다란 물음표를 통과해야 했다. 듣기는 겸손과 타인에 대한 존중, 관심, 애정이 필수로 요구되는 행위 같다. 어떤 책에서 읽은 ‘믿음은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우리가 듣기 시작하는 순간 사물들은 스스로 모양을 갖추기 시작할 것’이라는 문장에 동의한다. 소설가들이란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들어야 하는 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쓰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라든가 방법은 무엇인가.
    “저만의 글쓰기 방식으로 계속 쓰자. 뭔가 쓰고 싶은 것이 왔을 때 그것을 붙잡고 품고 감정을 나누고 동고동락하며 쓰자.”
    ─작가로서의 꿈이나 작품으로 비전은.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제가 쓰는 소설이 아무것도 아님을 끝까지 망각하지 말자. (왜 그런가) 그래야 쓰고 싶은 것을 남의 눈치 안보고 쓸 수 있다.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을 깃털이나 지푸라기처럼 한없이 가벼운 무엇인가로 만들어버려야 한다. 그래야 한없는 쓰기의 자유가 주어진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 작가의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없어야 한다.”
    아침 9시쯤 일어나 커피와 식사를 한 뒤, 집중력이 좋은 오전에는 쓰고 있는 소설에 몰입한다. 오후에는 자료를 찾아 읽고, 밤에는 가능하면 조용히 머리를 비운다. 수사들이 쓴 책을 읽으며 영감을 받기도 하고. 밤 12시가 되면 다시 내일을 위해 눈을 감는다. 소설가 김숨의 24시간은 글쓰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마치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 듯.
    가끔 답사를 가기도 할 것이고, 이야기를 쓰기 위해 소외되고 뿌리 뽑힌 이들을 찾아 나서기도 할 것이다. 최근에는 매일 이주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온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할 때, 그는 분주하게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 것이다. 아직도 “반복되는 전쟁과 폭력과 학살. 간단후쿠를 입고 간단후쿠가 된 소녀들은 여전히 곳곳에 있”(290쪽)으니까. 여러 난관이 반달 모양의 도끼가 돼 그의 집필 의지를 수시로 내리치려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필사적으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마음으로 쓰고 또 쓸 것이다. 용감하게. 용기 있게. 지치지 않고. 광기와, 인권 유린이 난무하는 야만의 한복판일 지라도. 그리하여 교신하듯 힘겹게 힘겹게 글을 보내올 것이다. 어떤 편지 같은 글을.
    “나는 강물에 손가락을 댄다. 혹시나 써지지 않던 글자가 써질까 싶어서. 써지지 않던 편지가. 편지가 써지면 뭐라고 쓸까. ‘엄마, 나 만주 실공장에서 아기를 낳을 거 같아요. 누구 아기인지는 묻지 마세요. 실공장에서 번 돈은 집에 갈 때 가지고 갈게요. 답장은 마세요.’ 너무 길다. 꼭 쓰고 싶은 말만 써야 한다면. ‘답장은 마세요.’”(288쪽)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사진=이재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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